고속버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엊그제요. 한참 잠을 자고 편히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비몽사몽간에 처음에는 무슨일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정신이 깨고 난 후 싸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아저씨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는데 고속버스를 상당히 많이 타 봤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이 되더군요. 내용인 즉슨 터미널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자신을 내려주라는 요구를 기사님께 했는데 그 요구가 들어지지 않자 소리를 질러댔던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아내가 **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내려주라는 것이었습니다. 기사님께서 조용히 "죄송합니다. 규정상 내려드릴 수가 없네요.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연발하시는데 보고있는 제가 다 기사님께 죄송스러울 정도로 공손하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러자 그 막말아저씨(?)가 하는 말이 아니 죄송하면 다냐고 내려주면 되지안냐고 합니다. 계속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옆에서 보고계시던 정의의 아주머니께서 결국 이게 당신 차냐고 조용히좀 하라고 합니다. 그랬더니 손가락질을 하면서 막 아주머니를 혼내시더라구요. 왜 남 일에 끼어드냐면서. 참.. 그러자 옆에 계시던 다른 아주머니들이 동료애를 느끼셨는지 함께 막 뭐라하시면서 당신 집에서나 그러라고 왜 괜한 사람들한테 그러냐고 합니다. 잠시 주춤하시는가 했더니 이번에 다시 기사님께 막 세워달라고 사람끼리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여전히 우리 멋진 기사님 공손한 말로 죄송하다고만 하시네요. 보다보다 못해 제가 아저씨 들릴만큼 큰 소리로 그만좀 하시라고 했더니 눈에 쌍불을 키고 저한테 오십니다. 너는 뭐냐고 허허. 여기도 공공장소인데 왜 그런 소란을 피우시냐고 했더니 다짜고짜 저 기사가 차를 안세워준다면서 막 또 화를 내십니다. 기사님은 본인이 하실 일 잘 하고 계신거라고 왜 잘 하고 계신 기사님께 화를 내시냐고 또 운전하고 계시는 분한테 이게 할 일이냐 했더니 이 사람이 지금 응! 응! 하며 화를 못이겨(실은 할 말이 없어보였습니다.) 말을 더듬더니 자기가 터미널에서 내릴 곳까지 다시 되돌아 오게 되면 얼마나 손해냐고 시간과 기름값 배상해 줄거냐고 합니다. 그래서 그럼 그 곳에 세우면 정차하는 동안 손해보는 우리들 시간은 아저씨가 배상해 주실거냐고 아저씨 시간만 소중하고 여기 계신 분들 시간은 소중하지 않냐고 했더니 말을 못하고 어쩔줄 모르시다가 당신이 뭔데 나한테 그러냐고 또 하십니다. 이런 저런 말로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옆에 계신 분이 그 아저씨 앞으로 보내버려서 일단락이 되었네요. 요즘 이런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지 아니 지하철 막말남 사건이 터진 후로 계속 있어왔던 일들이 표면으로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