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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 관해 글 써 봐요. 비루하나마 오유분들이 아셨으면 좋겠어요
게시물ID : sisa_5295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순진한사람
추천 : 24
조회수 : 1059회
댓글수 : 65개
등록시간 : 2014/06/11 14:49:03
밀양 송전탑 밀양 밀양 하다보니 사람들이 '밀양=사는 곳에 송전탑 지어지는 사람들' 로 인식하시는 것 같아요.

송전탑 지어지는 곳은 밀양역에서도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한시간은 더 가야 있는 산골입니다.

저는 대안학교 다니는 고등학생입니다. 생명, 평화 프로젝트로 밀양 송전탑 사태에 대해 조사하고 또 직접 내려가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밀양에 관한 진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저희 학년 애들 모두 인턴 비슷하게 사회적기업 비영리민간단체 같은 곳에서 공부하러 흩어졌구요 

그중에 한 친구는 지금 밀양에 내려가서 할머님들을 돕고 있는데 실시간으로 얘기해주는 거 보면 정말 화가 솟구치고 

답답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오유에라도 글 써봐요...

우선 지방선거 결과 얘기가 자꾸 나오니 그 얘기부터 할게요. 

제가 밀양에 내려가던 때는 작년 9월, 10월쯤이었어요. 송전탑 건설현장 마을(부북면 평밭마을, 위양리 등)주민분들은 대부분 할머니들이세요.

이 분들도 예전에는 한나라당 찍으셨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당신들이 평생 살던 공기좋고 경관좋은, 조상님들부터 대대손손 물려오던 선산에 

송전탑이 들어선다니까 생각이 바뀌셨다고 해요. 이제는 절대로 그 사람들 안 찍는다고. 

할머니들 정말 한 분 한 분이 웬만한 사람들보다 생각이 깊으세요. 저희끼리 할머니들 다 박사같다고 그럴 정도로요.

하지만 이렇게 생각이 바뀐 건 할머니들 뿐이죠. 막상 밀양 영남루(시내)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매주 토요일마다 촛불문화제 하시고 시위를 해도

사람들은 별로 관심가지지 않더라고요. 그냥 남일인거죠. 자기들이 1번 뽑았으니 그런 꼴 난 거 아니냐....는 소리는 정말 보기 싫습니다.

무엇보다 밀양 사태의 중점은 그 포인트가 아니에요. 애초에 밀양 송전탑은 10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송전탑을 짓는 명분이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라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거에요.

이번에 증설하는 신고리 3호기를 UAE(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합니다. 물론 정부가요. 그런데 원전을 수출하려면 이게 제대로 작동된다는 보장이 있어야

아랍에미리트 쪽에서 사겠죠? 그래서 계약서에 2015년 9월까지 원전 준공을 완료하고, 가동해야 된다고 명시되어 있어요.

그래서 주민들이 그렇게 반대를 하는데도 행정대집행이랍시고 공권력 동원해서 농성장 다 때려부수고 있는 거에요. 지금.

건설지도 권력자의 땅은 피해갔어요. 굳이 산 중턱에 송전탑을 짓는 게 이유가 있습니다. 송전탑 경로를 보면 일자로 가야 될 것이

그러면 돈 많은 사람 땅을 지나가니까 ㄷ자로 그 땅을 피해서 주민들 땅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게 됐어요.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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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뉴스 댓글창 보면 더 가관이에요. 전기 필요한 거 아니냐, 밀양에 빨갱이들이 내려가서 선동한다, 보상금 더 받으려고 저러는 거 아니냐,

지역이기주의 쩔어있다, 홍어새끼 극렬좌파새끼 등등..... 볼 때마다 화나서 복장터집니다. 

전기? 수도권에 공급한다고? 아닙니다. 제가 알기론 경로 바뀌어서 경상도쪽으로 송전될 계획입니다(북경남변전소). 작년에 했던 프로젝트라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수도권으로 전기가 간다손 쳐도, 어차피 원전은 한 번 가동하면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여름철 전력수요가 피크를 찍을 때 일어나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에는 도움되지 않습니다. 평상시 잉여전력만 더 늘어나는 꼴입니다.

원전 지을 시간에 전력량 조절하거나 전력 보존하는 기술 도입해서 그거 진행하는게 블랙아웃 막을 거면 훨---씬 도움됩니다. 그냥 원전 팔아먹기 위해 

강행하는 겁니다.

밀양에 종북세력들이 내려가 선동한다는 얘기도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위에서도 썼다시피 할머니들 정말 현명하시고 현재 사태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세요. 대책위원회 분들도 빨갱이새끼가 아니라 밀양 사태가 정말 안타까워서 하던 일도 접으시고 내려와계신 분들이구요.

보상금 더 타낼려고 순진한 할머니들 선동했다는 얘기는 그냥 기가 찹니다. 할머니들은 보상을 바라시는 게 아니에요. 

그저 평안히 농사 지으며 남은 여생을 지내고 싶으시다는 분들이에요. 농성장 가 보면 '보상금은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이대로 살고 싶다'

는 내용의 현수막이 가득합니다. 

한전놈들 정말 쓰레깁니다. 공사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마을 주민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합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그 마을 사람들은 

사실 자기들에게 실질적으로 오는 영향은 없으니까 냅다 보상금 받고 송전탑 찬성합니다. 그리고 공사현장 마을 분들이랑도 자연스레 분란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한전이 마을 사람들도 이간질해 사이좋던 마을분들이 현재는 거의 갈라선 수준이고요. 

인터넷에서 보면 일부 주민들이 결사 반대해서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게 이런 맥락에서 나온 얘기입니다.

지역이기주의 아니냐고 하는 말은 사실을 몰라서 그런겁니다. 100m짜리 초고압 송전탑이 머리 위에 지어지면 당장 누가 좋아겠습니까?

그런 문제를 떠나 대책위에서 제안한 대안들이 있습니다. 왜 강남 보면 송전선들 지중화 되어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지중화를 하면 어떻겠냐는

대안이 있었는데 한전 측에서 돈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주민분들이 조사한 바로는 그렇지 않았고요.

그 외에도 정말 까도 까도 끝이 없고 정말 답답하고.... 글이 두서가 없네요... 

https://storify.com/wjsfree/story-10 

링크 들어가서 보시면 밀양 사태에 대해 잘 아실 수 있을 거에요..

하 진짜 다 말하고 싶은데 글솜씨가 없어서 쓰질 못하겠네 진짜 답답해 죽겠다...

어쨌든 말씀드리고 싶은건

1. 밀양 송전탑 사태는 전적으로 정부의 잘못이다.

2. 탈핵해야 한다. 이 모든 게 원전을 증설하고 거기서부터 비롯된 일이다. (심지어 신고리원전은 부품비리때문에 완공되려면 내년 넘어서나 가능)

3. 주민들의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 빨갱이들이 선동하는 것도 아니다. 주민분들(할머님들)은 보상금은 줘도 안 가질 것이고 그저 예전처럼만 살고 싶다.

다들 알고계셨던 사실이면 죄송합니다. 나중에 제대로 된 자료 다시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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