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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다시 키우고 싶은데 엄두가 안납니다.
게시물ID : animal_906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르느보
추천 : 8
조회수 : 75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6/11 17:24:40
고양이를 너무나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서 눈팅만 하다가 글 한번 올려봅니다.
사실 2013년 12월. 그러니까 작년까지 키우던 고양이가 있는데 이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것도 불치병에 걸려서....먼저 모두 조심하시고 항상 주기적으로 병원을 꼭 데려가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고양이 이름은 시나몬 (제가 지어준 이름인데 색이 시나몬 색이라서 :) )이였고 누구보다 사랑했죠. 고양이 한번 키워보면 아시지만 왜 여자가 고양이 같아야 한다 이말도 이해가 될만큼 정말정말 너무 사랑스럽죠. 미치게 만드는 그런 모든 요소를 다 가지고 있잖아요.
저희는 개와 고양이를 같은 시기에 같이 키워서 인지 성격도 개같은 고양이(?ㅎㅎㅎ)였는데 
그래봤자 고양이는 고양이..맹수의 본성은 숨길 수 없는지 아파와도 주인은 전혀 알길이 없습니다. 티를 안내거든요. 
고양이는 개와 달라서 개는 아프면 주인한테 티도내고 하는데 고양이 들은 본인이 아프면 아플수록 숨기더군요. 
영악한것. 
밥을 조금씩 먹기 시작하는데 전 그냥 겨울타나...이러고 말고 있었습니다.그런데 가면갈 수록 등뼈가 드러나는 게 느껴질 정도로 마르더군요. 바쁘다는 핑계로. 그리고 그리 먹는것에 집착하는 아이가 아니였기 때문에 그려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자꾸 침대 밑에 들어와서 나오질 않더군요. 
어머니가 어느날 들어오셔서 3일동안 밥 한끼를 제대로 먹지 않는다고 하여 왜 이렇게 입맛이 없는걸까 하여 동내 병원에 대려갔습니다 피검사를 했더니 좀 더 큰 병원에 대려가야 하겠다고 24시간 응급실이 있는 곳으로. 

???!! 생각보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바로 대려갔죠. 그래서 엑스레이 MRI등등 모든 것을 검사했습니다. 
아이 배에 복수가 가득차 있더라군요. 페에 물이 차듯 복수는 찰 수 있는데 그것이 투명하다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는데 아주 뿌옇게...엑스레이로 속의 내장이 보이지 않을정도더군요. 아주 큰 주사기로 30번을 복수를 빼냈다고 의사분이 그러시더군요. 그리고 그것을 어딘가로 보내어 검사해야 한다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이 아니면 좋지만 만일 그것이라면 치사율이 98%....살릴 방법이 없다고 하더군요. 절망하며 무엇보다 고양이는 한끼만 안먹어도 지방간이 생겨 치명적이라는데 (그래서 도둑고양이 들이 목숨걸고 먹이를 찾아 해매이나 했습니다) 제대로 밥을 안먹어서 영양실조 증세에 탈수증세 미네랄 부족등등 일단 입원시키고 병원에서 그날 밤을 지새며 얼마나 운지 모르겠습니다. 말도 못하는것을..사람은 아프면 아프다고 표현이라도 하지 내가 너무 바보같고 미안하고 어쩜좋나 어떠한 생각도 안들고 미칠꺼 같았습니다. 얼마나 아팠을까...아파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못주는 내자신이 싫고.
아니길 바라고 바라면서 뜬눈으로 울면서 울면서 기다렸지만 결과는....

참 우수운게 그게 사람한테 전염되는 것도 아니고 개나 다른 동물이 아닌 고양이 끼리만 전염되는 바이러스라 하더군요. 우리 아이는 밖에서 키운적도 없고 집에서만 키웠는데 그런 병에 걸린다니 뭔가 이해가 안됐습니다. 의사 말이 이 바이러스가 변형된거라 하더군요. 이게 그냥 원래 바이러스로 남아 있으면 가벼운 장염만 일으키고 말 바이러스인데 아이 몸에서 변형이 되어 고칠 수 없는 그런 바이러스로 변형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하늘이 무너지는 거 같았습니다. 전 회사도 못가고 삼일 밤낮으로 병원에 있으면서 병수발(?)을 드는데 지금생각해도 웃픈건.. 전 매일 문병가능시간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지키고 있었습니다만 처음에는 자기 데려가 달라고 병원에 들어가면 냐옹냐옹거리고 그 눈망울로 난리치더니 제가 왔다갔다를 반복하며 데려가지는 않으니 삐졌는지 니년은 필요없단듯. 나중에는 삐져서 고개 틀고 봐주지도 않더군요. 그러다가 가끔 어머니 오시면 좋아라하고,,섭섭했어요ㅠㅠ 

결국 더이상 병원에 있어도 답이 없다는 판단하에 갈때까지만이라도 편하게 해줘야지 하는 생각에 집으로 데리고 왔어요. 정말 좋아하더군요.
하지만 항상 언제나 가던 자신의 자리는 오지 않고 침대 밑에만 들어가 있고.
아이가 아프면 먹이는게 가장 힘들어요. 의사 말이 개는 어느정도 강제급식이 가능한데, 개는 입에 일단 집어넣으면 뱉어내질 못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합니다. 고양이는 영악해서 지가 싫으면 혀로 다 밀어내고 심한 아이들은 삼키지 않고 입에 침을 고이게 하여 침과 함께 밷어낸다고 하더라구요. 죽어도 싫은건 싫은거. 
독한것.
그래서 주사로 목구멍으로 투여해줘야 하는데 이게 또 할짓이 아닌게 인간도 목으로 바로 뭘 집어넣으면 헛구역질 나오잖아요. 매번 음식 먹일때 마다 전쟁...아파하는 모습에 주고 싶지 않지만 독하게맘먹고 안먹이면 다른걸로 죽을 수 있다는 말에 붙잡고 고문하듯 밥 먹이고, 약먹이고, 세포증식을 늦추기 위해 항암약 먹이고..나중에는 저만 보면 침대 밑 깊은 곳으로 들어가 나오질 않더라구요.ㅠㅠ
지금은 저 세상에 갔지만 항상 저를 위로해 주고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준 8년은 잊지 못합니다. 제 명을 다 살고 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한없이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어요.
오유분들 고양이 사진 볼때마다 너무 좋고 저도 다시 키웠으면 하는 맘도 있지만 저번에 조심스래 부모님께도 의사를 물어봤습니다만 너무 아파서, 보낼때 너무 아파서 다시 못키우시겠다고 하시네요....무엇보다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서 미안하기도 하고..나라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못할 짓 하는거 같아 멈칫거리게 됩니다만 그래도 언젠가는 다시 새로운 아이를 만날 날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5살 이상의 아이들은 6개월 늦어도 1년에 한번씩은 병원가서 진단 받아보는거 추천드립니다.
정말 고양이들은 티를 안내서 아파도 알기 정말 힘들거든요.
의사도 하는말이 고양이 키우는 주인들은 대부분 병원에 데리고 왔을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라 하더군요.


말 나온 김에 저희 아이 사진 올려봐요 ^^ 

Photo 2014. 6. 11. 16 43 05.jpg
처음에 저희 집에 왔을때 입니다.ㅎㅎㅎ 첨부터 활발 했어요. 이 미모로 난 너의 영원한 노예로 만들어 버렸죠.


Photo 2014. 6. 11. 16 42 49.jpg
항상 사진을 많이 찍어줘서 인지 사진 감각이 매우 뛰어나여..사진기만 들이대면 눈맞춤.ㅋ
참고로 저 까만색옷은 아버지 양말 구멍내서 만들어 줬었습니다.

Photo 2014. 6. 11. 16 42 22.jpg
컨셉사진...꽃보다 아름다워서 


Photo 2014. 6. 11. 16 42 37.jpg
남자입니다만 제가 알고 있는 남자 중에 최고 쉑시 했습니다.ㅎ



Photo 2014. 6. 11. 16 42 07.jpg
저런 꼭대기에도 어찌 올라가는지 온집안을 해매고 다니고....



Photo 2014. 6. 11. 16 41 48.jpg
암모나이트 시나몬..

Photo 2014. 6. 11. 16 41 12.jpg
저 혙바닥....하악.

Photo 2014. 6. 11. 16 42 00.jpg
병원 입원 했을때요.


Photo 2014. 6. 11. 16 42 52.jpg
이런 무시무시한거 붙이고 있습니다. 수액이 잘 안들어가면 이머전씨 뜹니다.


Photo 2014. 6. 11. 16 41 41.jpg

제가 한창 집에 대려가지 않아서 삐졌을때...눈빛..ㅠㅠ
너무 힘들어 보여서 집에서 가져온 침대


Photo 2014. 6. 11. 16 40 40.jpg
안그래도 힘들텐데 병원에서 링겔 물어뜯을 수 있다고 저거 씌어나서 가슴이 아팠어요. 그래서 제가 가면 바로 풀어주고 했는데 화장실 갈때는 혹시나 하고 다시 체워주면 또 삐지고...ㅠㅠ


Photo 2014. 6. 11. 16 40 35.jpg

저는 저 파란 눈망울이 너무 좋았어요.

Photo 2014. 6. 11. 16 42 28.jpg
지쳐가는...

Photo 2014. 6. 11. 16 42 04.jpg
저렇게 먹이를 잘게 부시거나 아예 건더기가 없는 먹이로 주사기에 다 집어 넣고 먹어야 합니다.
물도 잘 안마셔서 저렇게 물어 간간히 줘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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