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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아깽이와 비만 고양이
게시물ID : animal_908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모양
추천 : 18
조회수 : 1467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4/06/12 13:48:13
물론 제 눈에는 세상에 둘밖에 없는 예쁜 내 새끼들이지만 내새끼들의 장단점을 확실히 직시해야 좋은 집사및 호구 주인 아니겠습니까.

한 마리는 시도때도 없이 기대고 비비고 즈려밟고 올라오는 애교 만점 개냥이에, 다른 한 마리는 새침하고 우아한 도도냥이라고 쉴드를 쳐도, 그들에겐 고양이 키우기의 로망인 무릎앉기를 제발 물려달라 청하게 만드는 가공할 몸무게와 모든 아기냥이들은 예쁘다는 만고의 법칙을 과감히 깨부신 흑역사가 있는 것을요.

첫째 도이를 입양한 건 약 4년 전. 가끔 동게에 5-6키로 나가는 귀여운 사이즈의 냥이들을 뚱땡이라 칭하시는 집사님들을 뵐 때마다 저는 여자 몸무게가 50키로 넘으면 돼지라는 소릴 들을 때와 비슷한 혼란을 느낍니다. 5-6 키로라니! 그 정도면 표준 사이즈 아닌가요? 품에 쏙 들어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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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도이. 몸무게 11키로의 위엄을 자랑합니다. 무릎에 올라오는 걸 무척 좋아하지만 다리저림은 둘째 치고 무릎에 온전히 올라앉지 못하는 비운의 고양입니다. 엉덩이를 안착시키면 앞다리가 삐져나오고 가슴팍을 내려놓으면 엉덩이가 삐져나오는 퀄리티의 체구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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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코끼리 아닙니다. 고양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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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살 발라당을 시전했는데도 예쁘다 쓰담쓰담 해 주지 않으면 저런 불만스런 표정을 짓습니다.

혹시나 제가 멀쩡한 고양이를 데려다가 저런 털난 해양생물로 만든게 아니냐는 분들이 계실까봐 변명하자면, 도이는 3살 때 제가 보호소에서 데려왔을 때도 10키로가 넘는 거구였습니다; 정말 애교 넘치고 사람을 따르는 모습에 반해 데려왔구요. 지난 2년간 밥을 제 그릇에 주지 못 하고 정량보다 약간 적은 양을 쫓아가며 굴려야 몇알 씩 나오는 간식공에 넣어 먹일 정도로 노력을 해 왔습니다만은 워낙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성격이라 안 빠지더라구요. 놀아주려고 하면 귀찮은 거 시킨다고 자리를 피합니다;; 사실 건강에 대한 염려를 제외하고는 도이의 외양에 불만은 없습니다. 이미 다른 고양이들이 너무 작아 보일 정도로 적응한 걸요. 그리고 도이도 지난 4년간 가벼운 감기 두 번 빼고는 앓은 적 없이 건강합니다.

첫째를 성묘일 때 데려온 터라 제겐 꼬물꼬물한 아기냥이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호소에서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기 고양이를 둘째로 데려오게 됩니다. 거기 있던 고양이들 중 제일 못 생기고, 등뼈가 드러날 정도로 바싹 마른데다, 털길이도 들쑥날쑥에, 서구권에서는 재수없다는 미신이 팽배해 입양이 잘 안 되는 검은 고양이를요.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만 아기 고양이라고 해서 심쿵!을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세상은 넓고, 그 세상 어딘가엔  못.생.긴. 아기냥이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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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케이. 처음 데려왔을 때 사진입니다. 다들 예쁜 어린시절 사진을 많이 찍어두라고 하시는데, 케이는 어릴 때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이 아쉽네요. 물론 못생겨서 안 찍은 건 아니고 그냥 눈 깜짝할 사이에 아깽이 시절이 지나갔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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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묘 첫째와의 비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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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 첫째가 둘째를 잘 받아들여 주었습니다. 오히려 첫날부터 '아저씨가 사탕줄까?'모드로 들이대는 첫째에게 둘째가 하악질하느라 바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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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위에 올라올 정도로 작았던 케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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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길어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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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털빨 훌륭한 도도냥이 되었습니다. 아기땐 장모와 단모가 섞였었는데, 지금도 장모인지 단모인지 애매합니다. 털결이 토끼털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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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면 부러질까 겁날 정도로 말랐던 체구도 이젠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토실토실해졌습니다; 첫째에게 살찌는 훈육이라도 받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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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뭔가 요리를 할라치면 두 마리 다 기가 막히게 낌새를 느끼고 달려옵니다.

못생겼든, 뚱뚱하든, 세상의 모든 냥이들은 다 사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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