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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 사고로 사망한 중국인 어머니는 정말 진상이었나
게시물ID : panic_820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oppel
추천 : 15
조회수 : 7472회
댓글수 : 85개
등록시간 : 2015/07/29 13:11:57
CCTV가 그 사고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더욱 충격적이고..
그것이 또 세계 곳곳에 공개되어서 그 심각성을 알 것 같고, 참 안타깝고, 그런 사건입니다.

보통 이슈가 되는 사건 사고를 제가 따로 또 소스를 찾아보는 성격은 아닌데 하하;;
공게에 올라온 첫 관련글에 벌써 왈가왈부가 많기에..
세 모자 사건도 그렇고, 요즘 오유 멘붕게 핫이슈인 진상 이야기들도 그렇고,
특히나 조심해야 할 토픽 같아서 한 번 간단히 찾아봤습니다.

앗, 그랬더니 CNN에서 완전 잘 생기고 완전 멋진 앤더슨 쿠퍼 쨔응이 커버해주셨엉.. 핡

그래서 제 덕심도 채우고, 귀차니즘도 무찌르고, 한 번 정리해봅니다.

* 참고: CNN에서 깨끗하고 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잘생긴 쿠퍼 아저씨가 따박따박 전달합니다.

중국의 한 쇼핑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피해자의 가족측이 온라인에 호소한 바에 따르면, "평범한 일요일 쇼핑이..."라고 했으니 황금 같은 일요일에 ㅠㅠ 벌어진 비극이네요.

공개된 영상을 보면..
에스컬레이터 탑승객은 어머니와 아들, 둘 뿐입니다.
우리나라 나이로 세 살 정도의 아들을 옆에 놓고 있다가
중간 쯤 올라왔을 때 아이를 번쩍 들어서 내릴 준비를 하죠.
마치 아이가 어딘가를 밟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처럼 말이죠.
판매원처럼 보이는 스태프 여성 두셋이 윗쪽에서 그 둘을 바라보며
뭔가를 알려주고 대비하는 것처럼 보이구요.

그리고 윗층에 도착하여, 침착하게 아이를 멀찍이 내려놓으려 했을 때-
돌연 바닥이 열려버리고;;;
아이는 스태프 쪽으로 밀 수가 있었으나 어머니 자신은 검은 구멍 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그리고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시체가 몇 시간의 구조 작업 끝에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분노했습니다.
역시 안전 법규에 무딘 중국이다, 저걸 저 따위로 운영하다니, 저 가족이 너무나 불쌍하다,
저런 사고를 나게 만든 백화점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등등.

단박에 반박 댓글이 달렸습니다.
저거 원래 고장나서 못 가게 막았는데 억지로 탄 것이므로
저 어머니의 자업자득이고 그녀가 실질적으로 진상인 셈이다.

그 후의 반응은
- 믿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계속 운행되고 있는 것이냐?
- 문제가 있어서 막았는데 진상들은 빽빽 지 원하는대로 안 되면 자꾸 우기니까 할 수 없이 놔둔 거다
- 어휴, 저런 사람 꼭 있어. 그러니까 경고를 하면 들었어야지. 자업자득이네.
- 고집만 안 부렸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
- ....정말?

뭐 이렇게 정리되는 것 같아요.

저는 저 어머니가 정말 진상이어서 일어난 사고냐고 되묻고 싶은 입장입니다.

1) 어딘가에 결함이 발견되어 고객의 통행을 막는 시도가 있었다면, 에스컬레이터가 계속 운행될 수 있을리 없다.
보통 에스컬레이터를 일단 멈추지 않나요? '고장!' 붙여놓고 아예 작동을 시키지 않는 게 상식 아닌가요... 불편해서 따지든 말든, 나 저거 타겠다고 고집을 피우든 말든, 운행이 안 되는데 어떻게 타겠어요. 그냥 빨리 고치라고 투덜거리다가 가는 거죠. 정말 백화점에서 그 문제를 파악하고 고객의 접근을 막는 시도가 있었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CCTV를 확인해봐도 아랫층, 윗층, 그 어디에 통행을 막는 안내 표지판이나 도구가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에스컬레이터는 계속 작동중입니다. 고장나서 못 가게 막았다구요?

2) 아이 엄마는 층 중간에 왔을 때 벌써 무언가를 대비하고 있었다.
막무가내로 타고 가다가 사고의 순간, 놀라운 기지를 발휘하여 아이를 앞으로 민 것이 아닙니다. 중간에 와서 아이를 들어올려 스태프에게 넘길 준비를 하고 있죠. 바닥 부분이 안전하지 않다는 정보를 듣고 거기에 순순히 반응하듯이요. 제 주관적인 감상일지 모르겠지만;; 고집스럽고, 부주의한 모습으로 보여지지 않네요. 소설을 써보자면요... 만약 단순히 '바닥 조심하세요'가 아니라 '위험하니 다시 내려가셔야겠어요'라고 말을 들었다면 내려갔을 지도 모르겠어요.

3) 스태프들 역시 그들이 윗층에서 내릴 것을 대비하여 대기 중이다.
절대 그 바닥쪽을 밟지 않고 대기 중입니다. 그리고 아이 엄마에게 바닥 쪽을 손짓하며 무언가 알려주는 듯 합니다. 그런데 다시 내려가라거나 뭔가 거부하는, 에스컬레이터 이용을 막는 손짓이 없습니다. 영상을 확인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부주의한 쪽은 스태프들로 보였어요. 바닥이 열리니까 두 손 놓고 뒤로 물러나버리고, 오직 한 스태프만이 (바닥 손짓하면서 알려줬던 쪽) 다가가서 아이나마 당겼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도 당겨보려 힘껏 손을 뻗었지만... ㅠㅠ 한 명은 정말... 멀뚱멀뚱 지켜보고 있구요;;; 뭔가 긴박함이 전혀 보이질 않아서 소름돋네요. 나머지 한 명은 아무 것도 못 하고 손만 뒤늦게 뻗어보다가 마네요.

제가 출처에 표기한 두 뉴스 페이지에 나온 내용도 제 개인적인 분석을 크게 엇나가진 않았어요.
대충 18-20 시간 전에 작성된 것이 가장 최근으로 보이는데, 그 중 믿을만해 보이는 것들로 가져와봤습니다.

CNN의 비디오 요약:
1. 쇼핑몰의 고객들은 그 어디서에도 경고 안내 같은 걸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2. 에스컬레이터가 뻔히 운행되고 있었다. (그럼 당연히 타겠지!)
3. 그러나 종업원은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 것처럼 CCTV에서 보인다.
- 구체적으로, 에스컬레이터 위쪽 바닥이 약하다는 걸.

그리고 쇼핑몰 측을 비판하는 내용들을 소개해줍니다.

4. "장장" 5분이란 시간 동안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했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 경고 없음, 보수 스태프 없음, 그 무엇도 없음.
- 네, 알고 있었대요. 근데 아이 엄마를 진상으로 몰고 간 분의 의견과는 다르게, 그걸 알고도 막지 않았습니다.
- 무슨 문제였냐 하면, 에스컬레이터 윗층 바닥 판넬을 조이는 나사가 풀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바닥이 헐거워져서 좀 튀어나온 상태였다구요.
5. 대기하고 있던 스태프들이 원래 각층마다 있는 안전승무원인지, 그냥 열심히 인사하는 환영 단체인지, 아니면 이 문제 때문에 일부러 나와있던 주변 판매원이었는지, 정체를 알 수는 없다. 중요한 건, 그 누구에게도 에스컬레이터 탑승을 막으려는 시도가 전혀 없었다는 것.
- 아랫쪽에 한 명이 안 타고 그 사고를 목격하고 있는 게 보이는데, 그에게도 아무런 제제가 가해지지 않았음.
(밑에 쪽 보시면 고객 한 명이 타지 않고 에스컬레이터를 주시하고 있는 것만 확인되네요. 그냥 지나가다가 궁금해서 본 건지, 타려다가 문제 있다는 말을 듣고 관둔 건지, 전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누군가 딱히 막고 있지 않네요.)
6. 그 쪽 도시 정부 역시, "장장" 5분 동안 결함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쇼핑몰 측에게 잘못을 묻고 있다.

끝으로... 아이 엄마의 가족들도 분개 중이며, 온라인 등을 통해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호소 중이라고 하네요.
- 쇼핑몰은 계속 오픈 중이고 살인 에스컬레이터 역시 계속 운행되고 있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사고가 일어나면 무언가 일정 기간 중단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CNN이 쇼핑몰 측에 거듭하여 전화 연락을 해봤지만 모두 무시당했다고 하네요. 보수 서비스 관계자도 노 코멘트 중이구요.

데일리 메일은 더욱 많은 사진과 자세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요.

남편이 밑에서 그 사고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하는데...
CCTV에서 아랫층에 있던 그 사람인지는 모르겠어요. CCTV 사람은 옷도 핑크핑크하고 치마 같아 보이고.. 여자 같았는데.
그 남편은 아니고, 친척이 인터뷰한 내용은 이래요.

"6층과 7층 사이의 중간쯤 올라갔을 때, 두 명의 점원이 그 둘에게 에스컬레이터 바닥 판넬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남편이 그렇게 봤던 것 같아요. 고객이 아무런 제제 없이 탔을 뿐만 아니라, 중간쯤 올라가서야 비로소 말해준 거라고 하고 있어요. CCTV 영상에서 분석되는 내용과 일치하지 않나요.

홍콩의 한 전문가는 에스컬레이터 디자인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도 봤구요. 그런 판넬은 나사 조이는 게 아니래요. 제대로 디자인 되었다면 그 뚜껑/바닥이 안정적으로 고정되어야 하고, 이런 식으로 발라당 까질 수가 없다구요.

데일리 메일에서 새로이 밝히는 바에 따르면, 이 나사가 저절로 풀린 게 아니라, 보수하는 사람이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들어서 뜯었다가, 바닥을 덮는 과정에서 나사를 조이는 걸 깜빡해서 그렇다고 보고되었다네요.

이 말들이 사실이라면 그 에스컬레이터를 시공하고 관리하는 회사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겠네요.

중국 시민들도 어째서 문제가 발견된 시점에 그 즉시 에스컬레이터 운행이 중단되지 않았나 묻고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 아랫쪽에서 탑승을 막을 수도 있었고, 중간쯤 올라왔을 때 문제가 있다고 알려주는 대신 아예 정지 버튼을 누르지 그랬냐고. 정말 그러네요. 어쩌다가, 어쩌다가, 누군가 실수로 탔든 고의로 탔든... 탑승을 확인했다면 그 즉시 멈추면 됐을텐데.

그리고 CNN과는 다르게, 데일리 메일은 안전 사고 잘 나기로 유명한 중국을 비판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어요. 안전 관련 규정이나 기준이 모욕적인 수준인데다, 사회가 부패한 면도 있어서 잘 지켜지지 않는다구요.


제가 직접 CCTV영상을 확인하고, 뉴스 기사를 확인해봐도, 아이 엄마는 결코 진상으로 보여지지 않네요.
쇼핑몰 측의 안이하고 몰상식한 대처로 일어난 안전 사고입니다.

음... 처음 이 아이 엄마가 막무가내랬다-고 최초로 댓글 써주신 분을 뭐라 하진 말아주세요.
미심쩍어 보이는 내용을 너무 당당하게 말씀하신 게 좀 당황스럽지만...
이게 정말 얼마 안 된 뉴스라 많이 경황이 없기도 하구요.
충분히 실수할 수도 있고...그렇죠 뭐 ㅎㅎ
막 피해자 분을 우습게 보거나 무시하신 건 아니었어요.

아무쪼록 사태 파악에 도움됐길 바랍니다.
출처 오유 공게: http://todayhumor.com/?panic_81986
CNN: http://www.cnn.com/2015/07/27/china/chinese-mother-killed-escalator/index.html
데일리 메일 영국: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3177000/Staff-Chinese-shopping-mall-knew-escalator-swallowed-mother-broken-five-minutes-horrific-accident-killed-didn-t-switch-off.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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