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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는 것에 대한 공포. 만약 그 대상이 나라면...
게시물ID : panic_689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얌마욤마
추천 : 1
조회수 : 93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6/14 20:34:20
쫓기다 화장실로 들어선다. 들어선 순간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깨닫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다. 망설임없이 칸 안으로 들어가 걸쇠를 건다. 잠그자마자  주위를 둘러본다. 천장에 검고 긴가닥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다 그것이 천장과 맞닿은 벽에 온풍기에서 나온 코드임을 알아차린다. 작게 숨을 내뱉고 변기뚜껑을 소리나지 않게 내리고 그 위에 무릎을 모으고 앉는다. 바닥과 떨어진 칸막이 틈으로 발이 보일지도 몰라 그리했지만 유일하게 굳게 잠긴 문이 수상해 보일 것이라는 것은 자신도 알고 있다.  발소리가 똑똑히 들려온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심장이 옥죄어온다. 머리속을 울릴정도로 크게 느껴지는 소리에 귀를 틀어막는다. 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안심하기도 전에 느껴지는 인기척이 숨을 멈춘다. 분명히 이 문 바깥에 있을 것이다. 숨은 점차 가빠오고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제발 자신의 몸이 더 이상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몸을 숙이고 입을 틀어막는다. 그때 물소리가 들린다. 문 옆에 세면대가 있었다. 수도꼭지를 돌린걸까? 이것은 화장실 안에 누군가 들어왔다는 것을 확실히 말해주고 있다. 그 자가 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문 너머에 있다는 사실을 더욱 더 확실히 해주려는 것이다. 신발이 젖은 바닥에 달라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화장실문에서 칸막이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진 않다. 발자국소리가 또다시 멈춘다. 공포에 질린 몸은 떨림을 멈추지 않는다. 문이 한번 크게 덜컹거린다. 몸이 크게 뛰며 순간적으로 손에서 입을 뗀다. 헉 하고 숨을 마신 소리가 이 공간을 채운다. 어깨가 크게 오르내린다. 어째서 화장실로 들어왔는지 자신을 자책한다. 눈가가 젖어든다. 입을 틀어막고 무릎을 끌어안았다. 그 자는 문을 흔들다 이윽고 멈춘다. 침묵이 길어지자 두려움이 커진다. 무심코 천장을 올려다 본다. 옆칸으로 넘어올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미친 순간 녹슨 이음새끼리 부딪쳐 소리를 낸다. 자신이 있는 칸의 문은 아니다.  순간적인 판단으로 그 사이에 여기서 빠져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문의 걸쇠를 풀려고 하지만 손에 배인 땀 때문에 미끄러진다. 두 세번 허공을 휘저은 다음에야 문을 연다. 눈 앞에 그 자가 있다. 입꼬리가 크게 휘어져있다.

 숨을 데가 없어서 이런 데 숨었어?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깨를 두 손으로 세게 밀친 후 문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세면대에서 흘러넘친 물로 젖은 바닥때문에 미끄러져 넘어진다. 아픔은 공포에 가려진다. 일어서려 하는데 발목을 잡힌다. 벗어나려고 온몸을 버둥거린다. 차가운 물에 옷이 젖어들어간다. 아랑곳않고 몸을 비틀다 틈을 발견하고 일어서서 문 밖으로 달려간다. 빛 한점 없는 어두운 복도를 달린다. 발소리와 빨라지는 심장소리로 시끄럽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 자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까?  눈 앞이 흐려져 손등으로 눈을 비빈다. 숨이 차올라 뛰지 못하고 멈춰선다. 그 자리에 서서 숨을 고른다. 뒤에 인기척이 느껴진다. 뒤를 돌아본다. 아무것도 없다. 따돌린 걸까 싶은 순간 그것들이 목을 옭아매온다. 여기서 또 발버둥쳐서 달아나면 다시 잡히고 또 달아나도 잡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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