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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특화되어 있는 내 몸뚱이
게시물ID : mystery_82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랍샤
추천 : 15
조회수 : 4990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6/12/16 21:33:41
안녕하세요? 
미스터리한 일은 아니지만
제 친구와 이야기 하다가
나름 신기한 걸 발견해서 여러분들 중에서도
저와 비슷한 사람이 있으신가 싶어 글남깁니다.


저는 이과도 아니고 진화론에 대해 잘 모르지만
겨울이 찾아오면 
정말 내 몸뚱이는 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특화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진화인지 뭔지는 잘 모르지만 나름 신기한 일이라 글남깁니다.




1. 엄청난 혈액순환

전 혈액순환이 좋아요.
겸사겸사 열도 엄청나게 몸에 많습니다.
제 주위 사람들이 하는 말이
랍샤 너는 아무리 추워도 얼굴색이 새파래지지 않는다, 라는 겁니다.

저도 어렸을 적부터 추워도
제 몸이 꽁꽁 얼거나 안색이 창백해지거나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어요.
언젠가  겨울 바람 쐬면서 친구들과 놀던 중에
어른들이 저를 보면서
'다른 아이들은 겨울에서 놀다 보면 입술이 새파래지고 콧물을 훌쩍이는데,
쟤는 오히려 뺨과 입술이 붉어진다. 그래서 쉽게 알아 볼 수 있다'라는 겁니다.

그런다고 해서 제가 적면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피부가 다 보일 정도로 피부톤이 하얀편이에요.

다만 겨울이 찾아오고 찬바람이 불면
제 몸뚱이는 '오오 때가 왔쓰요!'하면서
지가 신이 나서 열을 냅니다.

그래서 저는 추운 거리 돌아다니다가
실내로 들어오면 제 몸에서 뿜어지는 열 때문에
오히려 더울 지경이에요.

냉증? 그런거 한번도 겪어 본적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겨울철에도 손이 다른사람보다 온도가 높아서
따뜻하다는 말을 들어요. 


추위를 안타다보니
집에서 그냥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닙니다. 



2. 살이 찌는 부위


저는 살집이 있는 편인데요.
살이 찌면 배나 가슴, 종아리에 몰리는 것이 아니라
온 몸에 고루 퍼지듯이 찝니다.

그래서 손가락이나 팔, 종아리처럼
상대적으로 살이 안찌는 부위도 몽글몽글 살이쪄요.
꼭 그걸 보고 다른 사람들은
제가 지방을 껴입는 것처럼 보인데요.

그리고 남자치고는 가슴 살이 많은데,
지금 사귀고 있는 애인이 제 가슴에 얼굴 파묻고는
유독 제 가슴이 따뜻하다고 말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감성적인 뜻으로 따뜻한 가슴이 아니라
진짜 제 가슴이 다른 사람보다 열이 많이 뭉쳐있대요. 

그러니까, 마치 살이
제 장기를 보존하기 위해서 
특히 심장 부위에 갑옷처럼 껴있는 것 같다네요. 



3. 온 몸에 넓게 펼쳐진 털털털

저는 털이 상대적으로 없습니다만
유독 상체 부분에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가슴에 털이 많아요.
반대로 다리털 같은건 없는데요,
정기적으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
가슴과 배 부분에만 털 스웨터를 입은 것처럼 됩니다.

그런데 팔이나 다리에는 털이 전혀 없어요.
오직 가슴팍 부분에만 털이 수북하게 납니다.



4. 천연 피지


저는 개기름, 그러니까 피지가 많습니다.
흔히 지성피부라고 하죠?

그런데 이 덕분인지
저는 겨울에 한 번 도 살갗이 부르튼적이 없어요.
마치 제 몸에서 건조한 날씨를 감지하면
오호호 이 때를 위해 준비했어요. 피지 가동! 이러는 것처럼
알아서 피지를 분비해서
제 피부를 보호해줍니다.

그래서 저는 핸즈크림이나
그런걸 딱히 바르지 않아도
피부가 겨울에 매끈한 편입니다.




5. 열성 두피

흔히 우리가 열성 두피라고 하죠?
선천적으로 두피에 열이 많아서
비듬이나 탈모에 시달리는 사람을 말하는데요.

저 역시 두피에 열이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그래서 겨울에
모자를 쓰지 않아도 그냥 알아서 체온 유지가 되요.
원래 열은 머리로 많이 빠져 나간다잖아요?

저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머리에서 열이 올라서 추위로부터 저를 보호해줍니다.
꼭 머리가
오호호호호홋! 뇌를 보호해야 한답니다! 파이어월!! 이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더워서 모자를 못쓴다능. 

심지어 바빠서 머리를 감고 말리지 않고 집을 나섰는데
두피열 때문에 자연스럽게 머리가 말라버림. 




6.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뒤엎는 단점


이쯤되면 무슨 시베리아 뮤턴트 같아 보이지만
여름이 되면 이 모든 장점이 치명적인 단점이 되어
저를 고투더 헬 저잣거리에 집어 던집니다.

남들 보다 몇 배나 더위를 타고
열이 온 몸에서 걍 쿵짝쿵짝 가동되니
항상 땀과 피지로 흥건합니다.
여름은 그래서 제게 끔찍한 계절이에요.



친구가 이런 저를 보고 이런 말을 했어요.
꼭 너는 겨울이라는 계절에서 살아남기 위한 모든 유전적인 특징을 가진 것 같다고요.
처음에는 그냥 우스개 소리로 넘겼는데 
어쩌면 제 조상은 저 시베리아 벌판에서 살던 분들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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