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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 쓴 자작시 2
게시물ID : readers_135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곱게큼
추천 : 1
조회수 : 23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6/16 09:06:02
아침
 
새벽 네 시 반
아까운 나의 밤은 그제야 시작되고
방안을 혼자서 밝히는 티비 소리
온두라스가 프랑스에 두 골 먹히는 소리
조용히 깨어나는 괴물의 아침 소리에
우리 아기 놀랄까 조용히 방문을 닫는다.
중계인들이 지들끼리 노닥거리는 통에
나는 삑삑거리며 휴대폰을 애무하고
남편은 이불도 없이 아무렇게나 잠들어 있다.
밖은 달구리 무렵 닭모가지 쳐드는 소리조차 안들리는데...
부웅 부웅 대며 바람을 가르는 소리만
찌찍 찍찍 대며 허공을 나는 소리만이
어제의 아침을 깨운다.
아직 어제의 밤을 지나고 있는데
이봐 잠시 쉬었으면 일해야지.
온두라스가 힘겨운 발길질을 하듯이
너도 생의 의무를 다 하라며
그깟 쌀을 씻으며 목숨 부지 하라며.
 
 
 
판매중
 
서른 하나에 작동중지된 삶
고장난걸까. 전자동으로 돌아가는 일상을
멈출 방법이 없다
머리를 끌 리모컨도 없다
AA건전지로도 천년만년 반영구 사용가능한 김미선을 팝니다
인터넷을 켜니 나를 바겐세일한다
가장 좋을 서른 하나라고
금방 서른 둘 되니 어서 사 가시오
화면으로 삐걱삐걱 움직이는 내가 보인다
졸렬한 솜씨도 자랑이라고 선보이며 ...
나를 사가시오 나를 사주시오 구걸해서
내가 샀다 그 바보 같은 년 불쌍해서
이제 둘이 뭐하지
널 어따 쓰지.
 
 
 
 
시의 시 자도 모르는 제가 이렇게 올린다는 게
부끄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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