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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 풀다가 울뻔했어요ㅠ
게시물ID : readers_82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커페이쓰
추천 : 1
조회수 : 58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7/12 17:41:12
[앞부분의 줄거리]
엄마 인희는 50대의 가정주부이다. 남편은 월급 의사이고, 시어머
니는 중증 치매 환자이며, 아들 정수는 삼수생이며 딸 연수는 직장인
이다. 가족의 뒤치다꺼리를 하며 살아온 그녀는 오줌소태 증세로 병
원을 찾는데, 자궁암 말기라는 결과가 나온다. 수술 이후에도 병세가
악화되기만 하자, 엄마는 자신이 죽으면 시어머니를 돌봐 줄 사람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시어머니의 목을 조르다가 이내 포기한다.
S# 51. 화장실 안
엄마, 할머니(변기 위에 앉아 있고)에게 새 속옷을 갈아입혀 주고 있
다. 윗옷까지 마저 다 갈아입혀 주고.
엄마 (할머니 눈을 보며, 맘 아픈 걸 참고) 좋아요?
할머니 …….
엄마 (쪼그려 앉으며) 개운하지?
할머니 (엄마의 눈을 보고 있다. 정신이 들어왔는지 엄마 맘을 알 것
같다.)
엄마 (눈물을 참고, 대견해하며) 이렇게 입으니까 꼭 새색시
같네. (할머니 손을 잡고, 차마 못 보고) 어머니, 나 먼
저 가 있을게, 빨리 와. (다시 할머니 눈을 보며) 싸우
다 정든다고 나 어머니랑 정 많이 들었네. 친정어
머니 먼저 가시고 애들 애비 공부한다고 객지 생활
할 때, 애들두 없구, 외롭구 그럴 때도…… 어머닌
내 옆에 있었는데…… 나 밉다고 해도 가끔 나한테
당신이 좋아하시는 거 아꼈다가 주곤 하셨는데……
어머니, 이젠 기억 하나두 안 나지?
연수(E) 엄마?
할머니 (갑자기 버럭, 밖에 대고) 저리 가, 이년아!
엄마 (놀라, 할머니를 보고 정신이 드는가 싶어 눈물이 난다.) ……
어머니, 아까 미안해요. 내 맘 알죠?
할머니 (눈물이 나는 걸 참고) …….
엄마 (손을 잡고, 울며) 이런 말 하는 거 아닌데…… 정신 드실
때 혀라도 깨물어, 나 따라와요. 아범이랑 애들 고생시
키지 말고, 기다릴게. (손을 잡아 얼굴에 대며 울고) 아이
고, 어머니…….
S# 67. 차 안
엄마 (장난처럼, 밝게) 정수야, 나 누구야?
정수 (고개를 들고 눈을 부릅떠 눈물을 참고, 아이처럼) 엄마.
엄마 한 번만 더 불러 봐.
정수 (목이 메어) 엄……마.
엄마 (눈가가 그렁해) 정수야, 너…… 다 잊어버려두, 엄마 얼굴
도 웃음도 다 잊어버려두…… 니가 이 엄마 뱃속에서
나온 건 잊으면 안 돼.
정수 (힘들게 끄덕이고)
엄마 (손가락에 낀 반지를 빼서, 정수 손에 쥐어 주고) 이거, 니 마
누라 줘.
S# 73. 침실
조금은 어두운, 그러나 따뜻해 보이는. 엄마, 정철, 조금은 낯설고 멋
쩍게 침대에 걸터앉아 있다.
엄마 당신은…… 나 없이두 괜찮지?
정철 (보면)
엄마 잔소리도 안 하고 좋지, 뭐.
정철 (고개 돌리며) 싫어.
엄마 나…… 보고 싶을 거는 같애?
정철 (고개를 끄덕인다.)
엄마 언제? 어느 때?
정철 ……다.
엄마 다 언제?
정철 아침에 출근할려고 넥타이 맬 때.
엄마 (안타까운 맘. 보며) ……또?
정철 (고개를 돌려, 눈물을 참으며) 맛없는 된장국 먹을 때.
엄마 또?
정철 맛있는 된장국 먹을 때.
엄마 또?
정철 술 먹을 때, 술 깰 때, 잠자리 볼 때, 잘 때, 잠 깰
때, 잔소리 듣고 싶을 때, 어머니 망령 부릴 때, 연
수 시집갈 때, 정수 대학 갈 때, 그놈 졸업할 때, 설
날 지짐이 할 때, 추석날 송편 빚을 때, 아플 때, 외
로울 때.
엄마 (눈물이 그렁해, 괜히 옷섶만 만지며 둘레를 두리번거리며) 당
신, 빨리 와. 나 심심하지 않게. (눈물이 주룩 흐르고)
정철 (엄마를 안고, 눈물 흘리고)
엄마 (울며 웃으며) 여보, 나 이쁘면 뽀뽀나 한번 해 줘라.
정철 (엄마 얼굴을 손으로 안고, 입을 맞춰 주고)
두 사람, 다시 안고 울고.
정철 고마웠다.
S# 74.
1. 정원에서 돌 고르는 행복한 얼굴을 한 엄마와 정철.
2. 화장실에서 정철에게 등목을 해 주는 엄마.
3. 서로 밥을 먹여 주는 엄마와 정철.
4. 거실 소파에서 엄마, 정철 무릎에 누워 있다. 정철, 재미난 책
을 읽어 주고, 엄마는 재미있는지 환하게 웃고.
S# 76. 침실
침실 가득 밝은 햇살이 들어오고, 엄마는 정철의 팔에 안겨 깊은 잠이
들어 있다. 정철은 물기 가득한 눈으로 엄마를 안고 있다.
정철 (엄마의 죽음을 느낀다, 엄마를 보지 않고) 여보.
엄마 …….
정철 여보…….
엄마 …….
정철 인희야.
그러나 엄마는 대답 없고,
정철, 이를 앙다물고 우는데, 눈물 뚝 떨어져 엄마의 뺨 위로 흐른다.
엄마, 너무도 편안하게 깊이 잠들어 있고,
그런 두 사람 보여 주며 카메라 멀어진다.
-노희경,「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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