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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을 만지지 않게 된 이야기 (혐?)
게시물ID : panic_822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사류
추천 : 11
조회수 : 3825회
댓글수 : 45개
등록시간 : 2015/08/06 18:19:22
 초등학생때   집 뒷산에 올라가면 온갖 곤충이 있었습니다  
굉장히 무더운 한 여름 낮에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친구들과 잠자리채 하나 들고 온 산을 해집고 다녔습니다  
우리는 경쟁이라고 하듯 곤충을 채집했습니다  
잡은 곤충은 훌륭한 장난감이 됐습니다
  잠자리는 실로 꼬리를 묶어 날리기고 했고  
날개를 한 쪽씩 찢으면서 몇 개를 찢으면
 못 나는지  실험 하기도 했습니다 
 손가락을 튕겨 머리를 쳐 떨어뜨리기도 했구요
  매미는 등 부위와 배부분을 집게손을 하고 누르면
  날개가 위아래로 움직이는데 어느 정도까지 
 힘을 주면 최대한 움직일수 있는지도 해봤고 
 매미 유충이 나무에 붙어서 성체가 되기 위해  
껍질을 깨고 나오려는 찰나에 개미구멍에 떨어뜨린 적도 있었습니다  
한번은 커다란 방아깨비를 발견 했는데  
 긴 다리를 부러트리고 힘없이 기어가는 
 방아깨비를 비비탄총으로 쏴 배를 터트렸습니다  
소름끼치게도 이런 행위를 하면서도 어렸던 저나 
친구들은  누구 하나도 죄책감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했 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  
그 일 이후로 전 더이상 곤충을 만질수 없게 됐습니다
  그날 저는 잠자리를 잡았는데 날개 좌우를 잡고 당겼습니다
  날개가 한번에 다 찢어질거라 생각했지만  ..  
몸통이 반으로 갈려 버렸습니다.. 
 손에 들었던  잠자리는 그대로 떨어뜨렸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가 어려 웠습니다 
 난생처음 잠자리의 갈라진 몸통의 속을 봐버렸습니다
 잠자리에 대한 미안함과 끔찍함 등등 수많은 감정이
 뒤섞여  어렸던 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큰 충격
을 받았습니다 
 그후로 전 곤충을 단 한번도 잡은적이 없습니다
 조그만 개미 조차도 밟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20 년 이상 지났지만 아직도 뚜렷이 기억 하고 있습니다

 잠자리의 몸 속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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