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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트레이너다 -2- <운동을 왜 하는가 下>
게시물ID : diet_493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민들레항아리
추천 : 3
조회수 : 61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6/17 11:48:32
안녕하세요.
 
이 간단하고 뻔한 정보들은 스스로에게 하는 독백이자 응원입니다.
 
저는 전문 트레이너가 아니며, 그저 건강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고싶은 많은 굴러가는 돌들 중 하나입니다.
 
제 지식은 기초적으로는 '다이어터'라는 툰을 통해 습득되었으며, 그 외에 대부분은 트레이너 세 분과의 대화를 통해 얻어진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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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보라는 듯 엉덩이를 쭉 빼고, 수건을 개어 아래에 두면서 스쾃을 하고 있는 자그마한 여성.
 
느린 싯다운과 업은 이 일이 지겨운 것이 아니라고 즐기는 듯 하고
 
낡았지만 매무새를 고칠 필요도 없이 꼭 맞는 옷은 그녀의 경력을 차분히 설명한다.
 
수북이 쌓인 수건들이 모두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십 분이 넘는 시간동안 나는 그녀의 스쾃을 감상했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내 안 깊은 곳에서 요동했다.
 
그것이 비단 그녀의 몸매 때문이었겠는가.
 
운동에 대한 열정 그 하나로 지겨운 일조차 유쾌한 것으로 쉬이 만들어버린 눈 앞의 여성이 쌓아왔을 고뇌와 눈물이 보이는 듯 했다.
 
운동하던 아주머니들 중 한 분의 손님 왔다는 외침에 나는 그녀와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40~50대 정도의 관장님이었다.
 
체구는 자그마하지만 자신있게 비키니를 입고 골반을 살랑거리며 걷는 젊고 당당한 그녀들처럼, 관장님의 몸매는 현역 트레이너나 다름없었다.
 
운동을 하고싶다고 말씀을 드리자, 관장님은 환영하는 인사들 후에 한 가지를 물어 오셨다.
 
"민항씨는 운동을 왜 하려고 하세요?"
 
그 누구도 부끄러움을 피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나는 왜 운동을 하려고 한 걸까?
 
여기 있는 다른 회원들은 왜 돈을 내고 무거운 것들을 들고 있지?
 
이 글을 보는 다이어트 게시판의 사람들은 왜 운동을 하려고 할까?
 
- 올여름 한강 수영장에 가고 싶어서.
- 뚱뚱한 것이 지긋지긋해서.
- 결혼이 오는 10월이에요.
- 병약해보이는 것이 싫어서.
- 요즘엔 복근이죠 초콜릿 복근이 복근복근해야 남자죠. 복근복근 
 
수건을 개는 것조차 즐거운 운동이신 이 분 앞에서는 어떤 대답을 하든 차원이 낮다.
 
"재활 때문에요."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을 뿐이었다.
 
그분은 내가 이 곳을 찾게 된 경위를 상세하게 듣기를 원했다.
 
어깨 부상, 수술, 저질 체력, 고도비만, 불리한 체격조건.
 
다행일까 불행일까. 그 때는 마악 봄이 물러날 태동을 하고 있을 때였다. 여름을 목전에 둔 때는 전국의 모든 헬스장이 가장 붐빌 때다.
 
"겸사겸사 다이어트도 좀 하려구요."
 
"네? 민항씨. 다이어트가 뭐인 것 같아요?"
 
"네? 어...살 빼는거...요?"
 
"아닌데?"
 
"네?"
 
 
 
 
'살을 뺀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단순히 체중계의 숫자를 줄이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지방을 컷팅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는 사람에게는 아는 만큼 보이기 마련이다.
 
다이어트라는 말은 근래에 와 불행히도, 수많은 건강기능식품들과 보조제 등에 의해 그 뜻이 다소 와전됐다.
 
말하자면 뚱뚱한 사람이 기름진 것들을 참고 견디며 샐러드와 고구마로 끼니를 채워 체중을 줄이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니다.
 
다이어트라는 말은 그런 것이 아니다.
 
다이어트는 건강해지기 위한 것이다. 운동과 식단조절을 포괄할 수 있다.
 
이 세상엔 완벽하게 건강한 사람은 없으며, 따라서 '성공'이라는 표현 조차 쓸 일이 없다.
 
최종 목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복근을 만들면 다이어트는 끝일까? 보디빌더 세계 1위가 되면 끝일까?
 
동기가 중요한 것은 비단 운동뿐만이 아니다.
 
확고한 모티베이션이 강한 수행능력을 주는 것은 인간사 모든 일에 적용된다.
 
건물을 쌓아올릴 때, 만드는 것이 인간인 이상 완벽한 수직으로 올리지 못하고 미세하게 어긋나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명확한 설계도면이 존재하고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이 제대로 지시하고 견인한다면 균형을 맞춰 건물을 완성할 수 있다.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 뭘 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보다가 시간을 낭비하곤 그것이 나의 여행 스타일이라고 자위한 적은 없는가.
 
업무적으로는 기획자들이 이것을 고민하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당신의 인생의 기획자는 누구인가? 당신 자신 아닌가.
 
"왜" 가 없다면 "어떻게"도 없고, "어떻게"가 없다면 "언제"도, "어디서"도 없다.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 슬슬 귀찮아지는 사람들,
 
당신들의 "왜"는 무엇인가.
 
 
 
 
나는 다시 생각해야 했다.
 
"건강해지고 싶어서요. 그리고..."
 
침을 꿀떡 삼키고,
 
"강해지고 싶어서요."
 
나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말을 뱉고야 말았다.
 
 
 
 
3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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