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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이론 같은거 세상에 없습니다.
게시물ID : military_82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나기@
추천 : 1
조회수 : 43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0/08 10:54:32

 어느 게시판에 쓸까 하다가 뭐 그놈이랑 엮인게 군생활이니 밀리터리 게시판에 쓰겠어요.

 

저는 올해 4월에 전역했습니다. 보직은 전산병이였구요.. 저에겐 사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있는데 없는존재의 사람이란게 맞겠죠.(편의상 사수를 X라지칭 하겠습니다.)

 

아마 제대로 된 사수가 있었으면, 군생활이 좀 더 쉽고, 더 빨리 즐거워졌겠죠. 하지만 X는 전산병임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차이점이라든지, CMOS에서 1차 비밀번호를 거는법이라든지 여러가지 기초적인 지식이 없었고, 제가 오기전 보직변경 당했어요.

 

하지만 이 보직변경이란것도 말만 보직변경이지, 암호병으로 바뀐거여서 제가 속해 있던 통신대의 인원은 그대로~

 

덕분에 저는 사수도 없고 X가 전역하기 전까지 부사수도 없었어요. 그리하여 밤 10시가 넘어서 자는 경우도 많았고, 주말에도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구요.

 

뭐 이런건 어느정도 제 능력선에서 커버가 가능한데, 문제는 이 X가 제 군생활 중 아니 제 주위의 친구들의 군생활과 비교해봐도 엄청난 고문관이였던거에요.

 

짧은 사례를 들자면, 원스타가 왔는데 신원확인 없이 그냥 들여보내고 보고도 안해서 대대장이 커피마시다 뛰어나와 도열했던 적, 훈련비문 세절해서 연대 보안감사때 털린적, PC선 밟아서 하드 날려버린적, 2주도 안된 후임한테 먹을거 사달라고 매달린적 등등 자서전을 쓸수 있을 정도의 많은 전설을 썼어요.(이건 나중에 써볼께요..)

 

다른분대원들이랑 똥싸놓은거 치우느라 힘들긴 했지만 이것도 견딜만 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오고나서 얼마 안되서 속속 드러나는 평행이론이였는데요...(지금 생각해도 조금 신기하긴 하네요. 비틀즈 코드 따위..)

 

일단은 1-생년월일이 똑같아요. 2-훈련받은 사단이 똑같아요.(36사단) 3-대학은 다른데 국립대인거랑 과가 똑같아요.(신소재 공학과) 4-아 일단 보직도 똑같구요. 5-안경도 썼구요. 6-제 맞후임과 X의 맞후임의 훈련받은 사단이 똑같아요.(11사단) 7-저랑 맞후임의 차이가 X와 X의 맞후임의 차이가 똑같아요.(21일) 8-둘다 이름 이니셜에 J, S가 들어가요. 9-둘 다 맞후임보다 진급을 늦게 했어요.(제 맞후임은 금장, X 맞후임 은장, X징계) 10-둘다 담배를 안피워요.(제 맞후임이랑 X 맞후임은 흡연자) 11-둘다 여지껏 여친이 음슴 ㅜㅜ 12-근데 제 맞후임이랑 X 맞후임은 여친이 있었어요..(둘다 헤어지긴 했지만)

 

대충 이정도의 사실이 드러나니깐 처음에는 분대원들이 다음엔 중대원들이 그다음엔 대대원들이 평행이론이라고 하면서 놀리더라구요.. 때마침 평행이론이라는 영화도 나와서..ㅜㅜ

 

덕분에 저는 실수 할 때마다 평행이론이라는 말을 들었고, 그 말이 너무 듣기 싫어서 엄청 열심히 했어요.

 

X는 일도 못하는데, 엄살도 심하고(맨날감기라고..) 게으름을 자주피워요(일과시간에 자주 자요.) 그래서 저는 상병 달고나서도 맨날 뛰어 다녔어요.. 또 일 못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PC정비사 책 사서 공부하고, 간부들이 부탁하는거 다들어주고,(개인 PC 포맷하는거, 업그레이드 해주는거, 자료 깔아주는거, 보안프로그램 설치등등) 운동도 열심히 했어요.(구기종목) 부대원들에게 맨날 인사하고(병장 되고 나서도.)

 

그 결과 X는 간부들에겐 공공의 적이였지만, 저는 대부분의 간부들이 인정을 많이 해줬어요. 자기 밑에와서 일해 볼 생각 없냐고 권유도 많이 받았구요.(이건 뭐 다 그럴껀데, 대대장님도 전문하사 해줬으면 좋겠다고 직접말하더라구요..)  그리고 X는 맞후임한테 밀려 분대장을 못달았지만, 전 달았죠. 은장도 땄고(근데 X도 금장 딴.. ㅡㅡ 뭐 가라치다가 걸렸지만 금장으로 해주더라구요..)후임들한테도 먹을거 자주 사주고, 가혹행위 안하고 괜히 쓸데없는걸로 뭐라안하고.. 그러다가 전역을 했죠. 뭐, 평범하다고 보면 평범할 수 있는데, 주위 부대원들이 많이 축하해주고 아쉬워해줘서 정말 좋았어요.^^

 

결론은 아무리 평행이론이네 뭐네 해도 노력하면 결과는 달라진다는거~~

 

덧붙이자면 최근에 X한테서 뜬금없이 전화가 왔어요. 잘지내냐고 요즘 뭐하냐고.. 저는 야간 공장 알바를 하고 있었고 원래는 나이X매장에서 일을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어 나 지금 공장 알바하고 있는데 나중에 나이X매장에서 일하려고" 했더니

 

"날치알? 날치알을 따로 파는거야??"

 

?????

 

어떻게 나이키를 날치알로 들을 수 있는지.. 아무튼 그렇게 통화하고 다음날 또 전화가 오더라구요.. 그래서 낌새가 이상해서 맞후임한테 카톡을 날렸죠.

 

X가 갑자기 전화하는데 왜 이런거냐고.. 그러더니 전화가 오더군요.

 

"야 이제 X가 너한테도 전화해?"  "응, 왜 뭔일 있는거야?" "아니, 개 한달 전인가? 자기 휴대폰 대리점 한다고 친구들한테 약정 가입시키면 한달에 내통장으로 20만원을 꽂아주네 뭐네 하면서 하길래 그다음 부터 연락 끊었어"

 

역시..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충격이였어요.

 

그래서 페북에(제가 아는 사람⊃X가 아는 사람)  욕ㅈㅅ 갑자기 왜 기분나쁘게 뜬금포 전화 날렸나 했더니 역시.. 시발 사회생할 한다는 새끼가 변함이 없냐. ㅉㅉ이라고 인실좆을 시전했어요.

 

그 뒤로는 저한테 연락도 안오고 X가 아는 사람들도 와 저놈 정신 못차렸네라는 댓글과 함께 얼마전에는 화장품 팔았다고 하더라구요.. X가 전역하고 얼마 안있어서 X가 피라미드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아 쓰고보니 어떻게 결말 지어야 할지 모르겠네..

 

아무튼 3줄 요약하자면

1. 나랑 평행이론이야기가 나오는 고문관 사수가 있었음

2. 평행이론 소리 안들을려고 노력함

3. 결과는 사람마다다르고 평행이론 그딴거 음슴

 

읽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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