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문제가 생기면 절대 피해가려 하지 않는다. 50년 묵은 모란시장 개시장도 정리하고 빚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청산했다. 그의 인기는 무언가의 반대급부로 반사적으로 얻은 것이 아니다. 순전히 그의 능력으로 스스로 얻은 것이다.
지금의 더민주당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는다지만 솔직히 더민주당이 뭘 잘해서 얻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누리당의 병신같은 짓이 세상에 까발려졌으니 그나마 덜 병신같은 민주당이 지지를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대선 토론때 이정희가 박근혜를 격하게 공격할 때를 정말 생생히 기억한다. 문재인은 이정희의 말이 다 맞다는 것을 나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텐데도 단 한 마디도 거들지 않았다. 아마도 그 자리에서 누군가의 편을 든다거나 공격적인 토론을 하는 것은 점잖지 못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니면 대선에서 표를 얻는데 불리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그 해 선거에서 박근혜한테 졌다. 나는 명백한 선택의 순간에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가진 사람을 믿지 않는다.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안기부를 없애겠다는 의지는 노무현에게도 있었지만 결국은 해내지 못했다. 지금이야 안철수가 욕먹기 바쁘지만 한때는 그도 소신에 따라 말하고 행동할 때가 있었다. 난 문재인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솔직히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많은 만큼 좋은 사람도 많다. 무너져가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 이명박도 박근혜도 새누리당 지지율은 높게 끌어올렸다. 문재인이 국회의원 일을 할 때 발의한 법안도 쉽게 찾을 수 없었고 그나마 발의한 법안도 그게 대체 무엇을 하려고 했던 것인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나와는 거리가 너무 먼 정치가... 말을 이쁘게 하긴 하는 정치가...
이재명이 해왔던 일은 너무나 쉽고 명쾌하다. 빚을 갚고, 학생에게 교복을 지원하고, 무료로 급식하고, 어린이집을 늘리고, 청년에게 배당했다. 자신에게 권한이 더 생긴다면 기득권을 어떻게 대할지도 명확하게 말했다. 나는 이재명이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먼저 되어서 상황을 종료시키면 문재인이 뒷상황을 수습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를 대신해 싸워줄 사람을 원한다. 그동안 약한 자을 괴롭혀왔던 권력과 정면으로 부딪혀 싸워줄 사람... 문재인과 이재명 모두를 좋아하지만 굳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단연코 문재인보다는 이재명에 베팅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