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국가안보태세를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등 안보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우리 국민들의 느슨해진 안보의식을 바로 잡는 일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전쟁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는 나른한 인식에 빠졌다. 하긴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남북정상회담을 하고나서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으니 국민들로서는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북한 사람들이 우리 한국을 제집 안방 들어 다니듯 들락날락하면서 별 짓을 다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게 되었고, 북한을 찬양하고 옹호하는 세력들까지 버젓이 활개를 치며 활동하고 큰소리치는 이상한 나라가 되고 말았다. 오죽하면 간첩을 잡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 되고 미전향 장기수를 북송시켜 영웅을 만들어 주는가하면 광화문 네거리에서 애국시민이 북한의 인공기를 불태웠다고 연행된 일까지 있었으니 북한을 적으로 보는 것조차도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정작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고 있었다. 우리 대한민국은 평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6.25전쟁을 치르다가 잠시 휴전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휴전선에 철조망이 깔리고 그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100만에 가까운 군인들이 총부리를 맞대고 있으며 북한의 장사정포 사거리 내에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가안보를 강조하고 안보의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보수꼴통으로 몰아 부치는 현실이 참으로 한심할 뿐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현실을 똑바로 보고 우리 모두가 국가안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