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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에 대한 뉴스타파 기자의 페북글
게시물ID : sisa_8242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닥호
추천 : 44
조회수 : 4661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6/12/25 16:45:35
자로의 영상 '세월X'가 올라오길 고대하는 분들의 절실한 마음이 타임라인 곳곳에서 확인되는 성탄절 오후다. 참사 발생 3년이 다 되어가도록 구조 실패의 책임자 처벌은 고사하고 침몰 원인도 확정되지 않은 현실이다보니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음이 있다.

자로는 뉴스타파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알려져 있듯 국정원의 대선개입 트위터 아이디를 찾아내는 데 있어서 그와 뉴스타파는 같은 방법론으로 접근해 진실을 밝혔던 바 있다. 사실상 공조 취재를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곧 올라올 세월호 관련 영상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이유도 이같은 그의 지난 성과 때문이다.

뉴스타파와의 인연 때문이었을까. 자로는 이번 다큐 제작을 위한 연구 과정에서 나와도 몇차례 접촉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을 거쳤다. 그때마다 내가 느낀 점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찾겠다는 그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먼저 간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은 가히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접촉의 과정이 있었기에 그가 공개하려는 영상의 내용에 대해서도 일정한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있었다. 물론 이미 자로는 JTBC 스포트라이트에도 영상의 주요 내용을 넘겼고, 몇몇 세월호 가족분들에게도 축약본을 보여드린 뒤 의견을 구한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

몇시간 뒤면 그의 노력의 결과가 세상에 나올 것이나, 8시간 넘는 그의 영상은 일반인들이 한번 보아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복잡한 수식들과 과학적 지식들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논리를 쫓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그의 논증 과정보다는 결론만을 놓고 설왕설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어제 JTBC가 미리 뉴스를 통해 보도했듯이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자로의 주장은 이른바 '외력설'로 귀결된다. 이 주장에 이르기까지의 논리 전개 과정은 치밀하고 꼼꼼하다. 대부분 이 과정을 보며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고, 그 자료 분석의 방대함 때문에 확실한 결론이라고 받아들이게 될 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주장에 대한 재반론은 생각보다 간단한 지점에서 가능하다. 일단 그는 외력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찾아낸 것이 아니라, 외력이 아닐 가능성을 모두 제거하는 과정을 통해 외력설에 다다른다. 즉 '직접증명'이 아니라 '반증'을 통해 자기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반증을 위해 동원한 과학적 지식들과 수식들은 이를 데 없이 정확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수식에 대입된 'raw data'들이다. 내가 보기엔 그가 수식에 대입한 수많은 데이터들은 아직 '의심없이 정확하다'고 확정되지 않은 것들이 다수다. 아무리 계산을 철저하게 했다 해도 대입된 값들이 현실과 다르다면 결론은 전혀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다. 자로 영상 공개 이후 예상되는 공방들은 이 지점에 초점을 두어 이뤄져야 한다.

다만 이번 영상에서 자로가 분명히 기여하게 될 부분이 있다. 기존에 제기되었던 심각한 수준의 음모론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 그리고 처절한 분쇄이다. 사실 이는 기존 언론들이 했어야 할 일이다. 그걸 실행하지 못한 책임에선 나도 자유롭지 못하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그 음모론의 생산기지가 큰틀에서 이른바 '우리편'으로 분류되는 진영이었기 때문(이에 대해선 아래 사진으로 첨부된 지난 1월의 내 포스팅을 참고)인데, 이것도 변명은 못된다. 진실을 찾는 도정에서 근거 없는 음모론을 최대한 빨리 거세시키지 못함으로써 심지어 세월호 특조위마저 불필요한 노력을 허비해야 했다. 진영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탓에 빚어졌던 일이다. 이젠 그런 일은 있어선 안되며, 자로의 이번 노력이 그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말해두고 싶다.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295164900545641&id=10000156430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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