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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눅눅한 밤
게시물ID : readers_135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산으로
추천 : 0
조회수 : 21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6/18 16:44:30
부연 공중 너머로 불이 작게 깜빡였다
나는 온통 눅눅했고
자그락거리는 바닥에 그대로 드러누웠다
내 시야 한 구석을 조각낸 나뭇가지는 아직
잎을 내지 못했다
정자의 처마는 길지 않아 나뭇가지 그림자가 어느새
노크도 없이 들어왔다
내 몸 위로 걸린 나뭇가지를 보다 나는 잠들었는데
이상하게도 꿈속에서 나는 울었고
울음에서 눅눅한 자갈소리가났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전등은 밤에 켜기엔 너무 밝았다 그만큼 내 그림자도 짙어졌고
잠깐 그림자를 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눈을 떴을 때 나뭇가지 그림자와 나는 기괴한 모양으로 섞여있었다
나는 도무지 그 가느다랗고 뾰족한 그림자를 떨쳐낼 여력이 없어 그렇게 가만히 누워있었다
해가 뜨고 그 밤 나를 찾은 그림자가 간 데 없으면
눅눅한 나를 햇볕에 말리고 그제야 나는 일어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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