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거진 5년동안 원피스를 보고 있는 원덕입니다. 제목에도 적었듯이 단도직입적으로 이 글은 원피스 우익론에 대한 쉴드글입니다. 거북하시거나 보기 싫으신 분은 반대 누르시고 뒤로가기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제가 말을 조리있게 하는 편이 아니라 굉장히 횡설수설합니다.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스포 있습니다! 원피스를 보고 있거나 앞으로 원피스를 볼 예정인데 정상결전 편까지 아직 보지 않은 분은 다량의 스포가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안 보실 분들은 상관 없겠지만요...
5년동안 원피스 덕질을 해오면서 소위 원피스 우익론이라는 것을 많이 접해 왔습니다. 특히나 오유에서, 원피스 관련 2차창작이나 피규어 등 관련 글에 항상 "이런 우익만화 왜 추천주냐. 반대 눌러라"는 식의 리플을 굉장히 많이 보아 왔습니다.
저 또한 원피스에 전범기가 군데군데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와노쿠니'를 묘사할 때 빈번하게 나오고 있죠. 게다가 그 '와노쿠니'라는게 일본을 모티프로 한 나라인지라... 한국 내 원피스 팬들 사이에서도 대놓고 일본 모티프인 와노쿠니를 세계정부도 건드리지 못할 짱짱쎈 투명드래곤국가로 만들어놓고 전범기까지 쓰다니 이게 무슨 우익스러운 짓이냐며 통탄하고 있죠... 투드국가 묘사는 자국이니 어느정도 자국부심이 들어가 그렇다 쳐도 전범기는 절대 쉴드 쳐 줄 수가 없고 쳐서도 안되는 것이니까 더 씁쓸하죠.
그런데 전범기 문제는 차치하고, 과연 원피스가 우익 성향을 가진 만화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좀 있습니다. 아, 그렇다고 전범기 문제를 어물쩍 넘어가자는 건 아닙니다. 전범기 삽입은 두고두고 원피스 완결날때까지 까여야 마땅합니다. 특히 한국 독자들이 "욱일승천기 묘사는 불편하다"라고 했음에도 노코멘트로 어물쩍 넘어간 오다의 태도는 정말 실망스럽고, 팬인 저도 오히려 팬이기에 더 오다가 까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은 전범기보다는 우익을 조명해서 보자는 거죠.
일단 일본의 우익은 군국주의를 표방하고 과거 왜구의 조선 약탈을 진출이라고 말하며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이게 가장 큰 일본 우익의 특징이죠.
그렇다면 원피스는 군국주의를 표방 혹은 옹호하고 있는가? ...글쎄요.
원피스의 주요 스토리라인은 이렇습니다. "해적왕이 되고 싶은 루피가 전설의 비보 원피스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그 뒤에 세계정부와 해군이라는, 루피가 속해 있는 해적이라는 집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집단이 존재하며 갈등이 발생하죠.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세계정부와 해군입니다.
세계정부와 해군은 대놓고 일본 메이지 시대의 군국주의 일본을 모티프로 삼고 있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해군이라는 거대한 군대에 의해 세계의 질서가 잡히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군국주의를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각 국가들을 강제로 세계정부에 가입시키며 세계정부에 속하지 않은 나라를 무차별 침략하고 그 국민들을 노예로 삼는 세계정부의 행태 또한 과거 침략전쟁 때의 일본 그 자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 이거 원피스 우익론을 인정하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실지 모르시겠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원피스라는 작품 내에서 해군과 세계정부가 대체 어떤 식으로 묘사되고 있는가가 중요한 겁니다.
원피스를 조금 제대로 보신 분들이라면 위의 질문에 바로 답이 나오실 겁니다. "죽일놈" "나쁜놈" "부정부패가 만연한 집단" "극단적 군대 제일주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희생이 요구되더라도 신경쓰지 않는다".... 요약해서 말하면, 원피스 내에서 일부 인물들(ex 스모커, 타시기)을 제외하고는 해군과 세계정부에 관련해서 좋은 쪽으로 묘사된 적이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특히 세계정부가 공백의 100년이라는 역사를 비밀에 묻기 위해, 즉 역사를 왜곡하기 위해 한 섬의 모든 주민을 몰살한 에피소드(에니에스 로비 편), 극단적 군인주의(정상결전 편의 아카이누), 소수자에게 부리는 세계정부의 횡포(어인섬 편) 등등등... 원피스에서는 세계정부와 해군을 가루가 되도록 까고 있습니다. 특히 해군에 대한 묘사에서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삼대장 아카이누, 아오키지, 키자루를 보여주면서 '어떤 것이 진정으로 정의로운 해군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졌으며, 센고쿠의 발언을 통해 썩어빠진 해군의 현실이나 군국주의를 비판하고 있죠.
요약하자면, 원피스에서 군국주의는 까일 대로 까이면 까였지 절대 옹호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면 두번째로 오다 에이이치로의 역사관은 잘못되었는가?
이것에 대해서는 이미지 한 장으로 대체하겠습니다.
물론 이걸로 오다 에이이치로의 역사관 전부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오다가 일본의 조선 침략을 정당화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알 수 있습니다.
오다의 독도 관련 발언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일웹을 아무리 뒤져 보아도 독도 관련 발언은 일절 찾을 수가 없네요. 뭐 누가 오다 에이이치로를 사칭해서 독도가 일본땅이라 했는데 그에 대한 해명글을 올렸다느니 하는 글도 있지만, 한국어 번역글만 있고 원문이 없는 이상 신빙성은 제로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루피를 좋은 편으로 그려 놓았으니 해적=왜구를 미화한 거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임펠다운 편과 정상결전 편을 한번 봐 주셨으면 좋겠네요. 분명 루피는 좋은 편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대체로요. 임펠다운 편에서 형을 구하겠답시고 다수의 죄수들을 탈출시킨 행동은 주인공 쉴드도 받을 수 없는 명백한 악행입니다. 그 때 루피를 저지하던 감옥의 부간수장의 발언은 '해적=악'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못박아놓았고, 정상결전 편에서 흰수염의 죽음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반응에서도 원피스 내의 세계에서 해적은 절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며 악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 굳이 그렇게 심오하게 가지 않아도, 대체로 작중에서 루피가 '나쁜놈'으로 규정하고 때려부순 놈들의 대부분은 해적이에요. 해군과 싸운 게 좀 더 있어보이고 임팩트가 남아서 그렇지, 루피가 때려부수고 다닌 칠무해도 애초에 해적이고, 캡틴크로, 아론, 돈 클리크, 바로크 워크스 등등 해군과 싸운 게 더 스케일이 클 뿐 실상 루피의 '나쁜 놈 응징'은 대부분 그 대상이 해적이란 겁니다. 원피스에서 미화되고 있는 해적은 일부일 뿐. 게다가 그 일부의 해적들은 해적 본래의 '약탈'보다는 루피와 같이 '모험'에 비중을 두고 있는 해적이죠. 결론은 원피스에서도 해적은 악이며, 소탕되어야 하는 존재라는 겁니다. 물론 주인공 집단도 해적(일단은)에 속해있으니만큼 어느정도 해적미화 영향이 존재한다고는 할 수 있겠습니다.
갑자기 결론이지만 종합해보면 원피스는 우익만화와는 거리가 멉니다. 굳이 이런 이야기 하지 않아도, 일본 넷우익의 총본산인 2CH에서는 원피스를 "춍피스(춍(재일한국인 비하 단어)+원피스)"라고 부르며, 구글에 오다 에이이치로의 이름을 치면 연관검색에어 '오다 에이이치로 재일(재일한국인)'이 뜰 정도니까요.
오다의 전범기 묘사? 당연히 까여야 합니다. 얘는 쉴드 칠 수도 없고 쉴드 쳐 주고 싶지도 않은 문제에요.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 전범기에 대한 항의가 있었음에도 무시하는 태도, 당연히 까여야죠.
그러나 원피스가 우익 만화다? 그것은 아직까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저의 기준으로 원피스를 바라보았을 때, 원피스는 우익 만화라고 보기에는 힘듭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러나 원피스를 앞으로 접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혹은 막 접하신 분들에게, "원피스? 그거 우익 만화야 ㅉㅉ 보지마"라고 하시는 것은 조금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횡설수설하고 긴 쉴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플로 의견이나 피드백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대의견이라도 괜찮습니다. 이 글을 통해 원피스 우익론에 대해서 좀 더 발전적인 토론이 가능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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