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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알바를 하며 만난 진상들
게시물ID : cook_985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상몽상
추천 : 5/4
조회수 : 202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6/19 03:43:33
안녕하세요 요식업계에서 일하시는 모든 알바느님들
모든 서비스직이 그렇지만 음식점 알바들은 특히 더 많이
진상들에게 노출 되어 있죠.
음식점이 손님이 많으니 어쩔 수 없지만 그 면면들을 살펴보아요
 
1. 도도녀
진상까진 아니지만 기분을 약간 멜랑꼴리하게 만드는 도도녀
 
나이가 40이 넘으신 우리 점장님
그리고 사근사근한 우리 여자 직원과 알바들에겐
웃음을 한 껏 지으며 친절하게 대했다가도
완성된 음료를 내가 드리면 급 식은 표정과 함께
도도한 눈 빛과 표정으로 한 마디 말도 없이 음료만 챙겨가는 도도녀
 
야..... 내가 오징거리는 건 아는데 그러면 안 되지...
나 아직 아무짓도 안했어 먹을 거 주는데 왜 그래...
 
2. 노숙자
제가 맥날 야간 알바를 하면서 자주 만나는 유형인데요
사람이 적은 밤은 2층 관리하기가 힘들고 2층에 소파와 넓은 좌석이 있다보니
노숙자들이 많이 꼬이는 편이죠
 
저는 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관리를 하는데요
엎드려 자는 건 상관 없다 소파에 누워 자지만 말아라!
 
그 수많은 노숙자들이 젊은 놈이 싸가지 없다
맥도날드 서비스가 이 따위냐!
이렇게 말들 하지만
 
여기서 쫄면 안됩니다
험악한 얼굴 더 구기고 단호하고 낮고 굵은 목소리로 명령하듯
 
당장 나가.
라고 말하면 궁시렁 거리면서 나가곤 합니다.
 
누워서 깨워도 버티면서 일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요?
그냥 밑으로 굴려서 떨어뜨리면 일어납니다.
밑으로 굴릴떈 저도 사람이니까 양심상 다리만 굴리면 무릎을 꿇게 되더라고요.
 
다른 손님들의 불쾌감과 레스토랑의 이미지상 어쩔수 없는 일이죠.
 
3. 취객
우리 한국인들은 술을 마시면 몸속에 있는 전투본능이 깨어나곤 하죠
전투 민족으로 탈바꿈 하게 되는데요.
 
그 모습은 만주벌판을 내달리는 광개토 대왕과도 닮아 있습니다.
 
큰 목소리로 쩌렁쩌렁 매장을 호령하며 매니져를 공포에 떨게 하는 그들.
 
케찹을 뜯다가 잘 못 뜯어서 자신의 옷에 튄 케찹을 가지고 케찹을 왜 이렇게 만드냐며
매니져를 핍박하는 손님
 
아이스크림 두 개를 양 손에 들고 줬더니 왜 한 개씩 두 손으로 주지 않냐며 땡깡 부리던 손님
 
거스름 돈은 안 받고 전화만 해서 카운터에 내려놨더니 왜 이걸 여기에 내려놓냐고
거스름 돈을 내팽개쳐버리던 손님
(순간 열받아서 환불 한 돈, 바닥에 뿌려버리곤 손님한테 니가 주워가라고 해서 혼난 건 안 자랑..)
 
그래도 술을 곱게 취해서 즐겁게 만드는 손님도 있으니
술은 컨트롤 할 정도로만 먹는게 좋습니다.
 
4. 특이한 손님.
취객이 대부분이지만 이건 특별하고 특이한 손님입니다.
 
전에도 썼지만 2층에서 갑자기 떨어져서 경찰 부르게 만들 뻔한 손님도 있고.
 
2층을 청소해야 되는데 자고 있어서 1층으로 옮겼더니 바지를 발목까지 내리고는
쿨쿨 거리면서 자던 남자 손님
 
그 겨울, 그 남자 손님의 반짝이던 검은색 레깅스는 영원히 제 기억 속에 잊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여자 손님이 와서는 알려주셨던
그 검은 색 레깅스의 한 부분이 점점 솟아났을떄의 민망함.
제가 급한대로 그 손님의 자켓을 벗어서 덮어드렸지만...
 
그 손님 잘 지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여자 손님
2층에 두고 가신 핸드폰을 맡아 두었더니 그 전화로
미국에서 온 남자친구, 주위 친구, 심지어 경찰서에서 까지 전화와서 무슨 심각한 일인가 싶었더니
 
핸드폰도 가방은 물론이고 미국에서 온 남자친구까지 팽개치고는
밤새 다른 남자와 사랑을 속삭이시던 그 여자분...
 
바람 필 땐 피더라도 남친한테 이상한 사람이 쫒아온다고 연락하곤 연락두절이 되면 안되죠.
 
제가 전화를 받자마자 남자친구한테
"너 어떤 새끼야 ㅇㅇ이 어디있어 개새끼야!"라며 쌍욕을 먹었지 않습니까.
나중에 정중히 사과 받긴 했지만...
 
사랑과 전쟁, 그 날 잘 보았습니다.
 
 
전국에 계신 모든 알바님들 힘들고 괴로워도 힘들 내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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