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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이 친일이 아니라니...?
게시물ID : sisa_5316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겨울왕궁
추천 : 4
조회수 : 42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6/20 11:26:22
더 길게 쓰고 있었는데 밑도끝도 없이 길어질까봐 요점만 간략히 추립니다.

저도 문창극 발언 나오자마자 비슷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너가 아픈 건 or 너가 망한 건 or 니 남편(마누라) 바람나 도망간 건 
시련을 통해 성장하라는 하나님의 뜻이다. 앞으로 신앙에 매진하면 구원받을 거다.]
라는 예수쟁이들의 흔한 얘기 구조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납득이 간다.

사실 이런 논리는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데, 
불운한 일을 당한 친구에게 [액땜 제대로 했네. 앞으론 좋은일만 있겠지]라고 
위로하는 것과 논리구조가 약간 비슷하다.

하지만 한국말은 아다르고 어다르고, 약간 비슷할 뿐 크게 다르다. 
문창극 발언을 다시 뜯어보면
1. 조선이 개막장이라
2. 신이 (충격요법으로, 은혜롭게도) 일제 강점을 겪게해서
3. 조선의 국가개조를 획책한 것이다. 
정도가 되겠다.

그런데 친구에게 하는 덕담과 위로는
1. 너가 아닌 밤중에 날벼락으로
2. '불운'을 겪었는데
3. 할당된 불운을 다 썼으니 앞으로 불운하지 않겠다.
라는 얘기.

즉, [2의 불행한 상황]이 일어난 이유가
문창극은 [당해도 싸서]이고, 친구에게 덕담은 [피할 수 있던 일이 안타깝게도]인 것이다.


여기서 잠시 친일파가 뭔지 정하고 넘어가자. 지일파 우호파 이런거 다 빼고
보통 욕으로 하는 친일파는
1. 과거 일본 식민 통치에 자발적, 주도적으로 부역한 사람 (not 불가항력적)
2. 광복 이후 ~ 현재 살면서 과거의 식민통치를 찬양, 미화, 정당화하는 사람
이라고 하면 되겠다.

문창극은 광복 이후니까 2의 기준을 적용하면 되는데,
조선은 신이 국가개조를 하려면 일제 강점 정도의 충격을 줘야 할 정도로 개막장이었다고 한다. 
즉, 조선이 지가 잘못해서 당연하게 받아야 할 벌?을 받은 게 국권 피탈이고, 그 책임은 조선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확하게 당시에 국권을 강탈하면서 일본인들이 주장했던 것과 일치한다.

친일 아니라는 분들은 다시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민족성이 구린 거라고 하지는 않았어요.]라서 친일이 아닌 게 아닌거다.
친일 논리에는 타율성론 당파성론같은 민족성 운운만 있는 게 아니다.

물론 문창극이 의식적으로 일제의 지배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려고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평소에 
조선은 망해도 싸고 일본의 지배를 받아야 했고,
일본의 지배를 겪으며 정신차려서 갱생했다는 지극히 친일스런 논리를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전광훈 목사에 따르면 개독교 목사의 99%가 자연스럽게 이런 논리를 가지고 있다고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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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이 외국인들 얘기를 인용해놨길래 저도 하나 합니다. 교과서에도 자주 인용되는 글인데, 

멕켄지라는 기자가 항일 의병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당신들은 언제 전투를 했습니까?

 - 오늘 아침에 저 아랫 마을에서 전투가 있었습니다. 일본군 4명을 사살했고, 우리측은 2명이 전사     했고, 3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일본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 이기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차피 싸우다 죽게 되겠지요. 그러나 좋습니다. 일    본의 노예가 되어 사느니 자유민으로 죽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 다음날 내가 가진 비상의약품으로 부상당한 의병들을 응급처치 해주고 마을을 떠났다. 한 아낙네가 다가와 “우리는 한 서양인이 우리의 참상을 보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당신이 본 것을 세계에 전하여 우리 현실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솔직히 한국에 오기 전에는 한국보다는 일본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직접 한국을 돌아본 결과 내 생각이 잘못이었음을 깨달았다. 일본군을 양민을 무차별 학살하고 부녀자를 겁탈하는 비인도적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반면 한국인은 비겁하지도 않고 자기 운명에 대해 무심하지도 않다. 한국인들은 애국심이 무엇인가를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인터뷰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빨간칠한 부분이다. 

왜 일본에 호감을 가졌을까? 당연히 당시 일본은 서양과 비등하게 문명화된 국가였고, 

세계 여론에 대한 언론플레이 역시 조선과는 비교가 안된다.

일본에 고용된 외국인들은 '일본은 젠틀, 한국은 미개'같은 소리를 주구장창 외국 신문에 투고했고,

(그 결과 전명운, 장인환이 미국인 스티븐스를 사살하게 된다.)

외국인들이 가진 선입견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이사벨라 비숍 여사는 한국을 꽤나 좋아했던 사람으로 알고 있다. 

한국인이 한중일 가운데 가장 지적으로 보인다고 했던 게 이 사람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

중요한 건 아니지만, 문창극이 언급한 이사벨라 비숍의 인용문에 대한 블로그가 있어서 링크를 겁니다.

http://orumi.egloos.com/488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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