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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story_4194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버케잌![](http://www.todayhumor.co.kr/member/images/icon_ribbon.gif)
추천 : 1
조회수 : 66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6/20 14:42:06
22살 여징어,
직장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30분이 걸림.
대략 퇴근 시간은 10시인데, 곧장 집으로 향하는게 아니라 늘 가까운 친구 집 앞 정자에 앉아 수다를 떨다가 막차를 타고 집에 가곤 했음.
웃긴 얘기, 짤, 그 날 있었던 일을 주고받곤 했었는데
어제는 다른 친구의 사정으로(지방에 사는) 서울에 급하게 내려와야하는데 돈이 없다는 주제로 얘기를 하고있었음.
웃긴 얘기도 아니고 진지한 얘기라 '나도 월급 나오기 전인데 어쩌지' '나 차비 포함 15만원 뿐이야' '하루는 우리 집에서 재워줄수 있어' 등등의 걱정 어린 말들이 무겁게 오고감.
한참을 친구랑 얘기를 하느라 몰랐었는데,
옆쪽 의자에 어떤 하얀 면티를 입고 뒷모습이 근육질로 다부진 남자가 등지고 가만히 앉아있었다고 함.
친구의 말로는 온몸이 근육질이고 단단하고 커보여서
조금 무서워보였다고 나중에 얘기 해줬음.
그렇게 정말 한참을 고민하며 얘기하고있는데,
갑자기 아까 앉아있던 그 근육질의 남자분이 사라지더니 조금 있다 우리에게 조심스럽게 소심 소심하며 오셔서는 왠 검은 봉다리를 쥐어주시면서..
"아.. 제가 들을라고 한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다 들었네요.. 이거 드시고 힘내세요!"
커다란 다부진 손에 들린 검은 봉다리를 영문도 모른채 '감사합니다' 하고 벙찐 표정으로 받아든 우리는 그 남자가 유유히 걸어가는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사라지고나서야 봉다리를 열어봄.
봤더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맥주 두캔이 들어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상황을 생각해본 결과,
우리의 얘기를 '친구' 라는 주어를 못 듣고
아 어디서 자냐 돈이 없는데.. 이런 말만 들어
가출한 청소년 둘인 줄 아셨나봄.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집 나온 여자 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너무 귀엽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부진 근육질의 어깨가 실룩실룩대며 뿌듯해보이는 뒷모습과 당당한 걸음걸이가 왜 그런가했더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맥주를 들고 한참을 귀여워서 웃다가
친구는 꽁술 얻어먹었다고 그분이 걸어간 곳으로
절을 했다는....ㅎ...
흰티 남자분 감사합니다ㅠㅠ
정말 집 나온 가출 여징어들은 아니였지만
마음 씀씀이에 감동했어요!
사람은 정말 이미지가 다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점을 어제 느꼈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
쓰고보니 재미가 없다는게 이 글의 함정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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