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2때 집을 이사했는데요.
새 집으로 이사하고 나서부터 한번도 눌린적 없던 가위가 눌리기 시작했습니다.
천장에서 어떤 여자애가 얼굴부터 내밀면서 내려오더라구요.
처음엔 깨고나서 많이 울었는데요.
이게 거의 한달간격?으로 계속 눌리니까 나중엔 아무렇지 않게 되더라구요.
"아... 또네... 왔냐?.. 아 그래 오랜만이네 무슨일 있었어?"
"아.. 왔네... 재밌어? 그래 좀 놀다가라."
"오늘은 얼마나 할거야? 피곤한데 다음에 하면 안되냐?... (여자애가 웃으면서 경직시작) 안되나보네 짧게 끝내줘."
이렇게 가위를 눌리며 10년 가까이 지내다가 전 어느덧 26살이 되었습니다.
그 때의 저는 일에 대한 회의감과 잦은 야근, 여자친구와 이별, 집안 문제 등등
몸과 마음이 모두 피폐해졌을때였습니다.
야근을 마치고 잠을 청하는데, 스트레스 때문인지 잠이 도저히 오지 않더라구요.
3시간쯤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는데, 하필 그 때 걔가 찾아 온겁니다.
또 장난을 치더라구요. 그날따라 너무 힘들고 지쳐서 심한 말을 했습니다.
"야 니가 양심이 있냐?? 내가 지금부터 자봐야 2시간도 못잘텐데 진짜 너무하는거 아니냐?"
"그래 니 맘대로해라 니 좋을대로 해라 씨x 그래 니 맘대로 해!!! 다 하라고 씨바아아아아!!!!!알!!!!!."
이후로 제가 울면서 원망하는듯이 뭐라뭐라 심한말을 더 했습니다.
순간 갑자기 얘가 표정이 굳더니 슬픈 듯한 표정으로 사라지더라구요.
이윽고 주변 환경이 바뀌더군요.
아무도 없는 푸르고 넓은 들판과 오두막..
그 오두막을 들어가니 나를 향해 웃고 있는듯한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여자
그 여자와 저녁을 먹고.. 잠자리도 하고;; 꿈인줄도 모른채 너무도 평온하게 며칠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들판에 그 아이와 누워서 하늘 위를 달려가는 구름을 보며 꿈을 깼는데
깨자마자 시계를 보니 딱 알람 울리기전이었습니다.... 제가 잠들기전 마지막으로 시계를 확인한지 1시간 30분 남짓 흐른뒤였습니다.
꿈에서는 며칠을 보냈는데, 실제로는 1시간 30분도 안지난거였죠..
몸은 2시간도 못 잔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도 개운했습니다..
뭔가 싶다가 그 날 오후가 되서야 확신이 들더라구요.
아.. 걔였구나.. 날 위로해준거구나.. 다음에 보면 미안했다고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후로 2년동안 그 애는 저를 찾아오지 않고 있구요.
거짓말처럼 지금까지 가위에 눌리지 않고 있습니다.
뭐 믿기 나름이지만, 전 그 애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말을 제 꿈속에서 하고 간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억에 대화는 없지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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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냐? 난 그때보다 좀 나아졌어. 마지막에 심한 말 해서 미안했고..
돌이켜보면 너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찾아오진 말고 거기서나 잘지내ㅋㅋ;;;
꿈속에나 와서 가끔 안부나 전해주던가.. 무튼 앞으로도 잘 지내.
밤중에 뜬금없이 생각나서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누군지 모를 그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