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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게 우리의 분노를 제대로 보여주자
게시물ID : sisa_8257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4
조회수 : 36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2/28 05:44:58
혼란의 시절은 혼란의 시절인 모양입니다. 3당 합당이란 야합을 통해 1990년 탄생한 민자당을 뿌리로 한 수구 정당, 말은 보수지만 실은 극우 정당이 쪼개졌으니 말입니다. 대학교 3학년 때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있고 나서 두달 여 후에 저는 미국 땅을 밟았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극우적 스탠스와 원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정책들은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것들은 지난 4월 총선의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그때부터 조짐은 조금씩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들 안의 내분은 본격적으로 폭발했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국민의 촛불을 불렀으며, 결국 이들로 하여금 박근혜에게 기생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의 눈치를 볼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새누리당이라는 틀을 뛰어나온 이들이 이른바 '개혁보수신당'이라는 이름으로 뭉쳤습니다. 이들은 창당 선언문을 통해 "개혁보수신당은 진정한 보수의 구심점이 되고, 질서 있고 안정된 개혁을 위해 희망의 닻을 올린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사회 통합과 따뜻한 공동체 구현을 위한 국민적 열망을 담아 새롭게 깃발을 든다"고 밝혔더군요. 

솔직한 감정으로 말하자면, 가소로웠습니다. 이들이 새누리당을 뛰어 나온 건, 결국 공포 때문입니다. 물론 국민 감정에 대한 공포, 그리고 더 직선적으로 말하자면 '실업 공포'지요. 자기들이 그 당에 남아 있다가는 '직업을 잃게 될 것'이라는 공포 말입니다. 그 안에 몸담고 있을 때, 새누리당을 지금 뛰쳐나온 자들의 행동은 어땠습니까? 거기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실제로 이들이 담보할 수 있는 이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세월호 부모들이 무릎까지 꿇고 진상을 밝혀달라고 했을 때, 김무성이 그 앞에서 보였던 표정을 기억합니까? 그가 NLL 문건을 들고 팩트를 왜곡하며 박근혜 당선을 호소하며 줄줄 읽었을 때를 기억합니까? 진짜 보수가 되겠다고 그들은 말하는데, 남북의 분단상황을 토양삼아 독초의 뿌리를 같이 내리는 데 기여해 온 그들의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어디서 확인하란 말입니까? 그저 그들 내부의 권력싸움이 결국 분당을 가져온 것 아닙니까?

만일 이들이 진정으로 스스로 반성했다고 하는 것을 증명하려면 몇 가지 방법이 있긴 합니다. 서민을 생각한다고 했으니 우선 재벌 개혁과 조세 개혁에 동참해서 중산층을 보호하고 조세 정의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 중에 재벌의 돈 안 먹은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궁금하군요.  국민 복지를 생각하고 진정한 시장경제의 발전을 생각한다고 했으니, 부자들에겐 증세해서 재원을 마련하고 국민 대중들에게 소비할 여력을 주는 정치를 해야 할 텐데, 이들이 말은 그리 해도 정말 '그들 스스로가 먼저 세금을 내는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저는 솔직히 의심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이들의 말을 믿을 수 없는 것은, 이들이 대선 후보로 반기문의 영입을 생각하고 있다는 면입니다. 기름장어란 별명으로 기회주의자 속성이 드러나고, 여기에 계속해 비리 흔적이 드러나고 있는 반기문과 짝짜꿍 하겠다는 것을 보면, 이들이 과연 그들이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싶습니다만. 그들은 창당발기문에서 공정한 경쟁을 말하고 있습니다만, 여러가지로 읽어보고 그들의 행적을 생각해보면 딱 가관이라는 말 밖엔 나오지 않습니다. 

어쨌든, 저들에게 저만한 저자세가 나올 수 있는 건 국민이 분노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가 저들을 굴복시키고 실제로 저들이 말하는 바를 지킬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국민이 계속 분노하는 것 뿐입니다. 스테판 에셀이 그의 짧은 책 "분노하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요즘 한국의 촛불 민심과 적절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들을 우리의 분노로 분열시켰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분노로 저들을 제대로 심판해줘야 합니다. 이제 곧 박근혜 탄핵이 인용되고 나면, 바로 60일 안에 우리는 우리가 가진 분노의 에너지를 제대로 모아야 합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분노하고, 그 분노를 결집합시다. 저들이 제대로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단단히 만들어주고, 저들 중의 쭉정이는 우리가 버릴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한국 사회를 보다 나은 사회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겁니다. 

가면이면 벗겨줘야 하고, 저들이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그것을 실제 행동으로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우리의 분노일 겁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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