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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말아야 할 것...
게시물ID : sisa_8259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장호준
추천 : 1
조회수 : 37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2/28 14:50:48

어쩌다 말을 하는, 그것도 교회라는 공간에서 말을 하는 것으로 밥벌이로 하는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 덕에 매주 흔히 말하는 설교를 합니다.

목사가 된 것이 1988년이고, 1986년부터 전도사라는 이름표를 달고 설교를 매주 해 댔으니 족히 30년 동안 설교를 했습니다. 물론 그중 6년은 선교사라는 이름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을 떠돌아다니며 설교라는 것을 했으니... 대충 수요일 설교에, 금요일 설교, 게다가 새벽기도회 설교까지 합하면... 솔직히 내가 설교라는 것을 몇 번 했는지 계산이 안 되기는 하지만 대략 일요일만 세어도 천오백번은 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솔직한 내 심정은 설교라는 것이 참 하기 싫습니다. 싫은 이유는 워낙 내가 사람들을 앞에 서는 것을 불편해 하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그와 더불어 내가 바른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불안과 함께 정작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30년 전 설교를 할 때는 합리적인 설교를 하고자 했었습니다. 모두가 이해 할 수 있고 동의 할 수 있는 말, 그러다가 선교사 활동을 할 때부터는 아무래도 주관적인 설교를 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내가 옳다’라는 식의 설교 말입니다. 하지만 선교사 생활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는 보다 편안한 설교, 위안과 위로가 되는 설교를 했었습니다. 물론 위안과 위로를 받고 눈물이라도 찔끔 흘리면 헌금으로 이어지는 그런 설교였습니다. 1999년 미국으로 와서도 얼마간은 위안, 위로를 설교의 중앙에 놓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30년 내 설교 여정을 돌아보면 정작 내 설교에 기준이 있었는가 하는 아픔이 있습니다.

물론 설교가들은 거의 모두가 “설교의 중심은 하나님이다.”라고 말을 합니다만,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하나님은 과연 누구인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너무도 많은 설교들이 난무하기에 내 스스로 내 설교의 기준은 무엇인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해서 나는 내 설교의 중심을 ‘자유, 정의, 평등의 하나님’에 두고자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한 모든 사람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 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의지로서의 자유, 그 자유가 행사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행동으로서의 정의 그리고 그 정의로운 사회가 어떠한 권력이나 조건에 의해서라도 절대 제한해서도, 제한되어서도 안 되는 구조로서의 평등...

물론 사람은 자기 손가락에 박힌 가시가 다른 사람의 잘려 나간 손목 보다 더 아플 수밖에 없는 주관적인 존재라는 것은 부정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굳이 하나님의 이름을 근거로 하지 않더라도 ‘자유, 정의, 평등’ 이라는 전제를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면 ‘박근혜를 천사’라고 그리고 ‘손석희를 내란선동자’라고 지꺼리는 짓은 하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자유, 정의 그리고 평등’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세상인 것입니다.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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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오마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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