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사태의 한 축인 여성시대 측에서 입장을 내놓았다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만 계속 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사건이 어느쪽으로 진행되든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해명문이 아니라 입장표명문이니 만큼 지금부터 하게 될 이야기는 이에 대한 반박이나 특정 집단의 입장이 아니라
전 누구의 주장이 옳다 누가 사과해야 한다 이런 걸 판단할 생각은 없습니다.
양 쪽 모두에게 말하고 싶은 개인의 의견임을 먼저 분명히 밝혀둡니다.
양 쪽이라면서 왜 여기에다가 쓰냐면 뭐 이유는 간단합니다. 거기엔 못쓰니까요.
이야기를 진행하기 앞서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여시 역시 마찬가지 이듯 오늘의 유머는 단일 개체가 아닙니다. 개인의 집합체입니다.
하지만 여시에서 나온것 같은 입장표명문 같은 건 오유에서는 나올 수 없습니다. 나
온다 하더라도 그것은 일부 혹은 대부분을 대변할 수는 있어도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여시와 오유라는 커뮤니티의 기본적 속성의 차이점에 있습니다.
여시는 '차분한 20대 여성의 아름다운 공간'(원래 이거였나요? 잘 모르겠지만...)이라는 하나의 슬로건 아래에 모인 집단입니다.
하지만 오유는 오픈 커뮤니티, 즉 여시처럼 우선적으로 주어진 하나의 공동의 가치 아래 모인 집단이 아닙니다.
따라서 여시에서 그랬듯 내부 토의를 거쳐 그러한 입장을 낸다는건 상당히 힘듭니다.
그렇다고 운영자가 그러한 권한을 가진 것도 아니구요.
0. 첫머리에 '여성시대 회원들은'
표현으로 보아 여성시대는 개별로는 나서지 않고 대표 의견을 취합하여 대응하는 방식을 택한걸로 보아도 무방하겠죠.
해당 표현에 따라 입장문이 전체의 의견을 완벽하게 반영하지는 않더라도 전체를 대변함을
여성시대 회원 모두가 인정하고 발표주체인 개인 혹은 집단의 자신의 의견을 대변할 권리를
위임했다 간주하고 이어나가겠습니다.
1. 여론조작 의혹에 대하여
일단 입장문의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증거가 없으므로 맞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에 대한 표현에 동의합니다.
지난 대선 국정원의 여론조작 사태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국가기관의 정치적 개입 의심이라는
분명한 불법행위에 대한 의혹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밝혀낼 수단과 방법이 있었지만 만약에 여시측에서 조직적으로 그러한 시도를 한게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리고 좌표를 찍은 정황이 있다 하더라도 몇몇 아이피와 아이디에서 그러한 정황이 포착되더라도
이번 건에서는 그것을 실제로 여시측에서 실행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단, 방법은 마땅치 않습니다.
마치 지금 한창 일고있는 여권 인사들의 뇌물 의혹 입증과도 같습니다.
물적증거라는게 정확하게 나오는게 불가능해요. 뇌물받고 영수증 써주는 것도 아니고.
추천, 비공감 눌렀다고 "여시회원 **가 추천했습니다."이런 분명한 기록이 남는게 아니니까요.
그러니 오유 유저들도 글, 댓글에 대한 추천, 비공감을 통한 여론조작 건에 대해 무언가 증거를 기대하는 건 힘들다고 봅니다.
설령 그러한 글들의 작성자가 스스로 여시라고 밝혔어도 그 회원 스스로
양쪽의 회원정보를 '인증'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여시가 그랬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정황이 여시의 입장에 있는 글은 추천 이에 반하면 비공감 이렇게 나왔다는건 충분히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거기서도 무조건 이건 여시가 그런거다 아니면 누가그러겠냐 이렇게 주장하는 건 근거가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때문에 운영자가 링크 유입이라던가 익명 아이디, 아이피와 관련한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했구요.
아직까지의 조사 결과는 그러한 의혹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만한 유의미한 근거가 없다. 여기가지가 진실인겁니다.
의혹을 제기하는건 합당해 보이나 의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는 건 위험하다고 봅니다.
또한 입증 책임이 의혹 제기 당사자에 있음도 동의합니다. 헌데 그 책임이 '오늘의 유머'에 있는 건 아닙니다.
어째서 그 책임이 없는가는 전제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정확하게 따지면 의혹을 제기하고 그 의혹에 동의한 오늘의 유머 회원들에 있는겁니다.
입증 책임의 대상을 의혹 제기 당사자와 그에 동의한 유저들로 국한하여 지목하셔야지 '오늘의 유머'라고 지목하신건
그거야 말로 오늘의 유머 커뮤니티 전체에 책임을 지우고 여시 전체 대 오유 전체의 대립이라는 프레임을 스스로 씌워서 사태를 더 악화시켜
커뮤니티의 구성원 전체와 척을 지겠다는 걸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2. 최초 발단이 된 조작된 공지에 대한 사과
"근거없는 의심을 확신하며"라는 부분에 대하여서는 글쎄요 제가 본 바로는 일단 여시 측이 해명을 제시했듯이 나름의 근거는 제시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믿도끝도 없이 확신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보여지며 이부분에 대해서는 여시측에서도 재반박을 하여 자신들의 옳음을 주장하는게
마땅해 보입니다.
3. 통합된 의견, 제대로된 반박, 공식적인 피드백, 신중하고 진지한 태도
'통합된 의견, 공식적인 피드백'이라는건 전제에서 밝혔으니 번거롭게 두번 설명은 안하겠습니다.
'제대로된 반박, 신중하고 진지한 태도'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시측 해명에 대한 반 여시측의 반박 의견 모두가
확실한 근거를 갖고 있고 적절한 표현을 사용하였는가에 대해서는 모두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견 명백하고 확실한 근거로 제대로 된 반박 역시 존재합니다.
부적절한 표현과 무논리는 그것 대로 대응하고 제대로된 반박의견에는 마찬가지로 응해주어야 한다고 보입니다.
4. 근거의 출처에 대하여
사용하신 "무도갤, 나무위키등 본인출처도 아닌 신빙성 없는 근거"라는 표현은
근거의 신빙성은 출처에서 따지는 게 아니라 근거의 내용 자체에서
따져야 하지 않을까요. 간혹 논문쓸때 위키를 출처로 적으면 싸대기 맞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위키에 있는건 어디까지나 원 출처의 정보들을 위키 특유의 형식으로 취합하여 정리된 것일 뿐
무도갤, 나무위키가 무슨 전능한 능력이라도 있어서
사이트 내부에서 컨텐츠가 창조되는게 아닙니다. 실제로 논문쓸때 참조해야 하는 건 위키가 아니라 위키가 참조한 원문의 출처입니다.
또한 본인이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고 해서 신빙성이 없어지는 건 아니죠.
그럼 대학교수업은 교수 강사들이 아니라 해당 교재 저자들이 직접와서 하게요.
5. SLR과 관련하여
물타기... 아니죠. 전제에서 말씀드렸지만 커뮤니티는 구성원의 집합체입니다.
직접 보시면 아시겠지만 SLR유저 상당수가 이탈하여 다른 사이트로
유입되었습니다. 오유 역시 상당 수가 유입되었구요. 한두명 유입된 거 아닙니다.
대충 어림잡아도 입국신고한다는 글만 수백건은 가뿐히 넘어갑니다.
그 사람들 오유로 넘어갔다고 SLR내의 여시 소모임에 의한 피해가
사라지는 거 아닙니다. 이부분은 여시측 운영자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문도 올린 만큼
제가 판단할 여지도 없이 명백히 여시의 잘못이고 책임입니다.
그 사과문마저 자신들의 과거 공지로 진정성이 반박당하는 마당에 그에 대해서 더 할말은 없으시리라 봅니다.
하지만 빠졌어요. 제일 중요한거. 책임자에 대한 처분 재발방지 약속 및 대책 마련.
소모임 관련해서 어차피 형사처벌이 있을지도 모르니 일사부재리 원칙이라도 거론하고 싶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빠졌어요.
게다가 오유유저들이 SLR과 관련된 일에 사과를 요구한다라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고 요구했다는 근거를 제시하셔야죠. 당사자들 두고 제 3자가 왜 사과를 자기가 받겠다고 나서겠어요.
그들에게 "제대로 된"사과라는 의미라면 모를까
6. "연대합시다"
네 이건 선동이에요 하지만 이것 역시 오유 내의 주된 반응이라는 근거는 없어요.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느껴지지도 않구요.
사실 그렇게 선동 굳이 안해도 여론이 어떻다는 건 잘 아실겁니다.
주관 없이 여론에 휩쓸리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선동해서 여론이 형성된게 아니에요.
지금 여기 어디에 2차대전 나치 선전부 장관 괴벨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머리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이에요 다.
일부를 들어 대다수를 매도하는 오류는 피하는게 스스로의 억울함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도 옳다고 보입니다.
7. 요구사항에 대하여
1 - '공식적인' 이라는 부분만 해결될 수 있다면 전체적으로 동의합니다.
2 - 운영방침은 외부인이 논할 수 없다는 것 정도는 다들 알고 있고 간섭할 생각도 없을겁니다.
자정하라는 요구는 사실 오지랖인건 맞아요.
하지만 스스로의 자정이 없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여론은 이대로 굳어갈테며
여시가 자정이라는게 상당히 어려운 운영구조인건 본인들이 더 잘 알 겁니다.
하지만 공개개시판에 댓글 작성 요구는 논지에 벗어난 행동이라기보다 대화의 시도로 볼 수는 없는걸까요?
물론 무논리, 지나친 비하와 욕설, 일베의 분탕질이 염려되는건 이해합니다만
지금 여시는 사방이 철책으로 둘러싸인 철옹성을 보는 느낌이에요
보이는 것만 보여주는 것만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오해를 더 깊게 만들고
서로 허공에다 목소리 높여가며 주먹질하는 사태를 만드는 원인 중 하나라고 보입니다.
시스템적 문제 때문에 카페에서 직접 대화가 어렵다면 바깥이라는 표현도 우습지만 여시가 바깥으로 나와서 대화를 할 생각은
없습니까?
3 - 사건에 개입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
위에도 밝혔지만 조작에 대해서는 개입되었다 보기 힘들다고 저도 말씀드렸습니다. 입장문에서 말한 사건이
여론조작에 관한 건이라면 말이죠.
분명 그 건에 대해서는 지속적, 악질적 정보들은 정정되어야 마땅합니다만.
정말 모르시는 건가요 모르는척 하시는건가요
지금 여시가 받고 있는 의혹들이 단지 오유에서의 여론조작 의혹 뿐만이 아니라는거. SLR은 공식 입장으로 사과했으니 분명히
잘못이 있다고 스스로 인정한 부분입니다.
하나의 의혹을 벗는다고 다른 것들이 다 같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인정할건 인정하고 억울하고 당당하면 반박하고 설득하세요
틀어박혀 있지 말고.
결론지으며, 여시가 여러 의혹을 갖고 있고 명백히 잘못한 부분도 드러났으며
반 여시측도 원색적 비난과 지나친 비하표현이 적지않게 나온 건
사실입니다. 일단 이렇게 공식적 입장문이 나왔고 마지막에 분명 사실로 밝혀지는 잘못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책임지겠다는 말이 있는
만큼 양쪽 다 빠른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게 사태를 진정시키고 수습하는 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