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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제 부모님이 자랑스럽습니다.
게시물ID : boast_82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넬-백색왜성
추천 : 2
조회수 : 27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2/01 04:29:24
제 부모님은 80년대, 경북대학교에서 운동권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가난한 집안에서 장학금을 받기 위하여 경북대학교에 들어가셨고, 아버지는 재수하셨지만 의대생이셨죠.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머니는 4년동안 장학금을 받으시고 부모님의 도움 없이 아르바이트로 1년 반 동안 혼자 자취할 자금을 모으십니다.
어머니께서는 1년 반 내로 취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으셨지요.
기적같이, 1년 반 되는 달에 어머니께서는 여자로서는 들어가기가 힘들, 지방 신문사 편집자 자리로 들어가십니다.
어머니께서는 악착같이 돈을 모으십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친구 커플에 의해 만나시게 됩니다.
아버지께서는 만난지 겨우 반년만에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덜컥 프로포즈를 합니다.
그 때 아버지는 돈 없는 레지던트.
운동권 출신으로서 유독 자립성, 주체의식이 강하셨던 어머니께서는 정말 악착같이 돈을 모으십니다.
어머니께서는 이 때까지 모은 돈을 다 털어 결혼식장, 신혼여행, 그리고 아파트까지 마련합니다.
아버지께서는 혼수 정도만 마련하시게 되었지요.
시간이 흐릅니다.
제가 태어났습니다.
저는 지금은 비교적 얌전하지만, 어릴 때는 정말 날뛰었고, 어머니께서 힘드셨답니다.
1년이 더 지나갑니다.
남동생이 태어납니다. 얌전해서 부모님 속을 덜 썩였다고 합니다.
제가 세 살 되던 때에, 어머니께서는 직장을 그만두십니다.
육아와 직장 모두 하기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그 시절, 아버지는 의사가 되기 위한 길로, 또 혼자 타지에서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주말에만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어머니께는 고난의 시기였지요.
남편은 주말에만 얼굴을 볼 수 있고, 첫째 아들은 천방지축에, 둘째도 아직 너무 어렸지요.
그리고 얼마 후, 3년 동안 영덕에서 군 대체 복무를 한 후,
아버지는 대구로 돌아오셔서 취직을 합니다.

많은 시간이 또 흐릅니다.
현재 아버지는 성공한 의사이십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때의 의지는 남아서 이주노동자 무료 치료 센터 등에서도 활발히 봉사활동을 하시고 계십니다.
그렇지만, 그 뒤에는 제 어머니께서 계셨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아버지 뒤에서 묵묵히 뒷바라지를 하시며 말입니다.
두 분 모두, 저에겐 자랑스러운 부모님이십니다.

이따금씩은, 이런 과분한 부모님께 너무 부족한 자식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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