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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의 가치에 대해서
게시물ID : readers_82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힐링텐트
추천 : 7
조회수 : 610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3/07/16 17:40:46
어제 아래 애스터리스크님의 글에 댓글을 달다
문득 자기계발서의 가치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절대로 애스터리스크님을 비판하려는 의도는 전혀없구요.
또한 그런 책을 읽고자 하는 분들에 대한 비난이 아님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자기계발서로서 하나의 신드롬을 일으켰던 
최초의 책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이 나온 이후에 유사한 제목을 달고 나온 책도 꽤 여럿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요.

저도 그 시절에 코비의 책을 아버지께서 사주신 덕에 접하게 되었지요.
근데, 저는 왠지 그 책의 머릿말 다음을 넘어가지 못하겠더군요.
그래도 아버지께서 사주신 뜻을 알고자 꾸역꾸역 책장을 넘기긴 했는데,
책을 덮은 다음에도 내가 읽은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이 책이 말하고 싶은 바가 무엇인지를 전혀 모르겠더라구요.

철없을 시절에 읽은 책이라 그런건지
그래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란거야 하는 
쓸데 없는 반발심도 들었었구요.

얼마전에는 티비에 나왔던 어떤 강사가
고전을 읽는 것이 겉멋이 들어 그러는 것이며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책은 자기계발서라는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지요.

저도 그 발언을 보고 그게 무슨 말같지 않은 소린가 싶고
나름대로 자기계발서를 배격하고 고전을 읽었던 소신에 상처를 입은듯하여
분한 마음에 지인들을 만나면 격하게 그 강사를 비난하기도 했지요.

학창시절에 우리는 교과서에 실린 시 한 편을 이해하기 위해
그 시를 해부해 놓다시피 설명해 놓은 참고서를 볼 수 밖에 없었죠.
물론 탁월한 안목으로 시를 읽으며 시의 주제와 비유 또는 상징하는 바를
즉각즉각 받아 들였던 친구들이 없진 않았지만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참고서에 나와 있는
주제, 소재, 비유, 상징 등등의 해설을 봐야만 하는 부류였지요.

물론, 이것은 시험을 치르기 위해 시를 이해해야 했던
우리들의 어두운 기억의 단편일 수도 있을테죠.

자기계발서 얘기로 돌아와서

우리가 고전이나 당대의 명저를 읽는 이유는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을 기르고 
세계를 이해하는 주체적인 사고를 하기 위함이 기본이겠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고전의 글귀를 가슴속에 품고
현실의 삶 속에 녹여내어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에는
안타깝게도 매우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지요.

왜냐하면 우리는 거의 모두가 착창시절 참고서를 봐야했던
그런 정도의 평범한 사람들이니까요.

물론 나이가 들며 경험이 쌓이고
자신이 주도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은
과거에 비할 바 없이 발전했겠지만
그래도 고전을 읽어 구절구절 명쾌한 이해를 갖을
그런 똑똑한 독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몇 년 전, 도올 선생의 강의를 보다보니 선생이 하는 말씀이
벎었을 때는 칸트가 뭔 소릴 하는지 도무지 몰랐었는데
이제 이 나이가 되어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가더라는 겁니다.
세계적인 석학조차도 이럴진대

우리가 책을 읽는 행위를 통해서 가질 수 있는 가치 중에 하나는
올바른 가치관를 가지는 일이라고 전술하였지요.

하지만, 지금과 같이 삶 자체가 어렵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 일차 목표가 되어 버린
이러한 세상에서 우리가 독서를 통해 구할 수 있는 가치는
올바른 가치관이라기 보다 적합한 가치관이라 할 수도 있겠군요.

단어 하나를 바꾸었을 뿐인데 
이 단어를 쓰고 나니 과연 고전을 읽어서 
당대에 활용할 적합한 가치관을 
내 스스로 도출해 낼 능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아주 조금은 자기계발서
정말 올바르게 쓰여진 자기계발서의 가치가 무엇인지
이해가 가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자기계발서를 거의 읽지 않은 탓이겠지요.

자기계발서의 범위를 조금 넓혀 본다면
우리가 토익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읽는 수험서들도
자기계발서의 일종이 아닐까 싶네요.

요컨대,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세우기 위한 것에
고전 독서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당대 세계와 소통하고 자신의 외적 가치를 고양하기 위한 것에
자기계발서를 읽는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글을 쓰고 보니 논리도 형편없고
단어도 뒤죽박죽

뭐 대략 그렇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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