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4 8화에서 제이미와 티리온의 대화중 '오슨 라니스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장면에서 떠오르는게 있어서 장황하게 쓰려 했는데 상태가 메롱이라 그냥 짧게 제 생각을 쓰려구요.
티리온이 오슨을 통해서 바라본 것은 정교한 기계장치와 같은 인간의 내부였을겁니다.
머리에 손상을 입어 사람을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하는 무언가에 손상을 입고 난 뒤
어린 오슨 라니스터는 매일 돌로 벌레를 내리쳤습니다.
지치지도 않고 그 행동만을 노새에게 차여 죽기 전 까지 계속했죠.
일상적으로 자각 할 기회가 없었던 우리의 몸과 마음에 존재하는
그저 돌고 돌고 또 도는 시계 태엽과 같은 것들이 껍질이 깨어지고 외부로 드러난 것입니다.
티리온에게는 그것이 모르는 책의 언어였고, 도무지 이해 할 수 없었으나 이해해야만 하는 무언가로 다가옵니다.
다른 이들이 일상적이거나 위대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에게 주어진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 할 만큼
질릴줄 모르고 오슨을 바라보지요.
인간의 몸, 의식의 내부와 그 기초적 작동원리를 파악하고 그 사실을 확장 해 나가다 보면 도달하게 되는 끝이 있습니다.
존재, 인간의 숙명, 그리고 역사 입니다.
아마 티리온은 그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결론의 일부에 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등장인물중 그 사실을 가장 먼저, 가장 깊이 있게 깨달은 것은 페티르 라고 생각하지만요.
얼음과 불의 노래는 존재, 숙명, 역사를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짧은 토막 이야기였으나 작품 전체의 본질을 관통할 수 있는 상당히 재미있는 메타포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