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reddit] 베어 트레일 폭포
게시물ID : panic_827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12
조회수 : 4283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08/21 02:08:27
 
 
 
나로 말하자면 지금은 버몬트에서 살고 있는 나이많은 구두쇠지만 원래는 테네시 동부에 있는 스모키 산맥 지역에서 자랐다.
아내였던 조앤은 얼마 전에 먼저 갔다. 그래도 호상이었다.
팔십까지 살았으면 살만큼은 살았으니까.
아마도 아내는 우리 고향이 과잉성장과 버려진 빌딩으로 가득한 곳이라고 기억했겠지만 그래도 한 번 다시 가보기로 했다.
 
"잭슨 씨. 도보 여행을 하시기엔 이제 너무 나이가 많으세요.
물론 연세가 좀 있으셔도 운전도 하시고 장기도 두시고 하루에 4키로 정도는 걸어다니실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높은 산을 등반할 수 있지는 않아요.
잭슨 씨 나이의 절반도 안되는 사냥꾼들도 사라지는 곳이라구요." 
 
별 소리를 다 들었어도 내가 베어 트레일 폭포로 향하는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교역소 마을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 살았었다.
꽤 외진 지역이었기 때문에 어린 시절을 꽤나 외롭게 보냈다.
이곳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네다섯 명 정도의 친구들과 스무명 남짓한 지인이 전부였다.
베어 트레일 폭포 주변 사는 아이들이 별로 없어서 만나는 친구마다 절친이 됐다.
 
옛 시절을 돌이켜보니 나에게 딱 세 명의 친구가 있었다.
조니 리우드는 첫번째 절친이었다. 동네 수영장에서 자주 만나며 친하게 지냈었다.
딱 한가지 나를 잭슨이 아닌 잭이라고 부르는 점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 조니가 베어 트레일 폭포 주변에 있는 길을 따라 다니다가 길을 잃은 적이 있다.
아마도 그 때 오래 버티는 정신력을 배웠지 싶다. 
좋든 싫든 어린 나이에 가장 친한 친구의 부재를 견디다 보면 사람이 강해지니까.
 
샘 비커스는 그 다음에 친해진 친구다.
서로의 눈을 보고 있지 않아도 항상 그 누구보다 더 나를 웃게 해줬다.
샘네 아버지께서 녹스빌에 있는 공장에 취직을 하셔서 가족이 전부 이사를 갔다.
 
마지막으로 가장 친했던 친구는 남자아이가 아니라 조앤이라는 아주 사랑스러운 여자아이였다. 
내가 13살에 조앤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조앤은 19살이 되서야 나를 같은 시선으로 바라봐줬다.  
 
나는 조앤을 정말 사랑했다.
베어 트레일 폭포로 향하는 길은 마치 그녀에게 다시 빠져드는 느낌과 비슷했다.
우리가 살았던 낡은 오두막도 가보고, 자주 가던 산등성이도 올라가봤다.
마지막 날에는 조앤이 나에게 사랑한다고 처음 말해줬던 산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너무 아름다웠다.
산을 내려오다가 길이 굽어지는 지점에서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낮고 깊은 으르렁 소리가 들려왔는데 모퉁이를 돌자 커다란 곰이 사슴을 뜯어먹고 있었다.
 
내 눈으로 포식자와 먹잇감을 보다니.
근데 사슴은 아닌거 같았다.
죽은 사냥꾼이었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검은곰이 아니라 좀 더 작고 연약해 보였다.
내 쪽을 흘낏 보더니 사슴을 먹다 말고 삼각건을 얼굴에 두르고 있는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
길게 숨을 들어마시더니....
한 아이가 나를 향해 웃는다.
 
"야 잭! 오랜만이다!"
 
 
 
 
 
 
출처 Bear Trail Falls (by bill_or_george)
https://redd.it/3hosan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