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지인들이 모였다. 오가던 정겨운 얘기속에 오른편에 앉았던 아내가 불쑥 가장 연장자의 이야기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게 아니죠...그건 그런게 아니고...." 모두가 간과하고 있었던 점을 날카롭게 지적했고, 모두들 아내의 말에 공감을 했다. 하지만 가장 연장자된 그 분은 순간 당황하시면서 그분의 말씀에 대한 뜻을 꺽지 않으시면서 사태는 심각하게 흘러갔다. "아니~ 그건 여기서 내가 하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야. 결국에는 이게 중요한 거지~" 열변을 토하는 그분의 말씀은 조금씩 떨려져 갔고, 이내 아내또한 흥분하게 되었다. 급기야 그 분의 말을 끊으며 서로의 대화가 오고 갔고 주위의 사람들은 조금씩 어색한 분위기로 빠져 들었다. 나는 아내의 다리를 찌르면서 이야기를 제지했다. 한사람이 말을 끊자, 그 분도 멋적게 웃으시며 서로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아내의 사과가 있었고 그분 또한 당신의 생각이 짧았다는 대답으로 다시금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 분명 아내의 말이 논리적이고 타당했음에도 연장자에게 도전되며, 그분의 위상을 실추시킬 만한 이야기였기에 조심했어야만 했다. 당위성이 있으나 하지 않는 게 더 좋은 말. 상대를 배려하는 대화. 듣는이의 얼굴과 말의 떨림과 손발을 보면서, 또 제 3자들의 반응으로 보면서 대화해야 하는 이러한 대화의 기법. 우리네 아이들은 이런 것들을 모른채 챗팅에 익숙해 대화를 배운다. 자신의 타당성, 논리만이 중요한 대화. 상대의 입장과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대화. 주장하고 우기고 듣지않으면 이기는 대화를 배우고 있다. 4살난 우리 딸도 얼마 알지 못하는 단어로 자신의 주장을 말하고 우기는 것을 보면 이런 세대의 문화는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얼굴을 대면하여도 "선생님 싫어요! 왜 해요? 왜요? 돈만 받으면 그만이잖아요, 갈래요!!" "철수샘~!" - 당당히 선생님 이름을 부르는 아이들... 그들이 장성해서 그들이 보게될 그들의 아이들은... 다음 다음세대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내가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어른인 우리들이 컴퓨터 문화를 잘 만드는 수 밖에 없다. 밑도 끝도 없는 비판이 아닌 이해와 배려가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수 밖에 없다. 불가능한 이야기일까? 하지만 해답은 우리에게 있다. . . . . . . . . . . . . . 컴퓨터를 부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