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스르륵에 가입했던 자게이였고, 오유에는 2013년에 가입했습니다.
자주가는 커뮤니티 2개가 퓨전되고 있는 현장을 목도 중인게 요즘입니다.
자게에서 보던 닉들이 오유에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제가 혼란스러운 이유는 그동안 봐왔던 자게이들이 오유에서 활동하는 모습의 괴리감 때문 입니다.
카메라는 장롱속에 넣어두는 거 라던 양반들이, 오유에서는 자신들의 절예를 뿜어대고 있습니다.
그 비싼 카메라 사서 장롱속에 쳐박아 둘 정도로 쿨함이 자게이의 상징 같은 거 였는데, 그들도 결국엔 평범한 닝겐이었습니다.
지금 오유징어들이 보시는 자게이들의 사진들은 그들의 끊임없는 사진 공부와 노력 그리고 그 노력 중에 우연히 걸려든 순간의 결과물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발로 찍었니 뭐니 해도, 그들의 하드 디스크 심층부 까지 탈탈 털어서 가장 소중하게 간직했던 것들을 쏟아내고 있는 거라는거죠.
아마도 그런 사진을 찾기 위해 자게이들은 1시간 이상씩 자신들의 하드에 있는 사진들을 뷰어로 보면서 간택했을 겁니다.
혼란스럽습니다.
자게이가 사진이라니...
하긴...
자게에서 사진 올리면, 일단 까고 봅니다.
색감, 선예도, 리터칭, 감성핀 등등...
심지어는 남자가 찍었다고 까는 게 자게였으니까요.
지금 자게이들은 자신의 인생 샷을 꺼내들고 오유징어들의 환호를 받으며, 사진 인생 첫 희열을 느끼고 있는 걸 수도 있습니다.
간혹 인생샷이 엥꼬 난 어떤 자게이들은 장롱 속의 그것을 오랫만에 꺼내서, 먼지를 털어내고 새로운 희열을 느끼게 해 줄 피사체를 찾으러 가겠지만...
소득은 없을 거고, 그것은 다시 장롱속에 조용히 묻힐 겁니다.
원래 자게이란 그런거니까요.
개인적으로...
이번 혼란에서 유일한 수확은, 그동안 자게이들에 대한 미스테리 하나는 풀린 셈입니다.
그들도 어쨌든 카메라는 갖고 있었더군요.
ㄷㄷㄷ...
자게이면 자게이답게 오유에 정착합시다.
기가 찹니다.
자게이가 사진으로 사랑을 받다니...
ㄷㄷㄷㄷㄷㄷ...
적어도 제가 그동안 느낀 자게이란...
이런 이미지였는데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