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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 훔친거 저에요.
게시물ID : gomin_8278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pqY
추천 : 10
조회수 : 442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3/09/04 00:27:26
어머니 아버지

옛날에 어머니 지갑에서 3만원 없어져서 두분 엄청 싸우셨었다고 들었어요.

남들 듣고 웃길진 몰라도

그 3만원 그 때 집 사정에 비하면 싸울정도로 큰 돈이 였었다고 생각해요.

알바로 하루이틀 대학교 다니고 하는것도 쉽지가 않았던 때에

마침 면접을 보러 서울을 가야하는데 차비가 없드라고요.

아픈 아버지를 위해서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시는 어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건 얼른 돈 버는 길뿐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그 돈 그때 제가 가지고 간거에요.

그 돈으로 차비하고 친구집 여기저기 몇일 자고 첫월급으로 들어간 두평남짓 자그마한 고시원에서 시작한

서울 생활이 오늘로 딱 7년 됐네요.

곧 있으면 입사 7년이라고 동기가 말해주드라고요. 

아들은 잘 살고 있어요. 그때 살던 두평짜리 방도 이젠 열배가 되고 

나이도 이제 서른 중반을 향해 가네요.

지금이야 그 깟 3만원 

누구랑 밥 먹고 술 먹고 할때 쉽게 쓰는 돈이 되어 버렸지만

희한하게 말을 못하겠드라구요. ㅎㅎ

너무 많이 늦었지만

정말 죄송했어요.


3만원

몇십배 몇백배 몇천배로 갚으면서 살아갈께요.

부디 오래오래 건강히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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