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버지
옛날에 어머니 지갑에서 3만원 없어져서 두분 엄청 싸우셨었다고 들었어요.
남들 듣고 웃길진 몰라도
그 3만원 그 때 집 사정에 비하면 싸울정도로 큰 돈이 였었다고 생각해요.
알바로 하루이틀 대학교 다니고 하는것도 쉽지가 않았던 때에
마침 면접을 보러 서울을 가야하는데 차비가 없드라고요.
아픈 아버지를 위해서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시는 어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건 얼른 돈 버는 길뿐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그 돈 그때 제가 가지고 간거에요.
그 돈으로 차비하고 친구집 여기저기 몇일 자고 첫월급으로 들어간 두평남짓 자그마한 고시원에서 시작한
서울 생활이 오늘로 딱 7년 됐네요.
곧 있으면 입사 7년이라고 동기가 말해주드라고요.
아들은 잘 살고 있어요. 그때 살던 두평짜리 방도 이젠 열배가 되고
나이도 이제 서른 중반을 향해 가네요.
지금이야 그 깟 3만원
누구랑 밥 먹고 술 먹고 할때 쉽게 쓰는 돈이 되어 버렸지만
희한하게 말을 못하겠드라구요. ㅎㅎ
너무 많이 늦었지만
정말 죄송했어요.
3만원
몇십배 몇백배 몇천배로 갚으면서 살아갈께요.
부디 오래오래 건강히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