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난생 처음으로 홍대란 곳을 가봤습니다.

어둑 어둑한 저녁이였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골목 골목에 사람들이 가득해서 바닥은 안보이고 인파가 물결처럼 꿀렁 꿀렁하고 움직이더군요.

이런 저런 가게도 구경하고 인파도 구경하고 한참 신기해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파 사이에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는 큰, 긴머리 여성분이였습니다.

딱히 바라본건 아니고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보다가 다른 분보다 머리 하나 정도 커서 툭 튀어나와 계시니 눈이 잠시 그분에게 멈췄지요.

그 분은 정면을 보고 걷고 계셨고, 가게 앞에서서 진열된 상품을 구경하던 저는 그 분과 대각선 방향에 서 있었습니다.

그분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분은 눈동자는 정면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눈을 돌리지 않고 저는 사선에서 그분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찌된건지 그분과 눈이 마주친 기분이 들었습니다.

눈을 마주치지 않았는데 서로 정확히 눈을 바라볼때의 그 기분이 드는 것입니다.

순간 소름이 돋으면서 머리속과 뱃속이 싸아하게 식는 느낌이 들더군요. 2,3초 정도 그 상태로 이상한 눈맞춤을 하며 굳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뭐가 뭔지 모르는 와중에서도 그분을 피해 다른 골목으로 재빨리 도망쳤습니다. 눈에 띄고 싶지 않아서 뛰진 않고 종종 걷는 정도로요.

무사히 도망(?)치고 그 뒤로 아무일도 없었지만 몹시 괴상하고 소름돋는 경험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