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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회씨 칼럼을 읽고(좀 길어서 따로 올립니다)
게시물ID : soccer_828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슈퍼물개
추천 : 4/11
조회수 : 663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3/09/26 16:28:35
성남 일화의 문제에 이영표 선수까지 끌어들이는 건 논리적 비약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까놓고 봐도 성남시가 성남 일화를 포기하는건 일단은 돈이 문제입니다. 성남 일화가 자기 돈 들여서 클럽하우스까지 짓겠다는걸 성남시가 기독교계의 반대를 표면적인 사유로 내놓다 보니 기독교가 원흉인 것 마냥 생각하게 되기도 하는데요. 진짜 사실은 그게 아니죠. 

성남 일화가 시민구단으로 재편되면 사실상 모든 것이 다시 태어나는 구단이 됩니다. 그런 구단을 두고 여전히 통일교의 색채를 비난하는 기독교 단체가 있을까요? 시민구단으로 바뀌면 성남시 이재명 시장이 구단주가 될텐데요? 

현재 프로 축구가 처한 현실이 좀 그렇게 암울합니다. 실제로 지자체장이 구단주로 앉아 있는 시민구단을 제외하고 기업이 운영하는 팀들은 지자체와의 갈등이 벌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대표적인 경우로는 수원 삼성이 있죠. 정치적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야구장은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수원 삼성으로 부터는 여전히 비싼 구장 사용료 다 받고 정작 수원 삼성에게는 구장 마케팅 사용권 대부분을 불허하고 있죠.(구장 내에 편의점 조차도 구단에서 운영못하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성남 일화 역시 그동안 성남시와 무수히 갈등을 빚어왔다는건 축구팬들 사이에선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클럽 하우스 건설 문제도 그렇고 탄천 운동장 사용의 경우에도 시에서 구장 관리를 소홀히 해주는 것도 수차례 여론의 도마에 오른데다 그외에 지닌 문제점들도 많습니다. 
 
성남 일화의 경우 정말 충성도가 높은 서포터즈가 존재합니다만 그 숫자가 그리 크진 않죠. 즉 정치적인 계산법으로 안아 보려고 해도 무리수에 가까운거죠. 요즘 앞뒤 안보는 축구 칼럼리스트나 기자들은 성남 시민 구단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만 현실을 냉정하게 봤을땐 K리그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냥 안산으로 가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일단 말이 시민 구단이지 우리나라의 시민구단은 시민들 스스로가 소시오가 되어 운영하는 그런 형태가 아닙니다. 결국은 시민들 세금+십시일반으로 조금씩 긁어모으는 스폰서쉽으로 운영됩니다. 그렇다 해도 1년에 50억은 들어갑니다. 단순히 선수단 운영 비용만으로요. 그외에 축구협회에서 의무화하고 있는 유소년 클럽 운영에 구장 관리 비용등 까지 하면 시민 구단 즉 결국 지자체에서 감당해야 되는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게 되는거죠. 그래서 시민 구단이 있는 지자체들은 보통 자금력이 되는 이를 끌어들여 구단 사장이라는 명함을 주어 앉히거나 혹은 사회적 인맥이 넓은 이들 데려와 발로 스폰서를 유치하러 다니는게 일입니다. 때론 지자체장이 직접 나서서 빌러 다니기도 하죠. 대표적인 경우가 홍준표 경남지사였죠. 작년에 경남 FC는 최대 스폰서 기업이었던 STX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부도 상태였고 올해들어 홍준표 지사가 직접 스폰서 유치하러 뛰어 다녔더군요. 

즉 시민 구단을 하나 창단하려면 구단주가 되는 지자체장이 여러모로 각오해야되는 것이 많습니다. 잘 만하면 자신의 정치 인생에도 도움이 되지만 멋 모르고 대중주의에 부합해서 하다간 오히려 몇배로 마이너스가 되어 버립니다. 강원 FC 땜에 욕 바가지로 들어먹는 최문순 도지사가 대표적인 경우죠.
광주 시장도 한때 축구팬들한테 욕 바가지로 들어먹다가 결국 2부리그로 떨어지고 나서야 최근들어 구단이 나아갈 방향을 제대로 깨달은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내셔날리그에서 시민 구단으로 전환하고 2부리그에 뛰어들려다가 백지화 시킨 지자체들도 많습니다. 그들 지지체들 모두가 한결 같이 성남시처럼 빚더미에 앉아 있기도 하구요. 대표적인 경우로 김해 시청 (FC 김해)가 있습니다. 한때 내셔날 리그를 호령할 정도로 탄탄한 실력이 있는 팀이고 꽤나 괜찮은 종합 경기장도 있지만 시의 입장에서는 감당할 수가 없었죠.  

안산은 그래도 꾸준히 시민 구단 창단에 관심을 보이는 등 재정적 여유가 있는 지자체인데다 3만 5천석에 달하는 현대식 경기장도 있거든요. 물론 축구 전용구장은 아닙니다만 인접 교통도 편리하고 상암구장 처럼 헬스 스포츠 클럽, 대형마트, 예식장도 운영하고 있고 여름에는 바로 옆에 야외 수영장이 들어서고 최근에는 건너편에 오토 캠핑장도 들어서는 등 파생되는 흥행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70만이 넘는 인구에 대한 기대치도 있구요. 
http://old.soccer4u.co.kr/bbs/data/photo/wa5.gif

다만 안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했을 때 우려되는건 그동안 성남 일화가 운영해오던 유소년 클럽들의 미래가 아닌가 싶네요. 성남 일화는 그동안 유소년 클럽을 그나마 체계적으로 잘 운영해오던 팀에 속했습니다. 풍생중-풍생고에서 자체 생산한 유망주들을 꾸준히 배출해내고 있었거든요. 지금도 그대로 일텐데 아마 풍생고 감독도 성남 일화의 레전드 중 한명인 고정운 감독일겁니다. 

다행히 안산의 경우 할렐루야가 운영했던 초등부 유소년 클럽을 제외고하는 학원 축구팀도 없기 때문에 연고지 이전을 하더라도 유소년 팀들은 그대로 유지가 되지않을까 싶긴한데 그래도 지자체 예산으로 다른 동네 애들 키워주는걸 안산 시의회에서 달가워하진 않을 듯 싶군요. 

저는 유소년 클럽에 대한 우려만 해결된다면 시민구단 전환 후 안산시로 이전하는걸 찬성합니다. 물론 성남 일화가 그동안 쌓아온 역사와 업적은 안타깝긴 합니다만 팬들의 열정은 성남-안산 차로 1시간 거리에 식을 정도는 아닐거라고 봅니다. 

물론 안산시로 연고지 이전을 우려하는 축구계의 목소리 중에는 그런 점도 있습니다. 사실 안산시는 2부리그의 시민 구단을 정착 시키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예전부터 찍어놨던 곳이었기 때문이죠. 현재 축구계의 청사진 대로라면 가시권내에 2부리그에 2~3개 정도의 신생 구단이 더 필요하고 그중 적합한 곳이 안산이라고 예전부터 다들 이야기 했었죠. 그러나 양적인 팽창만큼이나 질적인 유지와 개선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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