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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입대한 동생에게
게시물ID : military_450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악몽의밤
추천 : 3
조회수 : 31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6/24 06:22:18
잘잤니? 
밤새 롤하고 이제 슬슬 자볼까 하는 시간에 일어나니 힘들지?, 아마 잠도 못잤을꺼야.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는 생각에 지쳐 잠들때쯤 옆에서 뒤척이는 소리, 코고는 소리 들에 또 다시 잠을 설쳤겠구나. 겨우겨우 눈을 감으니 어느새 아날로그한 시끄러운 나팔소리와 함께 빨간모자가 일어나라고 깨우겠지. 그래, 다 꿈일거라 생각했겠지만 그 낯선 곳과 낯선 환경이 이제 네가 싫으나 좋으나 있어야 할 곳이야.
어제 넌 어땟을까.
사회에서 가져온 물건을 집으로 보내질 호국이가 그려진 상자안에 넣었을 때, 이제 네 이름은 뺏긴 채 00 훈련병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 때, 착용감은 전혀없는 전투화의 신발끈을 묶을때.. 
집이 그립지? 그리고 왜 좀 더 가족들에게 사랑한다 말을 못해줬을까 라는 생각에 너무 보고싶을꺼야

군대도 사람 사는 곳이다.
국방부 시계는 그래도 돌아간다.

너무 뻔하지? 
네가 그 곳에서 느끼고있는 두려움과 걱정들
바깥에서 널 보내고 기다리는 사람들은 그걸 더 힘겹게 느낀다는걸 알아줬음 좋겠다. 
그러니 넌 더 당당하고 멋있게 잘 지내야겠지?

사실, 뭐 없어ㅋ 형 있을때도 연평도, 천안함 다 터졌는데 별일 없었잖아ㅎ.ㅎ 

지금 느끼는 혼자인 것 같은 그 기분을 네 옆에 한숨 푹푹쉬고 있을 동기들도 같이 느끼고 있어. 너만 가족생각에 눈물 고이고 그런거 아니니까 그냥 그대로 받아드려. 일생을 살며 가장 많이 가족들이 생각나고 보고싶던 때가 바로 지금일테니까..
시간지나면 가족생각보단.. 빨리 전역하고싶다 뿐일꺼야ㅎㅎ

형 말대로 친구들 연락처 다 적어간건 정말 도움많이될거다. 형도 그동안 나름대로 여자사진 긁어모아보마ㅋㅋ 그리고 편지에 세상돌아가는 소식 적어서 보내줄께. 나는 그때 티비도없고 신문도없고 해서 그런게 궁금하더라. 거기서 마이클잭슨 죽었다는 소식듣고 얼마나 놀랐던지ㅎ

오늘도 잘해보자
군가도 잘 따라해보고 복무신조도 잘 외워보고 도수체조도 열심히하고 밥도 남기지 말고 싹싹 잘 먹고 예? 쓰지말고 빨간모자한테 개기지말고ㅋㅋ

얼른 한달지나고 퇴소식때 보자
엄마는 이번이 두번째신데도 많이 걱정하고 울상이시더라. 창피하게 그니까 왜 들어가기전에 울고그러냐ㅋㅋ 형은 그래도 입소할 땐 당당히갔다!
ㅋㅋ 에휴-! 사랑한다 동생아^-^ - 못난형이


p.s - 올때 메로나 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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