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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의 무시는 사회에서의 왕따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게시물ID : military_451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씨풀
추천 : 6/4
조회수 : 775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6/24 15:41:44
혹시라도 생포되거나 사살되어 유서에 따돌림당했다는 이야기 나오면 바로 동정론이 일꺼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각종 커뮤니티 댓글이나 기사 댓글을 보니 그런 방향의 글들이 엄청나군요.. 게다가 추천수도 엄청나고..



저역시 군대를 다른사람보다 3~4년 늦게 들어갔기에 중대내에 저보다 나이많은 사람이 한명뿐이였고
운동역시 싫어하고, 사람들과 어울려서 노는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살도 꽤 찐편에, 운동신경 꽝이고, 체력도 좋지않으며 게다가 약간 둔하기까지했습니다.
그래서 순찰위주의 근무인 초병으로 생활하기엔 많이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중대들어온 이후에 몇주동안 선임들 이름이나 서열(군번)도 제대로 파악못해서 실수도하고
극초반에 뭣도 모르고 다른 소대 간부에게 큰 실수를 해서 곤욕을 치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 관심병사가 된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위의 모든 악조건을 상쇄할수 있는것이 사람에겐 있습니다. 누구나 할수 있는거죠.


군대에서 따돌림이 왜 생긴다고 생각하십니까? (전 애초에 군대에서 따돌림이란 표현보단 인정받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만..)
학창시절의 왕따처럼 이유없이 "와 쟤는 그냥 재수없어" "와 쟤는 잘난척만하네" 이딴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군대는 학교완 다릅니다. 좋든 싫든 2년을 살맞대고 살아야하는 곳입니다. 
이제막 성인이 된 사람이 가족이나 지인의 품에서 떠나서 생판 모르는 남들과 2년을 살아야하는 곳이죠.

군대에서 막 들어온 사람을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나와 짧게는 몇개월에서 길게는 2년을 같이 살아야하는 사람을요?
군대 들어오면 개인 신상에 대해서 선임이 궁금해하는건 몇가지 안됩니다.
여자친구 유무, 여동생이나 누나 유무, 고향, 입대전 하던일,
그 이외의 것들은 서로 특별히 친해지지 않는 이상은 물어보거나 말해주지도 않습니다.
학교에서처럼 개인신상을 이유로, 성적을 이유로, 외모를 이유로 까지 않습니다.
군대에서는 병사들 모두가 똑같습니다. 
몸뚱이 하나 가지고 이 미친공간에 강제로 쳐박혔다는 사실말입니다.


진짜 그 사람을 판단할수 있는 근거는 처음 들어온 순간부터 단 하나로 정해져있는 겁니다.
그어떤 선입견(스펙이나 뒷배경)도 없이 그 사람 자체만을 근거로 그 사람을 판단할수밖에없습니다.
제가 가졌던 고문관이 되기 딱 좋았던 모든 악조건과 이등병 초반에 저지른 모든 실수들을 커버 가능한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내가 힘들면 다른사람도 힘들다" 

군대에서 해야할 일은 정해져있습니다. 한사람이 비면 다른사람이 무조건 채워야하는 것이 군대입니다.
1인분의 역할을 해달라고 바라지도 않습니다. 사회에서 아무리 날고 잘나가던 이등병이더라도
갓들어왔으면 일병보다도 못한 효율을 보이는게 이등병입니다. 거짓말 같겠지만 사실입니다.
사회에선 쓰지도 않는 쓰레기 같은 도구들로 말도안되는 것들을 해야하는게 군대의 일이니까요.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치약으로 화장실 청소하고  바닥닦고  걸레빨고..?
훈련소와는 너무나도 다른 시설에 처음 막사에 들어서자마자 백지가 되는 머리속을 상병장이라고 모르겠습니까?
(실제로 전 처음 막사앞에 도착했을때, 왜 창고로가지?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실제로 훈련소에서 창고로 쓰던 건물과 똑같았으니까요.)
사회에서 대부분의 남자는 써본적도 없는 세탁기가 있고, 봉지라면을 끓여서 먹는게 아니라 컵라면처럼 해먹질 않나.
건빵에 우유를 타먹질 않나. 비누하나 주면서 세수하고 목욕하고 머리까지 감게될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한겨울밤에 야간근무후에 무조건 샤워해야한다면서 따뜻한 물도 안틀어줄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네. 이등병은 어버버 하는게 당연하고, 최소 일주일은 멘탈붕괴상태인것도 잘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하고자 하는 의지만 보여준다면 선임들은 그 성과에 대해서는 크게 뭐라 탓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짬밥되서도 후임보다 못하더라도 열심히하면 후임들도 알아줍니다. 
다만 자신이 좀 부끄러울 뿐이죠. 그럴땐 솔직히 말하면 되는겁니다. 와 오늘 너 덕분에 다들 쉽게 했네. 잘하네. 등등
후임도 선임이 좀 못하더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자신에게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자신이 한걸 잘봐주고 칭찬해주면 잘 따르기 마련이죠.



맨 처음 말한대로 전 진짜 여러 유형의 관심병사를 만났습니다.

1. 나이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후임(30살-중대장과 동갑)
2. 후임 소원수리로 타소대로 옮겨진 동기
3. 맞선임이였던 소심함의 극치와 소원수리긁기의 달인.
4. 나보다 군번 1년차이 나던 타소대 후임. 그 소대 선임 긁고 우리 소대로 들어옴.

물론 중대엔 저 사람들 말고도 많은 수의 관심병사가 있었지만, 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건 5명뿐이니..



1번의 유형은 단지 나이 많다는 이유로 관심병사가 된 케이스입니다. 
실제로 체력도 좋지 못해서 근무나 작업 가는걸 상당히 힘들어했고, 결국은 나중에 행정병으로 바뀌었죠.
하지만 그 누구도 저 병사를 탓하거나 뭐라 하지 않았습니다.
무려 다른 병사들과 크게는 10살 적게는 5살 이상 차이남에도 선임들에게 나이를 빌미로 대우받길 원하지도 않았고
반대로 후임들에겐 사교적이고, 그 나이에 맞는 행동으로 어린 동생들 살피듯이 잘 대해줬습니다.
게다가 체력적으로 너무나도 힘듦에도 불평불만같은건 하지도 않았으니까요.
오히려 다른 선임들이 너무나도 미안해해서 인원부족에도 불구하고 행정병 자리났을때 옮기는게 어떠냐고 권했을정도였습니다.
실제로 근무도 같이 나간적이 있는데, 단지 체력적인 한계만 있을뿐 그 어떤 후임보다도 열심히 하더군요. 
제가 겪어본 부사수중에 최고라고 말할순 없지만, 정말 인정할만큼 대단한 사람이란건 사실이죠.



2번의 유형은.. 군번이 같은 동기였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관심병사는 아니였습니다.
성격이 워낙 불같고 솔직히말하면 저와는 잘 맞는 스타일은 아니였죠.
몸은 아주 건장하고 얼굴은 매우 험악하며, 입은 아주 거칠었습니다. 
게다가 선후임의 선을 딱 긋고, 동기에겐 의리의리를 외치는 그런 사람.

후임이 생기자마자 여러 욕설들로 자잘한 소원수리에 긁혀서 관심병사까진 아니더라도 요주의대상이였죠.
근데 생긴것과 다르게 의외로 때리진 않더군요.  얘기해보면 자신도 어지간하면 선은 지킨다고 말하곤 했는데..
근데 또 웃긴게 후임들과 엄청 잘 놀긴 놉니다. -_-.. 어쩔때 보면 저보다 후임들이 더 잘 따르는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였죠. 

소대 동기들이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전 FM이면서 적절하게 풀어주고 이야기 들어주는 스타일이고, 
다른 동기는 아주 신명나게 뺀질대면서도 후임들과 재밌게 놀아줘서 인기있는 스타일(선임들은 싫어함ㅋㅋ)
또 다른 동기는 초강력 FM에 엄청나게 까탈스러운 사람이지만 화를 내지않고 혼자 삭히는 사람(의외로 선후임 다 이런 사람 눈치를 봄)
그리고 이 동기가 마지막 유형인데, 공포정치 스타일..

너 그러다 긁혀서 영창간다고 몇번 이야기 했지만, 그정도까진 안한다고..군기는 자기가 잡을테니 너흰 부담없이 얘들하고 해보라고 하더군요.
뭐 제가 생각하는 군기와는 좀 다른면이 있었지만 사람마다의 스타일이 다르니 인정했는데..
결국은 이등병한테 긁혀서 다른 소대로 가게됨..
전 아직도 군대에서의 올바른 군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 병사때문에 여전히 고민이 됩니다. 확실히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였으니까요.
다만 제 스타일은 아니라 제가 하진 않았을뿐. 대부분의 군대에선 이런 스타일이 잘 먹히겠죠.



3번의 경우가 좀 심각했습니다. 
전입온 순간부터 극도의 소심함과 아주 저질의 체력에 조금만 힘든일을 해도 바로 포기해버리고 마는 사람.
게다가 초반 중대장과의 상담에서 무슨말을 했는지 바로 관심병사가 되어버림.

힘든일과 작업에서 거의 대부분 열외를 받고, 그걸 당연하게 생각해서 더 심각한 케이스가 됐죠.
게다가 금방들통날 거짓말들로 많은 병사들에게 신뢰마저 잃고..

그나마 다행인건 소심해서인지는 몰라도 후임을 갈구거나 뭐라하지도 않아서 
후임들이 무시하거나 그러진 않았죠. 그냥 선임 대우만 해주고, 바라지는 않는 관계랄까..

그리고 맞선임이였기때문에 바로 밑후임이던 우리들이 우리보다 아래인 후임들이 그 선임을 무시하는 행동을 보면 
그냥 두질 않았습니다. 무조건 뭐라했죠. 선임을 그렇게 무시하면 너희들도 무시당할수 있단걸 알아야한다고..
어떤 이상한 선임이라도 절대 무시하지말라고 그럼 니 후임들은 그걸보고 니들을 더 따를꺼라고.

저역시 이 병사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오히려 절 갈구던 선임보다 이 선임이 더 스트레스였죠.
같이 해야하는 일을 저혼자 해야하는 경우도 많았고..그 선임의 아들군번이 우리 분대에 들어왔는데..
신병휴가때 A급군복 정비 자기가 해주기로 하고선 안해줘서 후줄근하게 나갈뻔한것도 전날 발견해서 밤새서 제가 하고..

그래도 딱히 자기가 선임이라고 뭐 강조하지도 않고 조용히 지내서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병장되니까..저에게 상담비슷하게 하는게..-_-..

후임들이 자기말 안듣는다고..

아..진짜 제 군생활 최대의 위기였죠.. 때릴뻔했습니다. 그동안 내가 그 병사 커버쳐줄라고 얼마나 노력해왔는데.. 
아무것도 하지않고 저딴말을 지껄인단 말인가..
그래서 참다참다 한마디 했었습니다. 제가 어지간해선 근무작업같은거 제외하곤 쓴소리 안하는데..

"선후임 계급때고 너보다 나이 많은 사람으로 얘기하는데.. 아무것도 하지않고 윗사람 대우를 바라는 것은 사치다. 
아랫사람에게 무언가를 해주란게 아니라.. 아랫사람이 스스로 윗사람으로 여기게 행동해야지 않겠는가?
사회에선 성과로 직위가 올라가기에 그 직위에 합당한 대우를 바라는것이 맞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군대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계급이 오르기에, 그 계급에 맞는 대우를 바라려면 그 계급에 걸맞는 행동을 보여라.
굳이 성과를 보이지 않더라도 걸맞는 행동만으로도 너는 후임들에게 인정받을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늦었고, 후임들이 대놓고 무시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서로 기분 나쁘지않으려고 피하는 것이니
그냥 지금처럼 어느정도 선임대우 받고, 편하게 있다가 전역하라고 말했죠..
어차피 지금도 소대일이나 분대일은 전부다 바로 밑후임인 우리가 책임지고 있으니 푹쉬다 전역하라고..


4번유형은 제가 말년에 맡게된 핵폭탄이였습니다.
타소대에서 거의 대부분의 선임을 소원수리로 싹다 긁어버리고 우리 소대로 옮겨온 핵폭탄이였죠..
당시 우리소대 분대장들은 모두가 나서서 반대했습니다.  아무리 우리 소대가 좀 평화로운 사상을 가진 소대라도 이건 좀 너무하지않냐..라구요..
그랬더니 중대장이 강제로 옮겨버렸죠..그나마 다행인건 다른분대가 인원부족이라 거기에 넣었다는 건데..

문제는.. 그 병사와 근무나가려는 사수가 아무도 없는겁니다.. -_-...
그래서 결국은 제가 자청해서 사수로 나갔습니다..(제가 근무일지를 짜고있었기때문에.. 차마 다른얘들에게 떠넘길수가 없더군요..)

이제 곧 상병이 될 그 병사의 태도는 정말 가관..
아무래도 제가 쌓아온 이미지가 있다보니 저에게 함부로 하진 못했지만, 
근무태도 불성실에 입만열면 나오는 불평불만들.. 게다가 시도때도없이 나오는 거짓말들과 자기자랑등등.

게다가 제가 사수중에 최고참이다보니.. 
그러지말라고해도 뒷근무 사수들이 근무투입을 하면 겁나게 빨리옵니다..
한 20분걸릴 거리를 10분만에 온다든지..

게다가 뒷근무 사수가 제 부사수인 그 병사보다도 짬밥이 안될때가 있었는데..
투입시간만 30분걸리는 거리에, 태양은 쨍쨍이고 투입로 자체가 그늘도없고 지속적인 오르막이라... 
제가 애초에 뒷근무 후임에게 말해서 절대 무리하지말고 나도 어차피 천천히 내려가면 작업투입늦게되니 
절대로 뛰거나해서 오지말라고 말해뒀었습니다..

근데 제 부사수였던 그 병사가..투입시간 30분정도 지나서 뒷근무 도착하니까 
앞근무 둘다 니 선임인데 되게 느긋하게 왔나보다? 라고 하면서 까기 시작.. -_-..
앞근무 선임이라고 빨리 가야하는건 지가 긁었던 거처럼 소원수리 대상일꺼라곤 생각을 안하는 겁니다.. 이놈은..
애초에 자신만 생각하는 놈인거죠..

그래서 그 일 이후로 전역전에 몸이나 만들겸해서 초 FM근무를 서기 시작했습니다.
투입할때도 철수할때도 앞근무자 후임이 너무 빨리온거 아니냐고 말할정도로..
그랬더니 며칠지나지않아서 이제 소대로 온지 한달도 안된놈이 자기도 사수하면 안되냐고 저한테 묻는겁니다..
(실제 근무는 앞서 지냈던 소대에서도 포기해서 카메라병으로 운용했었음..즉, 초소근무경험이 거의없음)

초병에게 사수란건 짬밥먹으면 자동으로 되는게 아닙니다.
최소한 부사수를 이끌만한 역량이 있고, 부사수에게 믿음을 줄수있으며
자신이 담당한 지역에 대해서는 눈감고도 파악가능할정도여야 합니다.
각 초소 앞 철책 너머의 지형들도 제대로 파악해야 어둠속에서도 최소한의 대비를 할수있죠.

그런데 이런거 하나도 모르고 그냥 근무초소로의 투입로와 근무하는 초소 겨우 몇개 경험해본놈이.. 이런소리를 하니..
심지어 상황시 자신이 해야할일과 가야할 진지나 초소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실제로 사수 하면서 부사수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들중 하나입니다. 
여기는 우리 분대는 아니지만 다른분대 분대장이 상황나면 여기 있을꺼다. 여기는 우리가 있을 초소에서 보일꺼다.
우린 여길 상황이 나면 이 투입로로 누구누구와 같이와서 여기서 나눠져서 저기로 간다 등등..
그리고 각 초소마다 통신기기도 다르고.. 암튼 숙지해야할것이 상당히 많습니다..


자신이 알아야할것.. 해야할것.. 그 어떤것도 하지않고
남들이 알아주기만바라고.. 해주기만 바라는 그런 병사..
제가 본 최악의 관심병사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병사가 소대로 들어오기전에 소대원들에게 말했습니다.
쓸데없이 분란일으키지말고 선임긁었다고 무시하지도 말고, 그냥 다른 사람들 대하듯이 잘 대하라구요..

근데 어느날 그 병사가 근무중에 그러더군요..
사람들이 자길 피하고 무시하는거 같다구요..

그래서 소대원들 붙잡고 이야기해봤습니다.. 
누구누구 어때? 잘 적응하는거 같아?

그럼 나오는 얘기는 다 같습니다..
그 병사보다 선임들은.. 해야할것 안하고, 실수해도 혹시나 잘못해서 긁힐까봐 뭐라하지도 못하고 몸조심하고 있고
그 병사보다 후임들은.. 안그래도 힘든데.. 옆에서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불평불만만 하니까 더 힘들어서 피하게 된다고..

그래서 후임들에게 혹시 무시하거나 그러는거 아니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하는말이.. 위에 설명한 그 병장도 선임대우 해주던 우리가 그럴꺼 같냐는 답변이였죠..

그렇습니다. 
맞아요 피한거는 맞습니다. 
하지만 무시하진 않았습니다. 아무리 짜증나는 불평불만이라도 다 들어주고, 이것저것 시켜도 호구처럼 다 해줬지요.

근데 돌아온건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인겁니다..
그 병사는 다른 병사들이 잘지내기위해 노력하는걸 스스로가 무시하고 있다는걸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른이들과 잘지내기 위해선 스스로도 노력해야하는것 또한 깨닫지 못했습니다.






여러분 군대는 사회생활과는 아주 다릅니다..

사회생활은 여러가지 능력과 성과로 그 직위가 오르기에 그에대한 합당한 대우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물론 비정상적인 경우도있죠..각종비리들..)

그러나 군대는 시간이 흐르면 자동으로 오르는 계급체제입니다.
물론 학교도 그렇지 않냐고 반문할수도 있을껍니다.
하지만 또 학교와도 다른게 학교와는 모든학년이 같이 짊어져야하는 책임의 무게가 다릅니다.
각 학년별로 각반별로 짊어질 책임은 있겠죠. 하지만 1학년과 2학년이 같이 짊어질 책임은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군대는 24시간을 모든 계급이 모여서 한지붕 한방에서 생활하는 겁니다.
모든 일의 책임은 모두가 같이 갖게 되는 거죠. 작업도, 근무도, 내무생활도 말입니다.

그러한 군대의 특수성을 생각하지 않은채 사회에서의 따돌림이나 왕따와 비교하는건 무리입니다.
모두가 짊어져야할 일들에서 살짝 발을 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병장은
갓들어온 이등병보다도 더 짐이 되는 존재입니다.

군대에서 병사들은 서로에게 큰 성과를 내는것을 원하는게 아닙니다.
그저 같이하고 있다는, 나혼자만 이러고 있는게 아니라는 느낌만 주면 됩니다.
특출나게 열심히 하란것도 아닙니다. 그저 남들 할때 같이 해주기만 하면됩니다.
같이 신나게 놀고 친분을 쌓자는 것도 아닙니다.
모두가 힘들때 같이 하길 바라는 겁니다.

오히려 성과를 바라고 큰 능력을 보이길 바라는건 간부들 밖에없습니다.
간부들은 무능한 병사를 싫어하지만
병사들은 무능해도 좋으니 같이할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겁니다.

전 아무리 병.신.같고 하는건 없고 바라기만 하는 짜증나는 사람일지라도
무시하지 말라고 후임들에게 알려줬습니다. 
오히려 무시하는것이 더 우리에겐 악영향이라고.
하지만 모든 부대가 그런건 아닙니다.
하다못해 다른 소대만 봐도 같이하지않고 바라는것만 많은 선임를 은근히 무시하는 후임들 많이 봐왔습니다.
우리 소대라면 답답해도 그러진 말라고 했겠지만..

모두가 짊어져야할 무게를 혼자만 빠진채 권리만 주장하는 선임을 무시하는 후임..
누가 탓할수 있겠습니까?




*** 위의 글은 사회에서 가끔 미친놈들이 떠들어대는 "왕따는 당하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라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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