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땅에 내려선 후, 바로 초보자의 가죽 장비 세트를 착용한 후, [세트 아이템을 착용 해 물리 방어력이 소폭 상승하셨습니다.]라는 알림창이 나타나자 마자 전속력으로 마을을 향해 달렸다.
왜냐고? 주변에 몬스터들이 득실대고 있었으니까.
다행히 선공은 아닌 듯 해보였지만, 선공 몬스터를 만날지도 모르는 노릇이였다. 죽기는 싫다.
3,4분 달렸을까? 나는 마을 정문에 도착했다.
"헉... 헉..."
나는 그 자리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마을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러자 갑자기 빛이 터져나오면서-
"... 뭐야 이 미친 상황은."
어떤 건물 안으로 이동 되었다. 난 분명히 마을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제길. 함정인가.
아무래도 이 곳은 전직소 같았다.
-튜토리얼 1단계 통과를 축하드립니다!
-최초로 튜토리얼 1단계를 통과 했으므로 특별 보상을 드립니다!
-레벨이 10으로 상승하셨습니다!
-칭호, [증명자]를 획득하셨습니다!
-[증명자의 팔찌]를 획득하셨습니다!
-특별 보상으로, 고성능 A.I가 [증명자의 팔찌]에 귀속됩니다!
뭐지. 이 미친 듯한 알림창은.
"어... 음... 일단... 칭호 확인. 증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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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자] 칭호 등급 : 상
이 세계에서 살아가려는 자가 그 첫 발을 내딛었다. 이 세계에서의 능력을 증명한 자, 축복이 있으라. 이 세계에서의 능력을 증명한 자를 막을 자는, 악한 자 밖에 없을 것이다.
칭호 효과 올 스텟 + 10 공격/방어력 + 100 모든 NPC와의 우호도가 처음부터 상으로 시작. 카오틱 상태가 아닐 시, 악 성향/카오틱을 제외하고 상처를 입히지 못 함.
페널티
2번째와 4번째 효과는 레벨이 20이 넘어 갈 시 사라짐. 레벨이 20이 넘어 갈 시 칭호 등급이 상에서 중으로 조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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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친. 뭔 칭호가 이따위로 사기야.
... 에휴. 길게 생각해봐야 머리만 아프지.
나는 칭호창을 닫고서 [증명자의 팔찌]라는 아이템을 확인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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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자의 팔찌] [에고][귀속][에픽]
[이 세상에 첫 발을 내딛은 자. 그 자격을 증명하라.] 이 세계에서의 능력을 증명 한 자에게 주어지는 팔찌다. 신의 축복이 스며들어있어 차고 있는 자의 능력을 소폭 상승시켜준다. 지혜가 매우 뛰어난 영혼이 담겨져 있다.
효과 올 스텟 + 10 상승 회피율 10% 상승 모든 저항력 20% 상승 저항력 : 마(魔) 30% 상승 지혜 + 20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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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나오지 않는다.
뭔 제한도 없는 팔찌가 에픽이냐. 미친. 밸런스 수정해야 하는거 아냐?
"하하... 미친..."
... 아. 몰라. 알게 뭐야.
나는 인벤토리에서 아쿠아마린이 멋들어지게 박혀있는 팔찌를 꺼내 장착했다.
-안녕하세요.
다행히 팔찌에 들어가 있는 영혼은 남자인듯 했다.
[어... 안녕?]
-흠, 당신이 제 주인인가요? 잘 부탁 드립니다. 제 이름은 위스너라고 합니다.
[어... 음... 나도 잘 부탁해.]
일단, 어... 전직 하러 가봐야 겠지?
역시, 마법사가 좋겠지. 지혜도 올랐겠다.
"그럼... 마법사 전직소가..."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 마법사 전직소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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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걸음을 옮기는 라키노 뒤의 유저들은 그를 보며 혀를 쯧쯧 차고 있었다.
"쯧쯧... 또 한 사람 미쳐가겠네..."
"... 인터넷 안 하나... 마법사 전직이 얼마나 쓰레기 같은데..."
마법사가 되기위해 힘차게 걸음을 옮기는 라키노를 보며, 유저들은 그의 무운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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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키노는 [마법사 전직소]라고 큰 글씨로 적힌, 왠지 낡아 보이는 간판 아래의 문으로 걸어들어갔다.
'안에 뭐가 있을까?'
라키노는 기대를 하며 마법사 전직소의 문을 열어 제꼈지만, 그 안에는 그저 원형의 마법진과 쪽지가 한 장 놓여있을 뿐이였다.
굉장히 실망한 라키노.
'그냥 다른 걸로 전직할까...'
하지만 라키노는 이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포기 할 수는 없지!"
라키노는 그렇게 외치며 기합을 넣고는, 마법진 한 가운데에 놓여져 있는 쪽지를 주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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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로 전직 하시려면, 마나를 보다 더 잘 느낄 수 있게 하는 마법진의 한 가운데 에서 가부좌 자세를 한 상태로, 단전 호흡을 하세요. 그리고 그 상태에서 마나를 느끼고 그것을 어떤 형태로 나타낼 시 마법사로 전직 됩니다. 마나를 못 느끼시고 나가시면 실패입니다. 단전 호흡을 하는 방법은 이 쪽지를 접었다 다시 펼치시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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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종이에 써진 글을 다 읽고 종이를 접었다 다시 펼쳤다.
그러자 단전호흡을 하는 방법이 자세하게 나왔다.
사실, 단전 호흡을 하는 방법을 알고 있긴 하지만, 꼭 봐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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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마나 연공법 - 단전 호흡
이방인들이 창시한 마나 연공법. 마나의 호응도를 극도로 높여준다.
상세효과 마나 호응도 영구적으로 1000% 상승 사용 중 마나를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음 사용 중 마나 회복 속도 300% 상승 사용 중 물리/마법 방어력이 60% 하락 [UNKNOWN : ERROR] [UNKNOWN : E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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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써도 괜찮은거겠지?"
[UNKNOWN : ERROR]가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해석해보면... 현재 내가 이 스킬의 효과를 확인 할 수 없다는 뜻인가?
"... 내가 이 효과를 사용 할 수 없는 상태라는 뜻인가..."
그럼 뭐, 상관 없겠네. 위험하진 않겠지.
나는 마법진 한 가운데에 앉아 가부좌를 틀고 단전 호흡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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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 호흡을 하고 있습니다. -마나가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입니다. -마나 회복 속도가 300% 상승합니다. -사용 중 물리/마법 방어력이 60% 하락합니다. [UNKNOWN : ERROR] [UNKNOWN : E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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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에 알림창이 뜬 것을 확인하고선 눈을 감고 조용히 단전 호흡에 집중했다.
10분. 20분. 30분.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하지만 마나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 버그?'
아니, 버그 일리가 없었다. 그저 마나를 느끼기가 극도로 어려울 뿐.
나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는 마나를 느끼기 위해 집중했다.
또 다시 몇 분이 흐르자, 내 심상세계에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마나는 무엇일까?'
마나. 판타지 소설에도, 게임 소설에도, 심지어 무협 소설에도(기)나오는 판타지적 요소.
하지만 난 그 요소에 대해서 한번도 깊게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 마나는... 뭐지?'
마나는 일반인에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직 마나를 느낄 수 있는 감각이 발달된 자에게만 그 고귀한 자태를 드러낸다.
하지만, 마나는 공기가 아니다. 마나에도 각각의 색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마나는 모여서 무엇이든간에 될 수 있다. 하지만 마나는 '철학자의 돌' 같은 물질이 아니다.
그렇다면 마나는 파동일까? 아니. 파동도 아니다. 만약 파동이라면, 고수들이 힘차게 뿜어내는 마나를 일반인이 느낄 수 없을 리가 없다. 그 정도로 센 파동이라면.
그렇다면, 정말 마나는 뭘까?
나의 기억을 되돌아보자.
그동안 읽었던 책에선 마나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진짜 마나의 본질이 아니였다.
마나는 기, 내공, 자연의 기운따위가 아니다...!
'... 마나는...'
마나는, 느껴지지 않으며, 극도로 순수한 어떤 것.
불의 마나는 모든 것을 녹이면서 불살라버리고, 물의 마나는 모두를 치유해주고 감싸주며, 흙의 마나는 그 자리에서 사람들을 굳건하게 지켜주고, 바람의 마나는 자유롭게 사람들 사이를 누비고 다닌다.
하지만, 그것들이 [정말로]마나의 본질, 그 자체일까? 아닐 것이다.
그때, 한가지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아니, 강타했다.
'마나는, 여백이다.'
여백은 아무것도 없는 순수 그 자체.
무엇이든 그려질 수 있으며,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여백은 아무것도 없는 순수, 무 그 자체 이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것이다.
'마나를 느끼기 위해선...'
먼저 주변의 분자 하나하나까지 모두, 전부 다 느낄 수 있어야 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집중을 하자, 정말로 공기 분자 하나하나가 다 느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어?
갑자기 모든 것이 명확하게 느껴졌다. 정말 분자 하나하나 까지 전부 다.
그리고,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 이상한[마나]를 느꼈다.
아니, 이건 이미 마나가 아니다. 그 본질이다.
이건... [無], 그 자체다.
그리고, 그 여백을 다루는 방법을 알았을 때.
나는 비로소 눈을 뜰 수 있었다.
내 앞에는 스크롤 바로 되어있는 [통합 알림창]이 떠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알림이 나온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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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등급 스킬, [P]심층안을 습득하셨습니다. 집중시 모든 것을 분자단위까지 세세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축하합니다!!! 마법사의 고대 직업군인, [역설의 마법사]로 전직 하셨습니다!
마법의 원래 원동력은 마나가 아닌, [무] 그 자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상당히 난이도가 높았기에, 이때 [역설의 마법사]들은 수가 극히 적었다.
하지만 패러독스들 중에서 누군가가 [마나]라는, 여백에 가깝지만 여백이 아닌 기운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하고, 사람들은 점차 [무] 대신 [마나]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 기운이 온 세상에 흩어졌다. 그리고 [역설의 마법사]가 만들어낸 [마나를 뿜어내는 물질]은 사라지지 않고 땅에, 바람에, 불에, 물에 동화되었다.
결국 사람들은 [마나]를 인위적인 것이 아닌, [대자연의 기운]등으로 생각하기 시작했고, 결국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직업인 [역설의 마법사]는 사라졌다.
그대는, [유]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방법을 깨우쳤다.
그 힘은 매우 강력하다. 그대가 그 힘을 부디 남용 하지 않기를 바라며...
-히든 직업 전직으로 인해 모든 스텟과 특수스텟이 10 상승합니다. 나중에 새로운 특수 스텟이 생겨도 적용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