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어내는 실력이 턱없이 부족한 관계로 제가 쓰는 글은 모두 실화입니다.
이 이야기는 제 어머님이 들려 주신 이야기입니다.
어제 이야기를 하나 올렸었는데, 탄력 받네요.
이번 이야기는 오해받지 않기를 바라며 ... ^^ go!
예지몽 같은 거 꾸는 경우 있잖아요.
저희 어머니도 그런 꿈을 아주 가끔 꾸십니다.
그래봐야 평생 꾸신 거 다 합해도 손에 꼽을 정도이지만 ...
그 시작은 외할머님이 돌아가셨을 때였다고 합니다.
돌아가시고 고향에서 장례를 치르는데 꿈에 어머님의 외할머니, 즉 저에게는 외증조할머님을 뵈었다고 합니다.
내용은 기억이 안 나고 외(증조)할머니가 꿈에 나왔다는 사실만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으셨다고요.
물론 외할머님이 돌아가셨을 당시 외(증조)할머님은 살아계셨고요.
저희 외할머님이 저도 태어나기 전, 50대의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거든요.
아무튼 그 장례식이 있은 후 십수년이 지난 후 외증조할머님이 돌아가시게 되었어요.
그래서 강릉까지 가서(강릉 분이세요.) 상을 치르는데, 또 꿈을 꾸셨죠.
꿈에 집안에 먼 아저씨가 보이더래요. 물론 당시 살아계셨고요.
이 아저씨가(제게는 할아버지뻘이죠.) 어릴 때부터 간질 증상이 있으셔서 평생 고생하셨는데,
어머님의 꿈에서는 갓까지 쓰고 참 멀끔하게 차려 입으시고는 외갓집 대청 마루에 서서 먼 하늘을 바라보고 계시더래요.
저 아저씨가 저렇게 번듯했었나 ... 하면서 보는데 하늘색 옥빛 도포 자락을 입고 계신 모습이 강하게 기억에 남으셨다고 ...
그리고 또 몇 년이 흐르고 그 아저씨가 돌아가신 거죠.
여기까지도 어머님은 꿈과 돌아가신 분의 순서를 연관짓지 못하셨어요.
그냥 꿈 따로 장례 따로 ... 그렇게 기억하고 계셨죠.
저도 주워 들은 것이고 염을 어떻게 진행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분이 간질때문에 딱히 장가도 못가시고 돌아가시게 되어
자손들 대신 저희 엄마와 이모님이 염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해요.
그런데 염을 하는 것을 처음부터 다 지켜본 것은 아니고, 다 끝난 후 확인만 하는 것으로 참가하셨나 보더라고요.
그래도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머님의 말대로라면 염이 끝난 후의 모습만 확인하셨어요.
그런데, 관 속 아저씨의 모습을 본 어머님이 사색이 되신게,
몇 년 전 꿈에서 본 모습 그대로 하늘색 옥빛 도포를 입고 계시더라고 ...
세상에 누가 수의를 옥빛으로 하냐고요.
그 옥빛 도포를 입히고 깨끗하게 염을 하고난 모습이 꿈에서 보았던 아저씨 모습 그대로였다고요.
그제서야 그 꿈이 생각나고, 그 전 꿈들이 차례대로 기억이 나셨다고 해요.
워낙에 꿈이 선명한 데다가 고향의 같은 집, 같은 방에서 꾼 꿈이고,
나의 엄마, 할머니의 장례에서 꾼 꿈이니 몇 년이 지났지만 기억이 나시더래요.
아마 평생 간질때문에 제대로 직장도 없이 평생을 부모와 형제들의 도움으로 살아야했던 것이 안됐다고 생각해서였는지
그 아저씨(제게는 족보상 먼 할아버지이지만)의 수의를 그렇게 번듯한 옥빛 도포로 꾸민 것같다고 하시면서도
무서우셨는지, 신기하셨는지 이후로도 제게 몇 번이나 말씀하셨어요.
그 꿈을 인식한 이후로는 더이상 그런 꿈을 꾸지 않으시고요.
끝이에요.
마무리가 이렇게 힘든 것이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