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삼성전자 제품 수리하러 직장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해야 하지 않겠나. 서비스 기사들이 파업을 하는데 삼성전자서비스 박삼범 사장도 우리를 나몰라 하니까 진짜 사장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러 왔다”
삼성전자서비스 기사 장모 씨는 서울 이태원로 27다길 주택가 길가에 주저앉아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38일째 전면파업중인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은 25일 이재용 부회장 자택으로 향하는 길목 곳곳에서 노사 갈등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이재용 부회장 자택을 둘러싸고 길목 곳곳에 병력을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신고 집회 장소이기 때문에 경찰병력 3개 중대(300여명)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길목이 막히자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러 왔는데 경찰이 집시법 위반이라며 우리를 범죄자 취급한다”고 항의하며 연좌농성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주택가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는 등 불심검문을 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비스 기사 장씨는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러 온 이유에 대해 “그동안 노사 교섭에 나왔던 경총은 바지사장의 허수아비이다. 삼성 측으로부터 수많은 비용을 받으면서 시간 때우기만 했다”며 “삼성의 경영권을 가진 진짜 사장을 만나야 노사 합의점을 찾아 사태가 해결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사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데, 폐업한 센터 노동자들은 모두 고용승계 되어야 한다. 고정급(기본급)도 늘어야 한다”며 “회사가 교섭안으로 기본급 최저임금 120만원을 내밀었다. 외근직 알바생보다도 적은 금액이다”고 회사를 비판했다.
다른 서비스 기사 윤모 씨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국산차는 찾아볼 수 없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는 고급 주택가에 와서 보니, 서비스 기사들의 요구가 얼마나 소박한지 거꾸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면파업을 한 지 1달이 넘었다. 염호석 열사 분회장의 시신, 유골을 탈취 당했다”며 “투쟁이 길어지면서 서비스 기사들의 소박한 요구를 쟁취해야 한다는 바람이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의 행동을 비판하는 발언도 잇따랐다. 서비스 기사 신모 씨는 “경찰은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러 가는 우리를 왜 막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공무 수행을 하는 경찰이 소속조차 한 번도 밝힌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신씨는 이어 “우리가 폭력을 행사는 하는 것도 아니고, 이재용 부회장 자택 담을 넘는 것도 아닌데, 경찰이 왜 이렇게 과민반응 하는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25일 서울 명동 일대 선전전, 청와대 앞 일인시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앞 노숙농성 등을 하며 노사 갈등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임단협 투쟁승리 민주노조 사수 염호석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삼성의 직접 사과 및 명예회복 △노조탄압 중단 및 노조인정 △위장 폐업 철회 및 고용보장 △월급제 생활임금 보장 및 임단협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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