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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독신주의자 였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7696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광마우스
추천 : 2
조회수 : 34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6/25 18:57:03
와이파이님을 처음만난건
옛 연인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괴로워 하던중(식음을 전폐하고 방안에만 박혀있었더랬죠...)
이러다 내가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항상(?) 이별을 할때마다 힘들었던건
연인이 떠나갔다는 사실보다
일상에서 느껴졌던 옛연인의 존재
습관이 되어버린 일상에서 찾아오는 공허함이 더 컷던것 같았습니다.
그 공허함을 매꾸기위해
누구라도 좋으니 내얘기좀
나랑 얘기좀 해주세요...라는 심정으로
두근*근 우체통이라는 어플을 누군지모를 상대방에게 날리기 시작했고
"아무도 말을 안걸어주나요~~?" 라는 말과함께
인연이 시작되었고
약 한달이 지났을 무렵
연인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인연에서 연인으로 하루하루 지내다보니
와이파이님께서는 지극히 평범하고 무난한 일상과 절실한 크리스천이었던 반면
저는 외형부터 특이하기 이를데 없었고(지금도 머리가 어깨를 넘어있다지요) 개신교 안티에 가까웠으며
문화활동은 영화만을 즐기시던 아와파이님과는 달리
저는 영화를 제외한 오페라, 미술전시, 락콘서트 등...
나와는 다른점이 많다 라는걸 하나씩 느끼게 되때즈음
이사람과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보다 라고 생각을 정리하다가 문득 이별을 하게될 상상을 해보게되었습니다.
이별을 통보하면 이사람이 딱 한마디 '오빠 밉다...'라고 말할것 같았고
상상만으로도 그게 너무 마음이 파오더라구요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와이파이님께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고 제가 너무 아파할까봐 그때문에 상상만으로도 아파왔다고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독신주의자 였던지라 단지 그 상황이 아파서 지금당장 말 할 수없다해서
착한사람이 되고자 그시간을 피하는건 너무 이기적이겠다 라는 생각을 가질때즈음
와이파이님 매직이 일주일가량 오지않았고
문득 불안한마음에
뭔가 촉이 오기에 테스터기 사서 검사해보라고 어전께 말씀드렸고
퇴근시간 무렵에 전화가와서 테스터기에 두줄이 나왔다고 임신인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더랬죠...

그 순간 독신주의자로 살겠다라는 생각과 이사람과의 이별을...이런 생각들은 온데간데없고
일순간의 망설임도없이 와이파이님께 애 낳자!! 결혼하자!!라고 말한뒤에 전화를 끊고
심호흡 크게 한번하고
아버지께 전화를 드려서
혹여 놀라실까 충격받으실까 하는 마음에
아버지께 놀라지 마시라고
둘째아들 장가가야 할것 같다고
여자친구가 임신했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버지께서...
"어~그래...밥은 먹었냐?" 라고 정말 아무렇지않게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전화를 끊고 어머니께도 전화를 드려서
말씀을 드렸더니...
"축하한다~아버지께는 말씀드렸고?" 라고 하시더라구요...;;
딴에는 충격받으실줄 알았는데...
너무 쿨하셔서 살짝 당황했더럈지요...

정말 빠르고 아무런 문제 없이 저희집 교통정리는 끝냈고
이제 예비 처가에가서 불꽃 싸다구 맞을일만 남았더랬지요...;;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마음같아선 퇴근하자마자 당장 달려가서 무릎꿇고 불꽃 따귀 맞고 일을 진행하고 싶었지만...
200km 떨어진 장거리연애 커플이었던지라
주말에 올라가서 후다닥 정리(?)를 해야겠다고 와이파이님께 전화를 드렸었습니다.
헌데 와이파이님께서는 조금 더 있다 얘기하자 하시더라구요.
장인어른께서 가부장적이고 권위의식이 좀 심하신 분인지라 얘기하는 그자리가 너무 힘들것 같다하시며
장모님께만 먼저 말씀드리겠노라고 하더라구요.

와이파이님께서 장모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신실한 기독교인 이신지라 낙태얘기는 안하셨지만
불같이 화를 내셨다더라구요;;
그때문에 와이파이님께서 많이 힘들어하셨다지요...ㅠㅠ

여튼 장모님과 와이파이님의 반대에의해서 장인어른께는 임신얘기는 빼놓은채 결혼허락을 받게되었고
혼지를 꽉채운 30대 초반이었던지라
어렵지않게 결혼 승낙을 받았습니다.

원래(?) 독신주의자였고 어찌되었던 임신을 해서 결혼을 할 수 밖에없었던 상황처럼 되었던지라
와이파이님께서 이사람이 단지 책임지기위해 결혼을 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면
가정에 충실한 가장이 되기위해
사랑받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 나름 열심히 노력은 하고있는데
그게 맘처럼 쉽지가 않더라구요;;;

가끔 오유나 다른 커뮤니티에서
여자친구가 임신을 했는데 어찌해야되나...
라는 고민글을 종종 보게되는데요
그분들께서 운이 없어서 임신이 된게 아니라
정말 운이 좋아서 임신이 된거라 말해주고 싶습니다.
인연에서 연인으로
연인에서 가족으로 갈수있게 그아이가 행운을 제공해준거니까요...

그리 길지않은 30대 중반의 인생중
가장 잘한일은 그때 일말의 망설임도없이 '애 낳자!!'라고 말한것 이고
앞으로도 그럴것 같습니다.

두어달 뒤면 와이파이님과 첫 인연을 맺은지
천일이 된다지요...
그저 잠시 곁에있었던 연이이었을지도 모를 두사람에게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제공해준...
엄마의 외꺼풀과 아빠의 보조개를 가진
세상에 둘도없는 예쁜 딸아이 사진올리고
퇴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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