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하기 전까지는 내 외모 그래도 그냥저냥 평타는 친다고 생각했고
주위에 예쁜 애들 널렸어도 와 예쁘네? 하고 별 신경 안 썼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됐을까?
화장 시작하기 전까지는 단언컨대 정말로 성형 생각 한 번도 한 적 없었다
콧대 낮고 안경도 쓸 때라 눈 겁나 작아보였지만 울 엄마 아빠가 만들어준 내 외모 창피하게 여긴 적 없었고
또 그래도 호감가는 외모라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자신감은 있었다
근데ㅋㅋ 나이가 몇인데 화장 안 하냐 식의 등쌀에 떠밀려 화장을 시작한 게 일 년 전
바뀐 거 하나도 없고 오히려 전보다 예뻐졌다는 소리만 듣고 사는데 항상 공허하고 메마르다
왜 저 여자는 저렇게 예쁘지? 나는 왜 이렇게 못생겼지?
주변에 예쁜 친구들한테 소위 말하는 열폭 같은 거... 티는 절대 안 내지만 가끔씩 하는 것도 창피해 죽겠다
내가 저 얼굴이었으면 내가 저렇게 예뻤으면 내가 저렇게 말랐으면 등등
전엔 화장 안 하고도 자연스럽게 나갔던 게 요새는 안경만 써도 눈치가 보이고 안 꾸미고 나간 날에는 거울도 제대로 못 본다 한심하게
뭐가 변했을까 사실 그때도 못생겼었고 지금도 다를게 없는데
어떻게 그때는 화장 풀로 한 친구들 틈바구니에 끼어서도 항상 당당할 수 있었지?
여자로서, 여자니까, 여자답게 이런 말들 전에는 비웃고 넘겼다
나는 치마 안 입어도, 피부가 안 뽀얘도, 스스로 당당하고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근데 요샌 자꾸 시선 의식하고 눈치보는 게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
대학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나 아님 화장인가 뭔가 ㅋㅋ
우울하고 피곤하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