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뭐야, 아직도 멀었어?」 나는 부인의 등을 소리쳤다. 여자들은 항상 이래서 문제다. 준비하는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 「좀 있으면 끝나요. 그렇게 서두를 것 없잖아요. …남자가 지긋한 맛이 있어야지! 여튼 꼭 보챈다니까!」 아내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급한 건 내 성격이니 어쩔 수 없다. 후, 그러고보니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연말연시를 맞아 세상은 어수선하다. 나는 양복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가면 아버님이랑 어머님 놀라시지는 않을라나」 「뭘, 곧 보게 될 손자 얼굴 보면 곧바로 싱글벙글 하실텐데」 나는 누워있는 어린 아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하긴. 당신은 준비 다 됐어요? 어머, 이거봐 이거봐」 「응, 왜?」 「당신, 여기, 여기」 아내가 내 목 근처를 가리켰다. 「어이쿠」 「당신도 참, 사람이 성격이 급한데다 덤벙덤벙 대기까지 하니 원! 자요!」 「하…참. 사랑해」 나의 말에 아내는 내 목덜미를 정돈하며 혼잣말처럼 중얼대었다. 「뭐야, 갑자기」 「좋잖아, 부부인걸」 아내는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수줍어하는 듯 했다. 「그래요… 저도 사랑해요 여보」 이렇게 부부사이에 사랑을 고백한 것도 도대체 몇 년만인가. 조금 부끄러웠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나는 부인의 손을 잡았다. 「그럼, 갈까」 「가요」 나는 발 밑의 받침대를 찼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펌) 리라하우스 해석을 모르시는 분은 아래를 긁으세요. "아이를 살해 후, 부부 동반자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