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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컵부터 DD컵까지 다 겪어본 여징업니다.
게시물ID : fashion_1112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모양
추천 : 11
조회수 : 918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6/26 07:53:40
우선, 자극적인 제목 죄송합니다; 엄한 걸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실 겁니다. 혹시 가슴 크게 만드는 법을 기대하셨어도 실망하실 거에요.

바빠서 오유에 못 들른 사이 브래지어관련 글들이 많이 올라왔네요. 많이 공감했고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몇 마디 보태고자 합니다.

우선 올바른 사이즈를 찾는 법이나 특정 컵사이즈에 대한 오해, 특별한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판매하는 회사 등등은 다른 분들이 적어 주셨으니 넘어가도록 하고요, 제가 덧붙이고 싶은 주제는 딱 하납니다.

여성분들, 가슴 사이즈는 평생에 걸쳐 바뀝니다!

제가 자극적인 제목을 붙인 이유도 이겁니다. 현재 자신에게 꼭 맞는 사이즈를 찾았다고 그게 평생 가는 게 아니에요. 성장, 체중 변동, 체내 호르몬 변동, 임신 및 수유등등을 통해서 여자의 가슴은 계속 변화합니다. 제가 임신/수유만 빼고 위에 적은 변동을 다 겪어봤거든요. 그리고 그 폭은 제목대로 A컵에서 DD컵 (혹은 E컵)사이입니다. 상당히 크지요?

자신에게 꼭 맞는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게 왜 중요하신지는 다들 아실 겁니다. 잘 안 맞는 속옷은 불편하고, 보기 흉하고,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 자세와 체형에도 변화를 가져옵니다. 저는 여자가 돈을 절대 아끼지 말아야 할 물건 중 하나가 속옷이라고 생각합니다. 맨살에 닿고, 늘 착용하는 물건이니만큼 지옥과 신세계를 왔다갔다 할 수 있게 만드는 물건이거든요. 그리고 안타깝게도 많은 여성분들, 특히 한국 여성분들은 자기 사이즈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대다수일 거에요. 동양인인데, 당연히 A컵이겠지...부끄럽게 어떻게 가슴을 세세하게 따져...이러시면서 안 맞는 A컵에 가슴을 우겨넣으시는 분들도 분명히 계십니다. 아니면 컵은 맞지만 둘레가 꼭 끼거나 헐렁한 속옷을 굳이 입으시는 분들도 계실 거에요. 이런 습관이 반복되다보면 실제로 B컵이나 그 이상이 될 가슴이 진짜로 A컵에 (그것도 안 예쁘게)맞도록 모양이 변할 수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 얘기를 한번 해 볼까요. 저희 어머니는 평생 자신이 A컵이라고 굳게 믿고 사셨어요. 그리고 옷은 자주 사셔도 속옷은 자주 사지 않으셨지요. 그리고 불편하시다며 외출했다 들어오셨을 땐 속옷부터 벗는 분이셨어요. 그러다 어느 해 생신때, 제가 속옷을 선물했을 때에야 자기 사이즈를 알게 되셨어요. 본인이 고집하셨던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고스란히 환불 및 교환을 거치신 후에 말이죠. 그때 알게 된 어머니의 사이즈는 36B (거주하는 곳이 외국이라 한국과는 둘레 표기가 다릅니다). 그때 저는 한껏 어머니를 구박했더랬지요.

"그러게 내가 뭐랬어? 엄마 A컵은 엄마가 가늘가늘한 42키로 처녀때나 맞을 법한 사이즈랬지? 그동안 애 둘 낳고, 살 찐 건 생각 못했지? 맨날 나 보고 우리 집안엔 가슴 큰 사람이 없는데 누굴 닮아서 그렇냐고 그러더니, 엄마 닮았구만!"

...어머니는 입 거친 딸래미에게 눈을 흘기시면서도 연신 '어머, 어머, 이게 훨씬 편하다'라며 좋아하셨어요. 몇십년간 잘못된 사이즈만 입어오신 거죠. 이런 분이 제 어머니뿐만은 아닐 거에요. 그래서 저는 한국 여자들 종특이 작은 가슴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작으신 분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게 결코 한국 여자만의 특성이랄 정도로 광범위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제 얘기로 넘어가자면 전 중학교 때는 둘레 34인치에 A컵을 유지하다가 고등학교 1-2학년 새에 B컵, C컵으로 사이즈가 늘었어요. 다행히 저는 어느 정도 개방적인 외국에서 자랐고, 엄마보다는 주로 친구들과 쇼핑을 했기 때문에 사이즈 변화를 알아채고 제때 제때 맞는 속옷을 살 수 있었어요. C컵이 맞는다는 걸 알아차린 것도 억지로 B컵을 입어보고 태가 안 난다며 투덜대는 저에게 친구가 다른 사이즈를 권해서였지요. 당시 저도 제가 동양인이라는 편견과 C컵은 무조건 클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에 좀 충격을 받았는데 주변을 보니 저와 별로 다르지 않은, 보통 체형의 친구들도 C컵을 편하게 입고 다니더라고요. 아마 제 어머니의 뜻을 따랐더라면 안 맞는 A컵에 접어넣고, 브래지어는 원래 불편한 거야, 하며 다녔겠지요;;

제가 가슴 사이즈의 정점을 찍은 건 대학교 시절입니다. 당시 저는 움직이는 걸 싫어하고 음주와 맛난이를 즐겼는데 당연히 살이 찔 수 밖에 없었지요. 제 평생 몸무게의 최고치를 찍었을 때 쯤 가슴 사이즈는 D컵이 되어 있었고, 둘레는 34에서 36인치사이, 생리 불순때문에 호르몬 함유량이 좀 있는 피임약을 처방받아 먹기 시작하자 DD컵 내지는 브랜드에 따라 E컵을 입어야 하는 몸이 되어 있었네요. 사이즈 변화와 함께 몸도 같이 불었기 때문에 좀 큰 편이네 할 정도고 포르노 스타마냥 커보이진 않았습니다만...땀띠랑, 어깨결림이랑, 속옷구매의 불편함 (외국이어도 작은 둘레에 큰 컵은 희귀 사이즈에요), 부담스런 시선들, 성희롱등등 암튼 커서 겪는 불편함은 다 겪어봤네요.

대학교 졸업 후, 저는 운동을 시작했고 약 12~14키로 정도 살을 뺐어요. 몸이 건강해지니 생리 불순도 나아져서 피임약도 호르몬 수치 낮은 걸로 바꿨구요. 당연히 가슴도 많이 작아졌고 지금 사이즈는 34인치 둘레에 C컵인데 살이 좀 빠졌을때는 둘레가 헐렁해 32인치가 맞고, 생리 기간이나 운동을 좀 게을리 했을 때엔 좀 끼고, 왔다갔다 하네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비슷비슷하지만 미세하게 다른 시스터 사이즈의 브래지어 여러개를 구비해 놓고 때에 따라 바꿔 입습니다. 아마 제 운동 장기 목표인 늘씬한 근육걸이 되면 아마 B컵정도로 작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이처럼 여자의 가슴은 한 사이즈가 평생 계속 되는 게 아닙니다. 아무리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찾으셨더라도 잘 최근에 살이 빠졌다든지, 쪘다든지, 기타등등의 이유로 속옷 착용감이 달라졌다, 싶으시면 무조건 새로 재보세요. 물론 돈은 만만찮게 깨집니다만...(그동안 사이즈 변경으로 인해 제가 속옷에 들인 돈을 생각하면 피눈물납니다) 우리가 체형이 바뀔 때 사는 옷 사이즈도 바뀌잖아요? 브래지어는 겉옷보다도 더 체형 변화에 민감한 옷일 뿐더러 겉옷의 핏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투자할 가치가 충분한 옷이에요. 한때 맞는 사이즈를 찾았다고 그 사이즈만 고집하지 마시고 몸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시고 그때 그때 맞춰 바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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