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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아이들… ‘리멤버 0416’ - 단원고 아이들의 첫 등교
게시물ID : sewol_316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ux
추천 : 12
조회수 : 69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06/26 10:26:45
세월호 참사를 겪은 단원고 2학년 학생 74명이 학교로 돌아왔다. 사고 발생 71일 만이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담담해 보였다. 하지만 5분도 못돼 단원고 앞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25일 오전 8시40분, 2학년 학생과 부모를 태운 버스 4대가 학교에 도착했다. 학생들은 손목에 사고 발생 월일과 ‘기억하라’는 뜻의 영문이 적힌 ‘Remember 20140416’ 노란 팔찌(사진)를 차고 있었다. 노란 조끼가 있는 춘추복을 입고 떠났던 아이들의 옷차림이 흰색 블라우스 하복으로 바뀌었다. 여학생들 가방에는 인기 캐릭터 라바 인형이 많이 걸려 있었다. 불안한 듯 인형이나 방석을 꼭 껴안고 있는 아이들도 보였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고 71일 만인 25일 학교에 복귀해 처음 등교하는 길에 희생된 친구들의 부모들에게 인사를 하자 부모들이 학생들을 안아주고 있다. | 강윤중 기자


교문 한쪽에 30여명의 희생자 부모들이 “돌아와줘서 고맙다”는 노란색 팻말을 들고 기다리다 학생들을 맞았다. 자신의 아이는 잃었지만 아이의 친구가 등교하는 것을 보고 싶어서 나왔다. 희생자 부모 맞은편에는 생존자 부모들이 줄을 섰다. 아이들은 교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생존자와 희생자 부모들 사이에 섰다.

학생 대표 ㄱ군이 취재진이 모인 교문 앞에서 74명이 함께 쓴 글을 읽어내려 갔다. “기자들은 친구의 생사 여부도 확인하지 못한 우리의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시도했다….”

학생들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머리로 얼굴을 가린 아이들도 많았다. 학교를 바라보다 눈시울을 붉히는 학생도 보였다. 


아이들은 두 달간의 심리치료도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ㄱ군은 “잊고 싶던 사고의 기억을 억지로 회상해야 했다”고 말했다. 울음소리는 점점 커졌다. ㄱ군은 “좋은 관심이든 나쁜 관심이든 이제는 그만해주시길 바란다. 안쓰러운 시선으로도 보지 말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ㄱ군은 마지막 문장은 읽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잃은 어머니들이 통곡하기 시작했다. 꺼억 꺼억…. 들숨과 날숨이 마디마디 끊겼다. 아이들도 따라 울었다. ㄱ군을 대신해 학부모가 마지막 문장을 읽었다. “사람이 진짜 죽을 때는 잊혀질 때라고 합니다.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4월16일 세월호를 잊지 말아주세요.”

학생들은 숨진 친구들의 부모 앞에 섰다. 한 명 한 명에게 “엄마, 아빠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 희생자 부모들은 인사하는 아이들을 한 명씩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더니 학교 안으로 들여보냈다. 우두커니 학교로 들어가는 아이를 바라보는 희생자 부모의 뒷모습이 안쓰러웠다. 생존 학생의 아버지 박석순씨는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게 두렵고 불안하지만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는 아이들의 선택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ㅠㅠ 아이들을 보러 학교 앞에 계셨다는 부모님 심정은 어떠셨을지..
새 친구를 사귀는 게 배신하는 것 같아서 못 하겠다는 아이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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