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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괴담] 젊은 여주인
게시물ID : panic_830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르군
추천 : 5
조회수 : 193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9/02 00: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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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괴담은 약간 19금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불쾌하실 수 있으니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흐아아아암.."

시끄럽게 귀를 때리는 알람을 끄고, 창문을 바라봤다.
아, 오늘 아침도 참 밝네.
뭔가, 빈둥 빈둥 놀면서도 돈이 쌓이는 건 참 좋은데 말야.
사람이 게을러 지는 것도 큰 문제인 것 같다.
정말 일어나기가 죽기보다도 싫거든. 그냥 쭈욱~ 자고 싶어.

여튼, 그런 푸념은 가볍게 넘겨주시고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컴퓨터를 켰다.

위이이잉

확실히, 최근에 비싼 컴퓨터로 바꿨더니 빨리 인터넷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
비싼게 좋은거라구. 그렇잖아?
왜냐하면 난 돈을 많이 벌고 있는 집주인이니까~
내가 가지고 있는 집에서 나오는 돈들이면, 난 펑펑 돈 쓰면서 놀아도 된다구.
진짜 내가봐도 난 금수저야. 그렇지?
암암, 그렇고말고.

"아, 오늘도 그다지 살만한게 없네.. 이쁘지도 않고.."

하지만,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살게 없는 내 자신의 입장이 참 처량하다.
나한테 좀 맞는, 왜 그런거 있잖아. 격이 맞는다고 해야하나.. 그런 옷을 좀 입고 싶은데..
왜 이렇게 맞는게 없지. 에이 신경질 나.

"아, 가만있어봐.. 오늘이..... 25일이네. 어머어머. 내 정신 좀 봐."

그래! 오늘 25일이잖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
바로 월세가 굴러들어오는 날이지! 캬아~ 좋다 좋아.
어디한번 확인해 볼까나..
가만있어봐.. 먼저 컴퓨터에서 장부를 열고, 인터넷 뱅킹을 여는 거지.
이게 쉬운 것 같아도, 정말 힘든 일이라고..들어봐봐..
사람들이 돈을 잘 내는지 잘 확인해야 하지, 돈 안내는 사람한텐 찾아가서 일일히 독촉해야 하지..
얼마나 귀찮은 일인데, 멍청한 남자들은 이런 일 저얼~대 못하지.

"히야.. 안녕~ 나의 사랑스러운 돈들아~"

흐흐, 이떄가 가장 즐겁다니까. 자, 계좌를 확인해볼까..
장부에는 A아파트에서 10명, B오피스텔에서 5명, C빌라에서 14명이라는데..
돈은?... 음... 총 2000에, 1500에, 700이라.. 
이거 빌라 팔아버리고 전부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로 바꿔버릴까.. 돈이 안되네..

"어?"

잠깐, 이게 뭐야. 50이 부족한데?.. 어디보자.. 빌라의 어떤 자식이 범인인지 한번 보자..
....302호 H? 이 인간인가? .. 아, 짜증나네 또오..
뭐, 간만에 외출도 하면서 쇼핑이나 할 겸, 겸사겸사 들러야지 어쩌겠어.

산뜻하게 메이크업 하고, 오늘도 즐겁게 밖에 한번 나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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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침인가.."

아침이다, 빌어먹을. 또 하루가 지났다.
그녀가 날 떠난지 이로써 딱 일주일이다. 정말 거지같네..
눈부시게 내리쬐는 태양이 참 야속하기만 하다. 내 속에선 비가 철철 넘치게 흐르고 있는데, 아주 태평하구나..

"후.."

그렇게 한숨을 쉬고 충전 중인 핸드폰을 보는데 친구놈의 부재중 통화가 3통이나 와있다.
Y가 무슨일이지? 아침부터 이렇게 전화 질을 하고 말이야.

"여보세요? Y냐?"
"어, J냐. 지금까지 잔거야?"
"어, 이제 일어났다. 무슨 일인데 아침부터 전화질이냐."
"아침부터는 얼어죽을. 야, 벌써 점심이거든요."
"알았으니까, 무슨 일인데?"
"얌마, 너 오늘 어디 갈 일 없지?"
"그래, 없습니다. 여친이랑 헤어져서 아쉽게도 이번 주말은 방콕이네요."
"내가 그럴 줄 알았다. 그래서 내가 널 위해 큰맘 먹고 선물을 하나 준비했지."

선물? 이 놈은 또 무슨 개소릴 하는거야.

"뭔 선물? 나 생일까진 아직 멀었거든요."
"아나, 임마. 내가 니 고생하는 걸 일주일동안 지켜보는데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아냐."
"허이구, 퍽이나."
"여튼 됐고, 지금 당장 나와. 나도 그리로 갈테니."
"뭔데? 대체?"
"재미없게 지금 물어보지 말고, 일단 나오기나 해. 20분 뒤에 보자."
"이 새끼 또 막무가네로 이러네.. 알았어 임마. 이따보자."
"오케이, 수고!"
"어이야."

아.. 내가 그렇게 징징거렸었나.. 뭐, Y가 오지랖이 넓은 건 오래봐온 내가 보증하긴 하지만..
갑작스레 주말 낮부터 이난리니 참 정신이 없네..
어차피 할 것도 없었는데, 빨리 준비해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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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아~ 상쾌한 바람."
그래, 이거지! 이런 바람이 난 너무너무 좋다니깐. 이래서 사람은 일을 해야 한다구.
얼마나 좋아. 바깥 바람도 쐬고, 쇼핑도 하고, 독촉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그나저나, 여기였나? C빌라? 냄세나는 건물이네. 으으...
난 왜 이런 건물을 가지고 있는거지. 소름끼쳐..

또각또각

왜, 내가 항상 꿈꿔오던게 이런거거든. 긴 복도에서 또각또각 거리며 걸어보는거.. 
이거 느낌 완전 좋아~ 커리어 우먼 같잖아. 그렇지? 대애박!

"302호.. 여긴가?"

띵동~

한뜻 살아있는 내 기분을 망치는 이 저렴한 알람 소리, 너무 싫다. 거슬려.
그리고 그 뒤를 따라오는 암울한 목소리, 진심 최악이다.

"누구세요?"
"아, 안녕하세요 H씨. 저 집주인인데요."
"아, 네. 잠시만요."

쿵쿵 거리며 걷는 소리가 집 밖까지 울리는게, 어마어마한 돼지새끼가 살고 있는 것 같다.
으아, 점점 싫어진다.

철컥, 끼이이익.

"안녕하세요, H입니다."
"네, 저 다름이 아니구요. 오늘 월세 납부하시는 날짜인데 아직 돈을 입금하지 않으셨더라구요."
"아, 네. 그런가요?"

아나, 미치겠네. 아니 월세살면서 월세 납부 날짜도 모르면 뭘 어쩌자는거야.

"하? 그런가요가 아니라요. 다른 사람들은 전부 납부 날짜를 지켜주고 있는데, H씨만 안내셨다구요. 너무 신경 안쓰시는거 아니에요?"
"아, 죄송하네요. 제가 돈을 받고 살다보니 개념이 좀 없어요."

응, 그래보여. 진심. 안경과 뱃살의 조합이 딱! TV에서 보던 오타쿠같아. 응.

"그래서 어쩌실건데요, 돈은요?"
"아, 잠깐만요. 전화좀 하구요."

허허, 가관이네.. 일도 안하면서 처먹기만 하는거야? 하, 진짜 지겹다 이런사람.. 저런 것도 남자라고..
그렇게 마음 속으로 실컷 욕하고 있는데, 문득 돼지 뒤로 보이는 거대한 장치가 눈에 띄었다.
저게 뭐지 싶어서 한참을 고민했는데, 그래! 생각났다. 저게 아마 최근에 유행하는 가상 현실 장치일꺼다.
저 원통형의 장치에 사람이 눕고 해드셋 같이 생긴 장치를 머리에 뒤집어 쓰면, 그대로 가상 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나.

근데 솔직히 나는 저런걸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돼, 저런건 그냥 현실을 도피할려고 사용하는 것 아냐?
자기가 부족하니까, 가상 현실에서는 돈도 있고 강한 사람이 되서 이것 저것 휘둘러 볼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참, 생각할 수록 부끄럽고 한심해만 보인다.

"...기요?"
"아? 아. 네. 말씀하세요."
"그, 제 어머니가 10분뒤에 돈을 가지고 오신다고 하거든요. 죄송한데 조금만 기다려주실래요?"
"아, 그래요. 그럼 전 잠깐 바람 좀 쐬고 10분 뒤에 다시 올께요."
"아뇨, 그러지마시고 잠깐 들어와 계세요. 곧 오실텐데요."
"아하하하, 됐거든요. 그냥 이따 다시 올테니 돈이나 준비해 주세요."

절대 사양이다. 너같은 오타쿠와는 한시도 같이 있고 싶지 않아.
그렇게 다짐하고 뒤돌아 서는데 등 뒤로 작은 중얼거림이 들렸다.

".....하.. 저 썅년이.."

응? 저 돼지새끼가 방금 뭐라고 한거지? 난 신경질 적으로 뒤돌았다.

"저기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아, 아니에요. 아무 말도 안했어요."

씨익

어라? 저 오타쿠 새끼가 웃어? 날 보고 웃었어?

"지금 웃어요? 지금 뒤에서 욕해놓고 웃나요?"
"아, 아니에요. 진짜 아니에요. 미안합니다."
"하.. 상종을 말아야지. 돈이나 준비해요, 짜증나니까."

하아, 저 돼지를 그냥.. 내가 기필코 저 새끼 집에서 나가게 만든다. 너 오늘 내가 돈 받고 나서 보자.
마음에서 들끓는 울분을 삭이며, 이 냄세나는 건물에서 벗어났다. 정말 마음에 안드는 건물이다.
다행히 아직 밖은 상쾌한 바람이 지나가고 있었다. 뭔가 내 몸에 있던 더러운 것들을 씻어내는 것 같아 너무 좋아.
그렇게 바람을 만끽하는데 내 앞을 지나가는 남자 두명과 눈이 마주쳤다.

참내, 분수를 알아야지.

남은 시간동안 가까운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나 먹어야겠다. 기분도 안좋은데 샷추가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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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랑 같이 길을 가는데 길 옆에 여자랑 눈이 마주쳤다.
뭐야, 저 재수없는 눈빛은. 거렁뱅이를 바라보는 것 같은.. 아.. 젠장..
그래, 그때 날 차버리던 그녀의 눈빛과 닮았다. 개같은 년.. 그렇게 날 차버릴 꺼였으면 대체 왜 사귄거야..

"...야"
"어?"
"뭐가 어야 임마. 내가 한말 못들었냐?"
"미안, 딴 생각좀 하느라."
"너 또 전여친 생각했냐. 임마, 걍 잊으라니까. 그년 순 못된년이야."
"아, 됐구요, 무슨 말을 했는데?"
"내가 지금 너한테 무슨 선물을 줄지 임마. 한창 밑거름을 깔고 있는데 이 새끼가 정신 못차리네."
"허이구, 그러세요. 여튼 얘기나 마저 해봐."

"그 이번에 나온 가상현실 키트 있잖아."
"아, 얘기는 들었어."

아마 최근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상현실 기기에 대한 얘기인 것 같다.
난 뭐, 딱히 관심도 없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지만..

"그거 가지고 노는 사람들 많은 거 너도 알지?"
"응."
"거기에 이번에 뛰어든 스타트업 회사가 하나 있는데, 회사 이름이... X였나?
여튼 그 사람들이 이번에 대박을 쳤거든."
"무슨 대박?"
"큭큭큭.. 궁금하냐?"
"뭐야, 한참 말하다가 뜸들이고 난리냐 너는."
"큭큭큭, 그럴만 하니까 뜸을 들이지."
"아, 그래서 뭔데?"
"그게 말이다. 모든 세상의 남자들의 로망이야. 가상 현실에서 여자를 데리고 이것 저것.. 알지?"
"하.. 미쳤네."
"야, 나 진지하다니까!"
"그래서, 설마 지금 너 나 데리고 그런 곳에 가는거냐? 지금 이 한낮에?"
"야, 이거 예약하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아냐? 밤 시간은 이미 한달정도 스케쥴이 꽉 차서 예약을 못해요 이사람아.
그나마 내가 너 생각해서 어떻게든 빠른 시일내에 예약을 한게 오늘 낮 이라고."
"크하, 넌 진짜 제정신이 아니다."
"야! 내가 진지하게 얘기하는데, 너 나한테 고마워 해야한다."
"얼씨구?"
"얼씨구는 무슨, 여튼 이 사람들이 만든거 나도 한번 해봤었는데 현실감 개쩔어!
거기다가 이 회사가 한번에 이렇게 크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뭔지 아냐?"
"뭔데?"

슬슬 나도 흥미가 생긴다. 망할. 나도 어쩔 수 없는 사내새끼인가 보다.

"다른 회사보다 훠얼~씬 진짜 같아. 그러니까, 내 상대인 여자가 인공지능 같지가 않고 완전 진짜같다고."
"그런거 그냥 순 뻥 아니야? 그냥 모델링 하나 한다음에 이것 저것 섞어서 돌리는 거겠지. 그런거에 속지마라 임마."
"아니, 내가 뭐라했냐. 한번 해봤다고 했지? 날 안믿네 이놈이."
"어이고, 알았다 알았어. 완전 너 홍보사원같아 임마."
"안그래도 X회사에나 들어갈까 지금 심각하게 고민이다. 이거 완전 대박날 것 같아."

... 이놈 중증이다. 완전히 꽃혔구나.. 미친놈..
그렇게 한참 얘기하다보니 금세 친구가 말한 가게 앞에 도착했다.
가게 간판엔 'X 가상현실 센터' 라는 큼지막한 문구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가상현실이라, 10년 전만 해도 이런 얘기는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였는데 정말 과학은 순식간에 발전하는 것 같다.

"야, 뭐하냐? 안들어오고?"
"어, 오케이. 들어간다."

후, 까짓거 남들도 다 한다는데 나도 한번 해보지 뭐.
그게 얼마나 좋은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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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열받는다. 이 자식이 지금 날 가지고 노네?

"저기요, H씨. 지금 뭐라구요?"
"돈 없다구요. 배째라구요."

방금 전까지 돈을 준비하겠다던 저 돼지가, 지금은 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죽거리고 있다.

아!
아!
아!
아!
아아아아아아아!!!!!
짜증나!!!!

"와나, 미치겠네. 야이 돼지새끼야! 돈 안내놔?"
"안낼꺼다 이 걸레같은 년아. 어디서 나이도 어린게 다짜고짜 반말질이야!"
"걸레? 걸레?"

하.. 하하.. 주말 운수가 완전히 바닥이구나..
그래, 니 주둥아리가 그리 잘났나본데, 어디 경찰들 앞에서도 그렇게 지껄일 수 있나 보자.

"여보세요, 경찰이죠? 여기 C빌라 302호인데요. 빨리 좀 와주세요. 사람같지도 않은게 성희롱에 아주 미친놈 같아요."
"하? 경찰? 불러보라 그래. 이 거지같은 년아."
"오냐, 내가 부르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라. 저기요. 빨리 와주세요. 네."

후.. 화가 삭이질 않는다. 너무 화가 난다.
저 앞에서 이죽거리며 날 바라보는 저 오타쿠 새끼를 어떻게 해야하지.
저 더러운 눈빛, 와. 정말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랜만에 하는 것 같아.
그떄였다.

"충성, 신고받고 왔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경찰이 계단에서 올라오고 있다.
신고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오다니, 경찰도 참 할일이 없나보다.

"안녕하세요, 저 여기 집주인인데요. 저기 사람같지도 않은 저게 저한테 창년이라면서 욕하고..."

아, 감정이 복받친다. 아씨.. 짜증나..

"어이구, 이런. 아가씨는 잠시만 계세요. 저기요, 아저씨. 잠깐 얘기좀 하시죠."
"흐, 그럽시다. 이제 끝난거요?"
"네, 고생하셨습니다. 욕 되게 잘하시던데요."

응? 뭐야?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거야?

"지금 뭐라고.."

뻑!

순간, 둔탁한 무언가가 머리를 강타하는 것을 느꼈다.







"흐아아아암.."

시끄럽게 귀를 때리는 알람을 끄고, 창문을 바라봤다.
아, 오늘 아침도 참 밝네.
뭔가, 빈둥 빈둥 놀면서도 돈이 쌓이는 건 참 좋은데 말야.
사람이 게을러 지는 것도 큰 문제인 것 같다.
정말 일어나기가 죽기보다도 싫거든. 그냥 쭈욱~ 자고 싶다니까.

여튼, 그런 푸념은 가볍게 넘겨주시고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컴퓨터를 켠다.

위이이잉

확실히, 최근에 비싼 컴퓨터로 바꿨더니 빨리 인터넷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
비싼게 좋은거라구. 그렇잖아?
왜냐하면 난 돈을 많이 벌고 있는 집주인이니까~

"응?"

어라, 잠깐. 방금 뭔가 데자뷰 같은 현상을 느낀 것 같은데?
그래, 맞아! 아침에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서 컴퓨터 잘샀다고 생각하는 것, 이 것 말야!
나 분명히 전에도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아니 본 적이 아니라 한 적이 있는 것 같아. 진짜루.
와, 간만에 이런 신기한 현상을 체험하네. 

"음.. 뭐 어찌됐건, 쇼핑이나 해볼까?"


오늘은 뭔가 신상품이 있을까? 기대된다. 히히..
아참, 그러고보니 오늘 몇일이지?


.
.
.
.
.
25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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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 안녕하세요, 예약하신 Y씨 되시나요?"
"아, 그건 제 친구구요. 전 J라고 합니다."
"아하! 친구분이 대신 예약해 주신 거군요."
"하하, 제가 여친이랑 헤어졌다고 선물이라더니 여기로 절 데리고 오더라구요."
"와~ 진짜요? 좋은 친구 두셨네."
"하하, 농담도 잘하시네요."
"헤헤, 너무 티났나요?"

능구렁이 같은 직원을 상대하면서, 가게 내부를 둘러보는 중이다.
밖에선 잘 몰랐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꽤 넓은 가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내 데스크에서 바라봐도 족히 30개는 넘어보이는 기계들이 보이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당연히 더 많이 있겠지.
이거 돈 엄청나게 투자했겠네..

"저, Y씨?"
"아, 네."
"지금 막 자리가 났구요. 뭐 당연히 성인이실 것 같으니 인증절차는 생략하겠습니다."
"저야 고맙죠."
"뭐 친구분에게 설명을 들으셨는진 모르겠지만, 저희 X회사에서 제공하는 가상현실 툴은 자유도가 어마어마합니다."
"하하하, 친구에게 많이 설명들었습니다. 간략히 해주세요."
"하하, 그 친구분 영업사원으로 우리가 좀 써야겠네요. 그럼 여기서 원하시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주세요."

대화를 마치면서 직원이 건넨 팜플렛을 확인해보았다.
그리고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크..이런게 되요?"
"네, 물론이죠."
"이거 범죄 아닌가요?"
"전혀 아닙니다. 아동보호법에 위반되는 컨텐츠는 제공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하아, 세상 참 좋아졌네요."
"그렇죠?"

뭐, 간단히 말해 정상적인 애인 간의 섹스부터 해서, 설정에 의한 강간, SM등 엄청난 메뉴들이 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따로 그림등은 보이지 않았지만, 단순 글로써 표현 된 이 목록이 이렇게 내 뇌리를 강타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이 수많은 목록에서 꽂히는 걸 찾고 있는 나에게는, 더 이상 전 여친의 생각따위 잊혀진지 오래였다.
결국 꽂히는 제목을 찾은 나는, 부끄럽다는 생각을 애써 숨기고 앞에 있는 직원에게 해당 프로그램의 이름을 보여줬다.

"저 이걸로 할께요."
"아, 잠시만요."

속으로 흠흠, 거리면서 멋쩍어 하고 있는데, 대뜸 직원이 그런다.

"이야, 요즘 이 프로그램 잘나가네요. 그러고보니 아까 전에도 누군가가 하고 가시던데."
"그래요? 그냥 목록을 보다가 한 눈에 확 들어오길래 골랐어요."
"하하, 그래요? 자 그럼 이쪽으로 오시죠."
"네."

언제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냐는 듯, 나는 활기차게 대답하며 직원을 따라 나갔다.
그리고 가상현실을 늦게 접한 내 자신에게 멍청한 놈이라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가상현실이 얼마나 좋은가. 행동을 고민할 필요도 없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는 완벽한 체험 기구잖아.

직원의 안내를 받아 가상현실 기계에 몸을 뉘이며 내가 고른 프로그램은 얼마나 재밌을 지 기대한다.










그래,

 "젊은 여주인" 이라는 프로그램을 말이다.

 
출처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46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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