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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반려동물
게시물ID : panic_693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ackface
추천 : 24
조회수 : 289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6/26 14:35:40
"밥먹자 해리 이리와~"

이 녀석을 거둬들인건 일주일전 저녁무렵 이었다.

기분나쁜 일이 있어 친구녀석을 불러 한잔 걸치고 오는 길이었는데 대문앞에 왠 강아지 한마리가 낑낑대고 있었다.

다리 한쪽이 부러져 꼼짝못하고 여기 앉아있는듯 보였다.

자세히보니 옆집사람이 키우던 개였다. 이상하네.. 옆집은 어제 이사간걸로 알고 있는데?

이녀석도 버림 받았나보네.

보고있자니 3년간 사귄 여자친구에게 갑자기 버림 받은 내 모습을 보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날 이후로 오갈데 없는 녀석을 내 집으로 데려와 치료해준뒤 키우게 되었다.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우울해져있던 나는 그녀석 때문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

방에서 혼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노라면 아픈다리를 이끌고 다가와 옆에서 낑낑대며 위로를 해주었다.

"하.. 해리야, 내가 그년한테 정말 잘해줬거든? 진짜 사달라는거 다 사주고 어디 가야한다고 하면 차로 직접 셔틀까지 해주고.. 근데
나랑 헤어지자더라.. 자기 더 좋아하는 사람생겼다고.. 알고보니까 1년동안 나몰래 그 의사새끼랑 바람 피웠더라고.. 씨발! 개같은년같으니라구"

이런식으로 한탄을 하면 내 우울한 기분을 아는지 머리를 내다리에 부벼대곤 했다.

해리때문에 생각보다 빨리 절망의 늪에서 벗어난 나는 해리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다.

먹는것도 특별히 신경써주었다. 

사료가 아닌 주로 고기종류를 내어 주었고 고기살돈이 부족할때는 스팸이라도 구어주었다.

녀석이 집에 혼자 있을때 심심할까봐 장난감을 사는데만 해도 돈백만원 가까이 들였다.

하지만 해리가 잘못을 했을때는 따끔하게 혼내기도 했다.

한번은 내침대에 똥을 싸놔서 일주일간 혹독하게 배변훈련을 시킨적이 있었다.

배변을 가리지 못한날에는 밥을 주지않았다.

어느날은 외출하고 돌아와보니 내 방문을 발톱으로 다 긁어 놓은걸보고 화가나서 창고에 하루동안 가둬놓았다.

너무 심하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해리를 그만큼 아끼기에 바껴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랬다는걸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내가 자신을 생각해서 그랬던걸 해리도 아는지 날이 갈수록 영리한 개가 되어갔고 이제는 혼내지 않아도 될만큼 말도 아주 잘들었다.

어느새 해리는 내 인생에 없어서는 안될 그런 존재로 자리 잡았다.

해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평일이든 주말이든 약속같은건 잡지 않고 집에서 해리와 시간을 보냈다.

해리가 낯선사람을 경계할것 같아 해리가 온뒤로는 아무도 집에 들인적이 없다.

오히려 여자친구와 한창 연애할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한것 같다.

반려동물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해리는 나에게 매우 특별한 존재다. 

해리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뜨겠지만 수명이 다할때까지 헌신을 다할것이다.

불편함없이 평생..


























"오늘 낮 지난 1년전 실종되었던 신해리양의 납치범이 검거되었습니다.

납치범은 신해리양의 전남자친구로 헤어지자는 말에 계획적으로 납치한후
 
1년간 해리양을 자신의 집에 감금한걸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있습니다."

"오후 2시 가스검침원 김모씨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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