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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서움 주의]자살한 집에 살던 경험...
게시물ID : panic_693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니™
추천 : 37
조회수 : 11279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4/06/27 00:10:52
다른 커뮤니티에 댓글 연재로 쓴 경험담인데, 묶어서 여기다 올려봐요.

공게 눈팅 몇년차에 첨으로 글 써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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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2-3년 전쯤 얘긴데요(지금으로부터 10년 전),

6호선 봉화산역에 붙어 있는 주상복합오피스텔에 살았던 때예요.

뭐 그 동네 아시는 분들은 딱 어딘지 아실텐데

그 주상복합건물 올라가자마자 거기 입주해서 몇년을 살았어요(복층인데, 그땐 복층에 대한 환상이..)

거기서 사람들도 하나 둘 알게 되고, 아랫층엔 친한 친구가 하나 생기고

윗층엔 지금 애들 엄마가 된 처자가 살고 있었고... 아기자기하게 시트콤처럼 살때죠.


아랫층 친구넘이 영화광이라(영화과 출신이기도 하고) 밤이 되면 친구네 내려가서 영화 한편씩 보는게

꿀잼이었어요. 당시엔 꽤 비쌌던 빔프로젝터가 있기도 했고.


근데 어느날인가... 여름이었는데, 집에 올라가려고 문을 열자마자 어디서 희안한 냄새가 나는거죠.

전부터 좀 이상한 냄새가 나긴 했는데, 1,2층에 식당도 있고 여름이고 해서 음식물 쓰레기 정도라

생각했거든요. 근데 어느날부턴가는 냄새가 무진장 심하게 느껴지는거죠.



'야 어디 시체 썩는 냄새난다'

'너 시체 썩는 냄새 맡아봤냐?'

'아니 만약 그런 냄새가 있다면 이런거 아닐까?' 

이러면서 누가 청소 좀 해라 이러구 말았는데...


며칠 후 친구네 바로 앞에 옆집 문이 통째로 뜯겨 있고, 사람들이 웅성웅성...


알고 보니 기러기아빠로 사시던 분이 복층 올라가는 계단쪽에다 줄을 매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데다 한여름이라 시체가 부패하고 몸에서 나온 노폐물이랑 썩은게 합쳐져서

나무로 된 마룻바닥을 거의 구멍을 냈더라구요(이건 1년후에 본거)


시신수습도 누이가 와서 하셨다는데 텅 빈 집에 가구는 없고(풀퍼니쉬드 오피스텔이라 그닥 필요는 없지만)

이불 한채랑 전기밥솥 하나 있었다더라구요.


살던 집 바로 아래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게 조금 무섭기도 하고

그런 사연을 들으니 또 너무 측은하기도 하고...


그러다 잊고 계약만기가 되서 다른 동네로 잠시 이사를 갔었네요. 한 일년여 정도...


근데 이사간 집이 또 다른 친구넘이랑 합치기로 하고 좀 무리해서 간 집인데,

이놈쉑이 이삿날 되서 자긴 못들어간다고 쌩까는 바람에 월세부담이 엄청 났었죠.

하는 수 없이 일년 채우고 이사갈 집을 찾아보니, 답이 안나오는거예요. 

있는 돈도 다 까먹고...


그래서 혹시나 해서 '그 집'을 알아봤더랬죠...

아니나 다를까 비어있더군요. 시세의 절반이 채 안되는 가격에..



옳다쿠나 싶어서 당장 계약하자고 했어요.

사실 제가 귀신이나 이런걸 잘 안믿기도 하고 무섭단 생각이 잘 안들거든요.

죽은 사람이 산 사람 해꼬지 할 것 같지도 않고.

바로 계약하자고 졸라서 집주인을 보니 반신반의 하는데다 눈빛도 좀 흔들리는 느낌.

'총각 알고 온거죠...?'

'네, 저도 그때 여기 살았어요'

'.......'



그러구서 일년만에 그 집엘 들어가봤네요. 

번호키라 번호만 받아들고, 아마 저녁 9시쯤 된걸로 기억하네요.

근데 첨에 문열고 정말 충격이....



복층이라 천장이 꽤 높거든요. 4미터 정도 되려나? 3.5에서 4미터쯤 될거예요.

그리고 한쪽으로 복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거실 겸 아랫층은 그냥 높은 천장만 있는 구존데,

그 천장 꼭대기서 부터 아래까지 마치 갈퀴로 긁어내린듯하게 벽지가 다 뜯겨 있더라구요.

딱 무슨 공포영화 한장면 보는듯 했네요. 사람 손으로 하기에도 힘들것 같은 높이서부터

도무지 이해가 안갈 정도로 전체를 다 긁어놨더라구요. 긁힌 부분이 너덜너덜 하게...


그리고 목을 매셨던 자리엔 마룻바닥이 시커멓게 썩어있더라구요.

냄새는 무지막지한 락스 냄새가 진동을 하고...



근데 더 충격이었던건, 그 일년 남짓한 기간동안 여기에 두집이 들어왔다 나갔다는거예요.

아이가 있던 가족 하나, 사무실겸 주거한 사람들 한팀.

(첨에 들어간 가족은 들어가고 얼마 안돼, 아빠가 사고가 났다더군요. 그래서 바로 짐 뺌)




이게 도대체 이해가 안가는게,

어떻게 이런 집에서 사람들이 살았지?? 거짓말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집이 엉망이 되어 있더라구요.

그땐 신축해서 고작 3년여 지났을때라 이렇게 망가질 정도도 아니고

특히나 천장부터 긁혀있는 벽지는 도무지 이해가 안가더라구요.




그런데.... 참 신기한게

제가 그 집에 들어간다고 하니깐 전부터 알던 거기 입주민들이 난리가 났었거든요.

왜 그런데를 들어가려고 하느냐, 미쳤냐 부터 시작해서.....

나중에 입주하고 나서도 아예 문밖에서만 인사하고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질 않더라구요.


근데 희안한게,

그 광경을 딱 보는 순간의 느낌.




"슬픔"




이것 밖에 안들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모르게 중얼중얼..

"아저씨 저랑 같이 살아봐요. 혼자서 많이 힘드셨죠...."




이상하게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슬퍼요.

그리고 마음 한켠이 뜨거워지는 느낌.



그러구 며칠 있다가 그 집으로 이사를 들어갔어요. 지금 애들엄마인 윗집누나가 난리를 쳐서

집주인한테 도배 새로 받고, 마룻바닥 뜯어내고 다시 깔고...

그렇게 몇달을 혼자 사는데 전 첫날 받은 느낌 외엔 아무런 일도 없고, 그냥 평이하게 살았네요.

주민들이 무섭다고 우리집엔 놀러 못오는거 빼곤(그때 아저씨 주검을 본 사람들이 꽤 되서...)



그러다 지방에 있던 동생이 같이 살려고 올라왔어요. 한창 백수짓 할때라..



2살 터울인 남동생인데, 이넘이 좀 예민하다고 해야 하나... 뭐 좀 그런 사람들 있죠?

신끼 비슷한게 있는 사람들. 요놈이 좀 그런 면이 있어요. 심하진 않은데 예민하다 싶을 정도?

이넘도 알고 올라왔죠.

근데 올라온 날부터 자긴 너무 불편하다고 하더라구요. 갑갑한 느낌이 많이 든다고...


저야 뭐 느끼지도 못하고, 또 우왁스런 경상도 형제의 맏형이다 보니 개소리 집어치라구 무시하고.




동생넘이 하루는 일어났는데 애가 헬쓱한거죠. 

'이넘이 나 몰래 밤에 또 청량리 댕겨왔나?'

아니더라구요...




동생 왈,

"새벽에 가슴을 꽉 누르는 느낌이 나서 눈을 떳더만,

저 앞에(복층에서 잤는데 유리펜스가 낮게 있어요. 그리고 맞은편 벽쪽이 전면창이고 그 옆으로 벽걸이 에어컨이 높이 달린 구조) 에어컨 위에 누가 앉아 있더라.

눈을 감을라카는데 눈도 안감기고, 고개도 안돌아가드만, 꼼짝없이 그거랑 밤새 눈 마주치고 있었다"

이러는거죠...



정신적으로 약해서 그런건지 뭔지 지금도 알수는 없는데,

이후로도 그런 일이 종종 있더라구요. 건물 뒷편 지나가면서 보면 창이 보이는데

닫아 놓은줄 안 환기창이 열려있기도 하고(아마 착각일듯)

동생은 또 별별 형태로 희안한 것들을 보더라구요.



뭐 그럭저럭 몇개월 동생은 진빼고 살다가 내려가고, 전 거기서 지금 와이프랑 신방도 차리고..

저한테는 오히려 좋은 일이 많았네요. 거기서 쌍둥이도 얻게 되고..



아마 그 어른(지금 제 또래일듯)도 한이 많으실듯 싶고 참 기구한데 아마 제가 첨에 그 집에 들어갔을때, 무서워했더라면 저도 몇개월을 못채우고 나간 앞집들처럼 힘들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마무리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귀신이라구 다 쫒아내고 푸닥거리 하고 그럴건 아니란 생각이랑,

주변에 그런 집 있으면 그 한을 안는다... 하는 생각으로 사시면 오히려 더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드네요.(그리고 집세가....)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쑥쓰럽네요.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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