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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는 당신에게 아무 관심도 없습니다. (스압/골든 리트리버 주의)
게시물ID : animal_930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wanhearts
추천 : 22
조회수 : 1431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06/27 01:16:18

그러니깐 부디 제가 굵은 리드줄을 두세번 제 팔목에 칭칭 감아서 우리 개랑 같이 지나가면 그냥 모른척 지나가주세요. 앞서 오는 사람이 개를 무서워하거나 꺼려하는 티를 조금이라도 내면, 저는 바로 앉아 하고 크게 명령합니다. 그럼 이 순한 개는 득달같이 착 앉아서 얌전히 제가 내리는 다음 명령을 기다릴겁니다. 덩치가 좀 크긴 하지만, 우리 개 얼굴 좀 보세요. 천지 이렇게 착하게 생긴 개가 달리 있나요? 지나가면서 굳이 '하이고 무시라' 라던가 이 씨발 저 씨발 안 덧붙이셔도 됩니다.


목줄 두께가 사진 상으로 가늠이 가실려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궁시렁대면서 지나가는 당신이나 당신 남편 ㅈ보다 두 배는 더 굵은 목줄 꽉 쥐고 다닙니다. 그리고 사람처럼 이성을 가지고 행동하는게 아닌, 본능대로 움직이는 짐승인 이상 가끔 헛짖음을 할 때도 있습니다. 당신 이전에 우리 개가 짖었던 몇몇 분들에겐 정말정말 정중하게 90도로 허리를 팍 숙이고 누차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했었고 만약 지금 우리 개가 짖는다면 몇 번이고 우리 개가 불쾌하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고 정중하게 사과드리겠습니다. 


중학교 2-3학년쯤 되어보이던 여학생 너. 우리 개가 좀 덩치가 커서 놀란건 알겠으나 세상이 암만 막장이 되었다 해도 그 사람들 많은 앞에서, 어른들도 많고 삼촌뻘 되는 내가 개주인인데 거기서 '씨잇팔!'이라고 두세번씩 외칠 필요는 없단다. 그리고 그래서도 안된단다. 나도 욕을 완연히 끊었다고 장담할수는 없으나 시발,시벌 이 정도로 부드럽게 발음하고 말지 너처럼 그렇게 뻔데기 발음으로다가 씨잇-팔! 하고 외치는 경우는 내 평생 단 한번도 없었는데, 참 세상이 많이 변하긴 했더구나.


씨가리 콩만한기 어데 삼촌뻘 되는 사람 앞에서 이 씨발 저 씨발을 찾노, 주디를 죽 잡아빼가 마 팔자 매듭으로 꽁꽁 묶아뿔라 칵.


약주가 과하셨는지 어쨌는지 우리 개더러 '그 새끼 참 맛있겠다, 대가리를 주차뿌까 ㅋㅋ' 하시던 어느 날 밤의 50대 아저씨들. 내 여자친구가 우리 개 잡고 있을땐 그런 개소리를 쳐웃어가면서 잘 지껄이시더니 바로 내가 따라오면서 눈을 희번득거리고 쏘아보니까 아가리 딱 닥치시던 당신들. 시발 나이는 어디 똥구녕으로 쳐자셨소? 아니 내가 당신들 새끼들이나 손자들 앞에서 그런 소리 하면 가만히 있을라나?  그리고 히죽히죽 쳐웃으면서 내 여자친구보고 들으라는 듯이 그런 소리 잘 지껄이더니만 내가 시야에 나타나니깐 왜 일동 묵념하시는데? 시발 남자답게 한 번 시작한 말은 끝을 보던가. 왜 남녀 차별하는데. 나도 그 소리 다 듣고 있었는데 과연 어디까지 쳐지껄이나 궁금했다만. 남자라고 차별하는거요? 


오늘 만난 댁들. 강변 공원 잔디밭에서 돗자리 펼쳐놓고 고기 궈먹고 있던(거기는 암만 봐도 취사금지 구역인 것 같은데) 내 또래 커플들. '우와 개봐라'까진 좋았는데. 내 등뒤에 대고 '여자 꼬실려고 데리고 나왔겠지 뭐 ㅋㅋ'. 시발 목소리나 좀 작게 하던가. 남자가 던진 말에 여자도 수긍한다는듯이 ㅋㅋㅋ 하는걸 내가 분명히 들었으니 내가 되묻고 싶은게 있는데, 공원에서 만난 남자가 대형견 끌고 나온걸로 꼬시면 거기에 홀라당 넘어갈 생각인가? 그 정도에 넘어가는 쉬운 여자인가 궁금하네요. 그리고 남자 당신. 시발 우리 개 빌려줄테니까 30분만 데리고 다녀보시길 바랍니다. 내 신체 스펙이 189/92 인데, 나도 어디가서 완력으로는 뒤지는 축에 속하지는 않는데 이런 나도 우리 개 끌고 1시간만 산책하면 녹초가 되거든? 당신 보니까 존나 비리비리하드만. 내 장담하는데 너는 우리 개 10분도 못 데리고 다닙니다. 


11개월에 접어드는, 한창 개춘기를 지나고 있는 천방지축 개망나니 골든 리트리버를 여자 꼬시려고 데리고 나오는 사람은 없습니다. 만약 있다면 진지하게 미친게이거나 꼬시려는 여자 다리에 개가 붕가붕가를 한다던가 어마어마한 양의 침을 바르는 꼬라지를 보고도 그 여자를 꼬시려 드는 눈치도 없는 찐따 찌질이입니다. 11개월 짜리 골든 리트리버는 데리고 다니기만해도 벅차거든요. 여자 못 꼬십니다. 


후...


산책하면서 만난 기분 나빴던 사례를 몇 가지 풀어 봤습니다. 이 곳 동게에서도 멍뭉이들 산책시키면서 비슷한 불쾌한 경험을 겪어보신 분들이 많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저를 비롯한 여러 멍뭉이 아빠/엄마들을 불쾌하게 만드는(만들) 분들에게 거듭 말씀드립니다. 



우리 개는 당신에게 아무 관심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혹시 길에서 우리 개와 저를 만나신다 해도 그냥 모른척 지나가주세요. 혹여 다행스럽게도 우리 개를 이쁘게 봐주셨다면 안녕 하고 인사해주시거나 한 번 쓰다듬어주세요. 그렇게만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 아래로 우리 개 사진 몇 장 투척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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