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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3일
게시물ID : boast_83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쓸만한게없소
추천 : 5
조회수 : 29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03 20:47:15
작년 12월은 저에게 있어 큰 아픔이고 하나의 기회였습니다.
자살을 가장 절실하게 느꼈던 때이기도 합니다.
학자금과 집 안 사정과 제 명의의 대부업체 대출이야기로 머리 아파하던 4개월
마지막 탈출구라 생각하고 쫓기듯 집을 나오는 그 순간까지 가족들과의 교류는 없었습니다.
오유에 힘내보겠다는 글을 쓰고 다음날 제 명의의 핸드폰이 하나 만들어지고
집에 주민등록증과 도장을 놓고왔다는걸 깨닫고 몰래 집으로 갔을 때 마주친 엄마는
4개월만에 처음으로 저한테 나가죽으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물론 발길질과 주먹질도 잊지 않으셨지요.
이불과 여러 짐을 가방에 우겨넣고 새 원룸으로 가던 날 밤 내리던 함박눈을 기억하며 다 그만두고 죽을까라는 생각을 꾹꾹 참았습니다.

추운 밤이 외로워 마트에서 4천원에 분양하는 하얀 햄스터 두 마리를 데려오고
왠지 비슷한 처지에 있는 것 같아 밤새 울던 작년 12월은 살아온 날 중에서 가장 평화로웠던 날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뼈빠지듯 일하고 밤새 게임도 하며 이곳저곳 놀러다니는 일상을 지내다보니
계획했던대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 중 마음이 통한 한 사람과 함께 찬란한 봄을 맞이하면서
긴 거리를 한탄하며 밤을 지새고 남을 사랑함과 동시에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시간은 정신없이 여름을 지나 가을을 타고
긴 거리는 한 지붕아래의 거리로 변해 이제는 먼 미래의 일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과 웃으면서 예전에는 이랬는데..
하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자살하고싶다는 생각보다 좀 더 살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열흘 뒤의 12월 13일은

독립하고 딱 1년이 되는 날입니다.
1년동안 많이 달라진 제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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