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유를 오래 한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오유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많이 지켜봐왔어요. 떠나려고 해도 떠날 수 없고, 끊으려고 해도 끊을 수 없는 가족같은 느낌이에요. 밉고 싫은 점도 있는데 그마저도 사랑스러운. 그런데 너무 지쳐서 제가 오유를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다, 그렇게 짐을 싸고 있는데 아재들이 노크를 하신 거예요. 맹세코, 오유를 하면서 이렇게 벅찬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즐겁고, 신나고, 기쁘고, 포근하고...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홀로 싸워오던 걸 드디어 이해받은 느낌이라고. 저는 이 안에서 내성적인 꼬마였는데, 아재들의 사진이, 그 위로가 절 성장하게 했어요.
커뮤니티에 너무 감정이입하는 절 이해하기 힘드실 수 있어요. 하지만 모니터, 액정 뒤에는 사람이 있잖아요. 랜선으로 받은 따뜻함에 랜선으로 제 마음을 보답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재들, 고마워요. 비온 땅에 햇볕을 쬐어주셔서, 더 단단히 지지대를 마련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언젠가 이 분위기가 가라앉고,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간대도 아재가 처음 오유의 현관문을 열어줬던 기억은 꼭 먼지 쌓이지 않게 닦아둘게요.
그리고 이 글을 마지막으로 저는 더 이상 아재를 아재라고 부르지 않을 거예요. 아직 아재들은 적응하기 힘드실 테지만 그래도 이미 오유의 구성원이니까요.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반지 대신 오징어 탈로 프로포즈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