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팀장은 지금 커뮤니티의 운영 혹은 관리라는 개념을 혼동하고 있는 듯 합니다. 지금 운영팀장은 오늘의 유머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하고 있습니다.
이번 롤게의 사태는 눈팅만 하는 저도 글을 쓰게 만드는군요. 롤게의 사태를 보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왠지 뿌듯하기도 합니다.
본래 오유의 운영은 오유를 이용하는 유저들의 암묵적 동의에 의한 룰를 통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운영자와 클린유저는 유저의 자체적인 룰에 의거한 신고를 바탕으로 단지 수동적으로 관리할 뿐이었습니다. 오유는 철저히 유저의 자정작용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운영자와 클린유저는 유저의 의견을 수용해 유저 간의 다툼을 중재하는 역할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클린유저의 친목질이 드러나면서 클린유저에 대한 신뢰가 일부 무너지게 됐는데, 운영자는 이를 클린유저 시스템의 실패로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운영팀장이라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러나 운영팀장 체제가 들어서고 난 이후 나타난 자명한 사실은 운영진과 유저 간의 신뢰가 더욱 악화되었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다수의 유저가 신고한 대상의 경우 클린유저가 오유의 유저를 신뢰하고 대부분 수용했던 것으로 압니다. 공개저격 역시 자정작용의 일환입니다. 또한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유저 스스로 공개저격한 이를 도덕적으로 처벌했던 것을 수없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운영팀장 체제의 경우 유저의 말을 신뢰하기 보다는 자신이 만든 규정을 더욱 신뢰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다수가 생각하는 방향일지라도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이지요.
'사람나고 법 났지, 법나고 사람났나'는 말이 있습니다. 이전의 오유는 유저의 자정작용을 신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거대한 커뮤니티를 잘 운영해왔습니다.하지만 규정이 생기고, 거기에다 운영팀장의 아집이 더해지면서 유저의 편의를 위해 생긴 규정이 유저보다 우선시 되는,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규정의 구멍을 악용하는 이들에게 피해를 받은 유저들이 도리어 처벌을 받는 이상한 사태에 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단지 성향이 맞는 사람들 끼리 모여 즐기고 떠드는 놀이터와 같습니다.
이전에 운영팀장님의 포부를 밝힌 공지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여러분들이 사랑하시는 오유가 상호존중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관용의 커뮤니티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오유라는 특성이 이미 존재하며, 그 특성을 존중하면서도 또한 상식적이고 관용적인 '다름의 인정'을 충분히 반영할 것입니다.
이런 문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름의 인정이라는 개념은 누구나 동의하고 수용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대한민국이라는 한 국가에서 통용되어야만 하는 가치이지 인터넷 커뮤니티 같은, 조금이라도 비슷한 성향이 모여 이야기하고 떠들고 모여서 노는 장소에서는 어쩌면 불편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우리가 일베蟲이라고 부르고 어그로라고 부르는 것이 불편함에 포함됩니다. 그것을 제외하고 오유에서 상식이 통하지 않았던 적은 별로 본 일이 없습니다.
만약 오유가 운영자의 개인사이트라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이상 운영자는 오유라는 사이트를 만든 개발자일 분 오유를 만들어가는 것은 오유에 상주하고 있는 유저들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규정은 유저의 편의를 위해서만 적용되어야할 것이지 유저가 규정에 맞춰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작금의 오유는 운영진의 가치관을 관철시키기 위해 모든 유저들을 억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의 유머는 인터넷 커뮤니티 입니다. 오유의 유저가 표방하는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은 오유에 남을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다른 사이트로 떠나면 그뿐입니다. 하지만 운영팀장 한 명만이 믿고 있는 가치로 인해, 오유의 유저가 떠난다면 가슴아픈 일일 것입니다.
운영팀장의 이상을 관철시키고 싶으시다면 오유를 개인사이트로 천명하시고 싫은 사람은 다 떠나라고 하시면 됩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운영팀장은 철저히 관리자로, 유저 간의 분쟁을 중재하는 역할로 남아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운영팀장 스스로가 믿는 가치가 옳다고 믿기 이전에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면 오유를 이용하는 유저의 의견과 다름을 수용하는 자세를 먼저 배우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유머가 운영팀장 한 사람의 월권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니라 오늘의 유머 유저들의 자치로 운영되고, 운영진은 그것을 관리하는 역할만 하는 곳으로 다시 되돌아가길 소망합니다.